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시소에서 책정한 미곡값을 어기면 이 갈쿠리로 척추를 찍어버린다고 했는데 감히 명을 어겨?
끌고 가기전에 여기서 장100대를 쳐라!
대감. 그저 고작 하루에 몇 되 팔아먹는 자들입니다. 백성은 덕으로 다스리셔야죠.
(근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나라를 좀먹어 무너뜨리려 한 자들이야! 나라없는 백성이 있던가!
(이자 뼛속까지 고려인이군.....)
정도전 15화에 나왔던 내용인데요. 권문세족의 토지겸병 및 왜구의 침입으로 인한 잦은 흉년으로 미곡값이 폭등하고 개경에 식량공급조차 원활하지 않자 부자들의 헛간에서 곡식을 풀고 미곡값을 중앙에서 통제하는 것으로 우선 급한 불부터 끄려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저 대화를 통해서 정도전은 최영에게 완전히 희망을 버리게 되죠.
원 내용은 쌀값이 아니라 전체적인 물가를 잡으려고 한 것이었는데, 형벌자체는 드라마에서 최영이 처럼 강력한 처벌을 하자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결국에는 실행되지는 않았지만요.
.....개경의 물가가 급등하자 상인들이 그 틈을 타 조그마한 이익을 두고도 싸움을 벌였다. 최영이 못마땅하게 여긴 나머지, 시장에 나오는 모든 물건은 먼저 경시서(京市署)에서 그 가격을 정해 세인(稅印)으로 표지한 후 비로소 매매를 허락했다. 세인의 표지가 없는 물품을 매매할 경우, 갈쿠리로 척추를 찍어 죽이겠다고 선포하고는 큰 갈쿠리를 시장에 걸어 놓고 두루 보게 하자, 시장 사람들이 벌벌 떨었으나 일은 끝내 실행되지 않았다.
고려사 열전 최영
그때 드라마내용을 봤을때는 결국에는 근본적인 처방은 못하면서 형벌만 강하게 하는 최영의 모습을 통해 고려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생각했는데, 지금 보면 사람들중에 최영이 잘했고 정도전에게 꿈같은 소리나한다고 할 사람도 있을겁니다.
미곡값을 어긴 백성2명. 미곡값이 아니라 마스크에 대칭시켜본다면....
저 드라마 내용이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이다를 묘사한 건 아니었고(대의의 반대편에는 또 다른 대의가 있다), 저도 저 내용에서 최영이 옳으냐 정도전이 옳으냐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뭐 애시당초 현 대한민국이 고려말의 상황은 아니고, 미곡값이 마스크값하고 동일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기에 단순비교는 사실상 불가능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저 드라마의 장면을 다시 보게 될때 느끼는 '감정'은 아마도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ps 이 글은 현재 마스크 유통을 정부가 잘하냐 못하냐에 대한 평가를 내리려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다른 전문가 분들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정도전은 저 당시 어떤정책을 밀던가요?
극중 정도전은 근본적인 토지겸병의 폐단을 바로잡는 사실상 고려를 뒤엎자는 이야기를 가지고 최영에게 간 건데(힘이 제일 센 무장이니) 저 상황에서 이야기가 통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떠납니다. 극 중 정도전이 저들에게 덕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은 그의 생각에 따르면 저 백성들은 그 밑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기때문에 그러한 것 이구요.
@배달민족 저 드라마를 안봐서 쓰신 내용만으로는 정도전의 행동이 이해가 안가긴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런경우는 일벌백계가 답이라고 생각하는데, 죄를 물지 않으면 누구나 다 이득을 누릴려고 할건데, 저는 정도전이 이해가 안가는군요.
억지로 지금 상황으로 끌어들여와서 생각해봐도, 중간업자가 가격폭리 취하기 위해서 물량 안풀거나 마스크 제조업자들이 장난쳐도 덕을 베풀기 위해서 놔둬버리면 답이 안나오는 상황이 계속 될건데요.
@USER 정도전을 보신분들이 대부분이라 생각해서 상황이나 여타의 것을 아예 생략해서 그러신것 같군요. 일단 극중상황자체는 1.권문세가들이 토지를 겸병하고 있고 백성들은 2중 3중으로 세금을 뜯기고 있어 나라전체가 경제적으로 매우취약한 상황. 2. 왜구의 침입으로 백성들은 농사를 제대로 짓지 못해 흉년이 계속되고, 삼남에서 올라오는 조운선이 운용이 원활하지 않아 쌀값이 폭등. 3. 그럼에도 권문세족들(임견미 염흥방 등)은 되려 이러한 상태에서 창고 곡식을 쌓아두고 폭리를 취하기 위해 상인들하고 담합하고 쌀을 풀지 않음. 4. 조정에서 겨우 권문세가들이 쌀을 풀기로 합의보고 가격을 책정함.
@배달민족 아마도 작가분의 의도는 근본적인 문제(권문세족의 토지겸병 및 폭리와 같은 폐단)에 대한 해결은 하지 못하면서 미봉책만 엄하게 집행하여 겨우겨우 고려체제를 유지하는 최영이란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 같습니다.(어디까지나 개인의 판단입니다)
@배달민족 아! 말씀대로 내용이라면 정도전이 실망하는게 이해가 갑니다.
긴 글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