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에서 만 3년 만에 나온 노히트노런의 대기록 뒤에는 김성근 전 LG 감독이 있었다.
성균관대 4학년인 강관식(22)은 9일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전국대학야구 봄철리그전 예선리그에서 연세대를 맞아 9이닝 동안 사사구 3개만을 내주는 뛰어난 투구로 노히트노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날 대기록을 세운 강관식은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과 박성기 서수철 코치에게 영광을 돌린 뒤 “김성근 감독이 나의 눈을 뜨게 했다”고 밝혔다.
강관식이 김 전 LG 감독을 만난 것은 지난 겨울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다.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 박성기 코치 등 코칭스태프가 쌍방울에서 프로생활을 할 때 스승이었던 김 전 감독을 ‘어렵게’ 모시고 가던 때였다. 당시 김 감독은 LG 유니폼을 벗은 ‘야인’ 상태여서 제자들의 간청에 따라 일본행 비행기에 올라 한 달 넘게 성균관대 선수들을 지도했다.
강관식을 본 김 전 감독은 그의 투구폼을 교정했다. 쓸데없이 큰 팔동작을 줄이고 변화구를 던질 때 릴리스 포인트를 앞으로 내밀도록 손을 봐줬다. 무턱대고 힘으로 하는 피칭에서 벗어나 피칭 순간에 효과적으로 힘을 써 ‘힘을 덜 쓰고 정확하게’ 던질 수 있도록 지도했고 강관식은 이를 제것으로 만들었다.
투수란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를 일깨워줬다는 게 강관식의 말이다.
지난해 허리 부상이 겹쳐 1패의 성적만을 거두며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한 강관식은 김 전 감독 덕분으로 이번 대회 4게임에 나서 17.1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방어율 0.00을 기록하며 2승을 거뒀다.
대학야구에 바람을 일으킨 성균관대 강관식의 노히트노런. 그 뒤에는 김 전 감독이 있었고 그의 기록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도 김 전 감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