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23-27
그 무렵 23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그분을 따랐다.
24 그때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25 제자들이 다가가 예수님을 깨우며,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26 그러자 그분은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다음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27 그 사람들은 놀라워하며 말하였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믿음이 약한 자들아!
사람이 아주 절박한 사정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집에 불이 났을 때나 큰 홍수가 집을 덮쳤을 때나 지진이 났을 때 사람들은 당황하고 어찌해야 할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항상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훈련을 한다고는 하지만 막상 그런 일이 닥쳤을 때는 우왕좌왕하는 것이 인간의 본 모습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냉정을 찾아서 위기 대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려운 얘기입니다. 무수히 반복적인 훈련만이 그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그래서 훈련만이 살길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훈련하면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모시고 호수를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어부 출신이라서 풍랑이라든지 호수에서 벌어지는 웬만한 재난에는 아주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또한 적지 않게 훈련도 되어 있고,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진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호수에 풍랑이 일어 파도가 배를 뒤덮어 버릴 지경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예수님은 고단하셨든지 배안에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그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하였을 것입니다. 베드로와 야고보를 위시하여 어부출신들이 앞장서서 노력하였지만 도저히 불가항력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깨우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을 것입니다. 이 사정을 예수님께서도 아셔야 한다는 생각과 또한 어떻게든 이 사건을 모면할 수 있으면 모면하게 해 주십사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다가가 예수님을 깨우며,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하였다.’라고 복음에서는 기술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위기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주님께 매달립니다. “주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죽게 생겼습니다. 이 죽을 병에서 저를 살려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주님을 믿는 우리가 가져야 하는 당연한 외침입니다. 주님께서는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하고 나무라실 테지만 그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 원래 믿음이 약한 우리들입니다. 원래 믿음이 강하지 못해서 주님께 매달리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아무리 나무라신다고 하여도 우리는 겁날 것이 없습니다. 주님께서 그렇게 나무라시는 것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결국은 살려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 결론을 미리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혼날 줄 알면서도 조르는 철부지 어린아이 같이 주님께 살려달라고 떼를 쓰는 것입니다.
결국 주님은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라고 복음에서 기술한 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주님은 자연법칙이나 자연의 환경을 꾸짖어 바로잡으십니다. 그분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제자들도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제자들은 아마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엄청난 일을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을 예수님께서 하실 것이라는 것을 제자들은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떨결에 말한 것이 사실이 되고 그 모든 것이 증명 되고서야 믿음이 확고해 진 것입니다. 누구든지 그렇습니다. 반신반의하면서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인해서 믿음이 확고해지고 신앙이 확고해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사람들은 기적을 체험해야만 믿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매일 일어나고 있는 눈에 띄지 않는 수많은 기적을 체험하고도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주님은 나무라시는 것입니다. ‘믿음이 약한 자’라고.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누가 예언하지 않을 수 있으랴?>
▥ 아모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8; 4,11-12
1 “이스라엘 자손들아, 주님이 너희를 두고,
이집트 땅에서 내가 데리고 올라온 씨족 전체를 두고 한 이 말을 들어라.
2 나는 이 땅의 모든 씨족 가운데에서 너희만 알았다. 그러나 그 모든 죄를 지은 너희를 나는 벌하리라.”
3 두 사람이 약속하지 않았는데도 같이 갈 수 있겠느냐?
4 먹이가 없는데도 사자가 숲속에서 으르렁거리겠느냐?
잡은 것이 없는데도 힘센 사자가 굴속에서 소리를 지르겠느냐?
5 미끼가 없는데도 새가 땅에 있는 그물로 내려앉겠느냐?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는데 땅에서 그물이 튀어 오르겠느냐?
6 성읍 안에서 뿔 나팔이 울리면 사람들이 떨지 않느냐?
성읍에 재앙이 일어나면 주님께서 내리신 것이 아니냐?
7 정녕 주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종 예언자들에게
당신의 비밀을 밝히지 않으시고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신다.
8 사자가 포효하는데 누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으랴?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누가 예언하지 않을 수 있으랴?
4,11 “나 하느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뒤엎은 것처럼 너희를 뒤엎어 버리니
너희가 불 속에서 끄집어낸 나무토막처럼 되었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이다.
12 그러므로 이스라엘아, 내가 너에게 이렇게 하리라. 내가 너에게 이렇게 하리니,
이스라엘아, 너의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여라.”
축일7월 2일 성 베르나르디노 레알리노 (Bernardino Realino)
신분 : 증거자
활동 연도 : 1530-1616년
같은 이름 : 베르나르디누스, 베르나르딘
성 베르나르디누스 레알리노(Bernardinus Realino, 또는 베르나르디노 레알리노)는 1530년 12월 1일 이탈리아의 모데나(Modena) 인근 카르피(Carpi)에서 귀족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부족함 없는 환경 속에서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수학했다. 그리고 1548년 볼료냐(Bologna) 대학에 들어가 철학과 의학을 공부하다가 사회적으로 성공이 보장된 법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1556년 학위를 받은 그는 밀라노 추기경의 추천과 가족의 지원을 받아 펠리차노(Felizzano) 시의 시장 겸 시 법원의 재판관으로 임명되었다. 시장과 판사로 활동하며 명성을 쌓은 그는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지만, 종종 삶의 허무함을 느끼곤 했다. 1564년 그는 나폴리(Napoli) 귀족의 고문 변호관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그때 그곳에서 예수회와의 만남을 갖게 되었다.
나폴리의 예수회 성당에서 설교를 듣고 감동한 성 베르나르디누스 레알리노는 사제에게 총고해를 하고 8일 피정에 참여했다. 그리고 이 피정 중에 주님의 특별한 은총과 성모 마리아의 환시를 체험한 후 예수회 입회를 결심하였다. 모두가 그의 화려한 경력 때문에 수도 생활을 오래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예수회를 창설한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Ignatius, 7월 31일)의 초기 동반자 중 한 명인 알폰소 살메론(Alfonso Salmeron) 신부로부터 나폴리에서 수련을 받았다. 그는 첫서원을 하고 채 1년도 되지 않은 1567년 5월 24일 사제품을 받고 나폴리 수련소의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그는 나폴리에 있는 동안 자신의 소임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교리교육과 설교 그리고 고해성사에 최선을 다했다. 또한 가난하고 병든 이를 찾아 돌보고, 교도소를 자주 방문해 수감자들을 위로하며 그들의 회심을 위해 노력했다.
놀라운 성덕과 설교로 나폴리에서 큰 성과를 거둔 그는 1574년 이탈리아 동남부 아풀리아(Apulia) 지방의 레체(Lecce)라는 도시에 예수회 대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책임자로 파견되었다. 그 후 그는 선종할 때까지 42년간 레체에서 사목활동을 수행했다. 성 베르나르디누스 레알리노 신부는 설교와 고해성사를 통해 많은 이들을 회심으로 인도했고, 그의 기도로써 병이 치유되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는 사망하기 6년 전에 넘어져서 다친 곳의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아 고생했다. 1616년 6월 중병으로 입원한 그는 7월 2일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자 성모 마리아를 부르며 숨을 거두었다. 임종을 지키러 온 레체 시장은 그에게 천국에 가서 레체 시의 수호성인 되어 줄 것을 특별히 부탁했다. 그는 1895년 9월 27일 교황 레오 13세(Leo XIII)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1947년 6월 22일 교황 비오 12세(Pius XII)에 의해 성인품에 오른 후 레체 시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다.
오늘 축일을 맞은 베르나르디노 레알리노 (Bernardino Realino)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