저녁때 배도 출출하고 해서 냉장고 문을 열어 아래쪽 설합을 열어봤다.
저녁식사를 하려면 아직 두어시간은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설합을 열자 둥글게 생긴 붉은 과일이 눈에 들어왔다.
언뜻보아 자두겠거니 생각하고 손으로 하나 집어 들었다.
개수대 흐르는 물에 씻으려 보니 자두가 아니라 도마도였다.
도마도는 자두만큼 당도가 높지 않아 욕구가 떨어졌다.
그렇다고 이왕 손에 물을 묻혔으니 되돌리기도 애매하여 그냥 도마도를 입에 베어 물었다.
인생을 살다보면 선택의 갈림길이 많이 나온다.
어릴 때 피우는 담배도 그렇고 술도 그렇다.
친구들과 어울려 호기심에서 또는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물었던 담배가 평생 끊지 못하는 나쁜 습관이 되고
술을 잘못 배우는 바람에 술만 들어가면 주책을 참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도박도 그렇고 주식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허황된 망상에만 사로잡혀 선택한 길은 처참한 말로만 기다릴 뿐이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란 말은 어디든 톡톡한 수업료를 내야만 깨닫게 된다는 의미이다.
신문이고 인터넷을 보면 관광여행사에서 특가랍시고 싸구려상품을 많이 내걸고 있다.
나는 얼마전에 장가계5박6일 상품을 49만 9천원에 다녀왔는 데 옵션까지 합치면 배나 들었다.
그런데 지금 나돌아 다니는 상품중에는 29만9천원짜리도 늘려있다.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우선 모집부터 해 놓자는 미끼 상품이다.
여행약관에는 '옵션을 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은 없습니다.'라고 돼 있지만
한 팀으로 가서 현지에서 기본만 보고 옵션으로 돼 있는 것을 보지 않고서는 반은 보고 반은 보지 않는 격이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이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보게 되는 꼴이다.
또 가이드에게도 옵션과 쇼핑에서 그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있기 때문에 반강요를 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새차를 주문할 경우에도 옵션이라는 게 있다.
차는 기본사양만 하더라도 달리는 데는 지장이 없다.
좀더 고급스러운 내장을 원하는 사람은 옵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므로
자신의 경제수준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그야말로 옵션인셈이다.
이런 취지로 보면 옵션이 옵션인 경우도 있지만 옵션이 필수로 해석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