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만남 그리고 별리(別離)...
전 중원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후기지수들의 실종은 아무런 단 서도 없이 한 달이 다 되어갔다.
더 이상 늦어지기 전에 그들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백 도무림에서 모아졌고 백도무림은 공동 수색대를 조직하여 제왕 성에 통보하고 제왕성의 도움을 청하였다
"소성주의 행적은 아직 찾지 못했나?"
제왕성의 한 전각 안 난쟁이 곱추 앞에서 한 사내가 굳은 표정 으로 서 있었다
"예 이젠 완전히 종적이 사라졌습니다! 소성주께선 제왕성 비영 단(飛影團)의 추적술을 훤히 꿰뚫고 계셨습니다. 도저히 저희들 능력으로는 역부족이었고 오히려 함정에 빠져 고생만 했을 뿐입 니다"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그 정도 일 줄이야!"
"무슨 말씀이신지?"
"아닐세! 그보다 자네한텐 요즘 불가능한 일이 점점 늘어나는군! 저번에 사라진 조무라기 열 네명의 행적도, 그리고 척마단이 당 한 무공도, 이번엔 소성주의 행방도 하나도 알아낸 게 없어!"
"죽여주십시오!"
제왕성에서 추적과 연락을 총괄하고 있는 비영단(飛影團) 수석 총관 운종기(芸宗期)는 제왕성 총사인 율자춘의 작은 체구 앞에 오체투지하며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총사 율자춘이 어떤 사람인지 익히 잘 알고 있는 그였다. 속으로 는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난쟁이 곱추녀석 하고 이빨을 갈지만 겉으로는 그러한 내색이라도 비쳐서는 안 된다.
최대한 자신의 머리높이를 낮추는 게 이 비정상적으로 두뇌만 발달한, 그리고 오랫동안 위로 쳐다만 보며 한을 품고 살아온 녀 석의 심기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이다.
제왕성주가 자기 가솔들에 관한 일 외에는 거의 모든 일은 총사 율자춘에게 맡긴 후 제왕성주 가솔들을 제외한 제왕성 모든 인 원들의 생사여탈권은 율자춘에게 있었다.
"오늘 백도무림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운종기의 머리가 자신의 머리보다 더 낮은 위치에서 피를 흘리 고 있는 것을 본 율자춘이 누그러진 목소리로 다시 말을 이었다
"무림성회 이후 종적이 사라진 조무라기 열 네 명을 찾고자 각 문파에서 수색대를 조직했는데. 그 수색대에 제왕성 비영단의 힘 을 빌리자는 내용이었다"
"우리가 조력할 필요가 있을까요?"
"멍청한놈!"
율자춘이 비웃음을 흘렸다
"저번에 화산파의 계집을 쫓다가 놓치지 않았나 너희 비영단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만약 각파의 수색조와 그 계집이 먼저 조우한다면 어떻 게 될 것 같나?"
"우리측에서 감시자가 꼭 있어야 하겠군요?"
"이제야 말귀를 알아듣는군!"
"만약 정파무림 공동수색대와 동시에 발견한다면 어떻게 할까 요?"
"그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너희들 임무다! 비영단 두 명과 척마 단 세 명을 차출해 보내라!"
"알겠습니다!"
-소성주의 솜씨일까?-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물인데. 어쩌면 우리 일에 가장 큰 장애가 될 수도 있겠군- -비록 숨기고 있는 실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성주가 척마단 서 른 명을 한꺼번에 도륙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내가 파악한 범위를 넘어섰다는 얘기가 되는데- -아니야 팔다리 한 두 군데 부러뜨려 쫓아 보내는 게 훨씬 소성 주 다운 처신인데. 결코 소성주는 그렇게 잔인하게 식솔들을 처 단할 수 없는 성격이야 차라리 작은 공자라면 모를까- -잔악한 칼을 쓰는 보이지 않는 존재라... 좋아 널 오늘부터 무 영마도(無影魔道)라 부르겠다. 엄청난 변수가 하나 늘어나는군-
"작은 공자님께서 오셨습니다!"
율자춘은 얼른 의자에서 일어나 내려섰다. 작은 체구가 의자에서 내려오니 더 작아 보였다.
"어서 오십시오 작은 공자님!"
"하하 수고가 많습니다 율총사님! 춥지는 않으신지요?"
"항상 실내에서 의자에 파묻혀 사는 사람이 추울게 뭐가 있겠습 니까? 겨울임에도 윗옷도 벗어 재낀 채 무공을 연습하는 작은 공자님이 춥다면 더 춥겠지요. 하하"
"저야 뭐 무공이 추위를 막아주니 상관없고. 그보다 요즘 율총사 님 뵙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혹시 마도라도 다시 준동하고 있는 게 아닌지....?"
"그렇다면 작은공자님이 제일 신나겠는데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없군요"
"하하 도저히 율총사님의 말솜씨는 이길 수가 없군요. 깨끗이 항 복입니다!"
그렇게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둘은 밀실로 들어갔다. "잠마혈경(潛魔血經)에 대한 분석은 얼마나 진척이 있었습니까?"
"아직 이 할도 채 하지 못했습니다"
"율총사님의 능력으로도 그 정도라니 놀랍기 그지없군요!"
"약은 녀석들! 비급은 없애버리고 다섯 명이 각각 한 부분씩만 암기하고 있었는데 완전히 다 기억해 내는 놈도 없었고 그 중에 둘은 아예 저 세상으로 갔으니.."
"획득한 부분만이라도 큰 소득이 되지 않을까요?"
"도대체 말이 안 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무슨 귀신 춤추는 얘기도 아니고. 이걸 무슨 대단한 보물이나 된다고 근 칠 년도 넘게 죽음의 고통 속에서도 감추고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되는군 요!"
"뭔가 있을 겁니다. 제왕성의 그 난해막측한 검결도 율총사님의 머리 속에서 새로 태어나지 않았습니까? 그로 인해 제왕성 무사 들도 쉽게 익힐 수 있었고 제왕성의 위치는 태산 위에 우뚝 섰 죠"
"하하하 그야 뭐 운이 많이 따랐죠!"
"운도 담을 그릇이 준비되지 않으면 절대로 따르지 않는 것 아 닙니까?"
"하하- 작은 공자님의 말솜씨야말로 저를 능가하시는군요!"
"조금만 더 힘써 주십시오! 난 지하뇌옥에서 불어오는 썩는 냄새 가 싫습니다. 그것만 완성되면 그곳이 그들의 무덤이 될테니까 요!"
단리웅호가 제왕성의 정보를 총괄하는 신보단(新報團)을 벗어났 다. 아까와는 달리 웅호의 눈빛이 뱀보다 더 차갑게 빛나고 있었 다.
"그것이 끝나는 날이면 난쟁이 네놈의 운명도 끝이다! 그때까진 내 칭찬의 달콤한 목소리에 흠뻑 취해 있거라"
비슷한 눈빛이 신보단 창가에서 웅호를 내려다 보고있었다
"뱀 같은놈! 어떻게 같은 피를 나눈 형제끼리 저렇게 다를 수 있 을까? 네놈 형은 날 절대로 칭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더 인 간적이야! 아주 어릴 때 내 걷는 모습을 보고 네놈은 배를 잡고 웃었고 네 형은 슬픔에 잠겼지! 그걸 내가 잊은 줄 아느냐? 넌 절대로 제 대로 된 잠마혈경을 익히진 못한다! 네 형 같으면 가능성이 있 을 수도 있지! 성주보다 더 강한 체질로 태어났으니까! 넌 모르고 있겠지만 실상은 넌 네 형의 오 분지 일의 능력도 되 지 못한다! 네 형이 뭘 얼마나 감추고 있는지 짐작도 못한 채 형을 이겼다고 소성주나 된 듯 기고만장하다니.... 불쌍한 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칭찬인줄 아는구나 너는? 그래! 그게 네놈 한계야! 후후후...."
율자춘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지며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신보단에서 돌아온 웅호의 처소에 장영이 와 있었다
"소식은 좀 알아봤어?"
"응? 아- 형 말이지?"
"그거 알아보려 신보단에 간 거 아니야?"
"그래! 왜 아니야? 율총사 얘기로는 아직 오리무중 이라는군!"
"어제 비영단 무사들이 돌아오는 것 같던데 무슨 흔적이라도 못 찾았단 말이야?"
"글세 그런가 보지 뭐? 다른 무술은 별론데 은둔술은 뛰어난가 보다 형은!"
장영의 눈빛이 차가워지고 있었다
"알아보지도 않고 온 거야! 작은 오빠는....!"
장영이 휑하니 웅호의 숙소에서 나가자 웅호는 차갑게 문을 바 라보았다
"형제들간의 싸움을 막기 위해 제왕성의 차기 가주는 무조건 장 남이 맡아야 한다는 가법(家法)이 오히려 더 진한 피를 뿌릴 수 있다는 걸 모르는구나 모두들! 후후- 어쩌면 형이 영리한 건지 도 모르겠군 결코 날 이길 수 없으니까 말이야!"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웅천의 부재는 장영에게 큰 상 실감을 안겨 주었다. 어쩌면 웅천의 진모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자신일 것이다. 아버지도 작은 오빠도 모두들 큰오빠를 모른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고 화노를 따랐다. 화노 역시 큰오빠를 무척 이나 좋아했다. 어린 눈에도 화노가 자신보다 큰오빠를 훨씬 더 좋아하는 것이 확연히 느껴져 괜한 심통을 부리고 멀쩡한 꽃을 밟아 꺾기도 하 였다.
그재서야 화노는 자신을 웃는 얼굴로 쳐다보며 "아이구! 우리 큰 공주님! 왜 화가 나셨나요?" 하면서 번쩍 안아 올렸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자신을 안고 있으면서도 눈은 항상 큰오빠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벌이라도 손등에 앉을까. 가시라도 손끝에 걸릴까. 그런 화노의 뇌옥수감은 큰오빠를 변화시켰다.
장영은 자신의 애검을 찾았다
"안 된다!"
"저 혼자 가는 것도 아닙니다! 구파일방의 사람들과 비영단, 척 마단, 근 스무 명에 가까운 사람들과 동행합니다. 물론 그들이 찾으려는 사람은 큰오빠가 아니지만 누구를 먼저 찾게 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단리장영이 흑제 단리운극 앞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널 걱정해서가 아니다! 집이 싫다고 말없이 뛰쳐나간 놈은 더 이상 찾을 가치가 없다"
"아버님은 큰오빠를 너무 모릅니다!"
"이놈이 건방지구나!"
"제가 그 증거를 하나대면 허락해 주시겠는지요?"
단리운극의 눈에 호기심이 어렸다
"그래? 그게 뭐냐?"
장영이 집게 손가락 하나를 펴서 가만히 문밖 바위를 향했다
푸쉬쉬-!
단단한 화강석 바위에 웅장한 용무늬가 깊이 새겨졌다
"그걸 네가 어찌 익혔느냐? 웅호조차도 아직 익히지 못한걸?"
단리운극이 놀란 눈으로 장영을 바라보았다
"제가 아홉 살이고 큰오빠가 열 세살 때 몰래 밖에 나갔다 담을 넘어 들어오던 큰오빠가 제게 들켰죠! 난 당장 아버지께 이른다 고 엄포를 놓았고 큰오빠는 날 달래느라 제게 그걸 가르쳐 줬습 니다! 그때 벌써 지금 저 용무늬보다 배는 더 깊었습니다. 큰오 빠 숙소 화단에 엎어져있는 바위를 들쳐보면 바닥 부분에 있으 니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
"그럼 이만 떠나보겠습니다! 어머님께는 잘 말씀드려 주세요! 말 끝마다 말만한 처녀가 하시며 펄쩍 뛸 테니 뵙지 않는 게 좋겠 군요! 그리고 행여 집나간 큰오빠를 찾는다느니 하는 소리로 아 버님 명성에 누를 끼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
"좋은소식 가져와서 다시 뵙겠습니다 아버님!"
먼 산을 바라보는 단리운극의 눈에 허허로움이 번졌다
"애들이 너무 빨리 자라는군! 그들에게 맡겨놓아도 좋을 뻔 했는 데 이젠 너무 늦었어! 어쩌면 내 아집이 또다시 큰바람을 일으 키지나 않을지....." |
첫댓글 감사합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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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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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_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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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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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오늘도 잘보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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