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6가 평화시장 앞 버들다리. 그 곳에는 전태일 열사의 흉상과, 그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곳곳에 새겨져 있다. 전태일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그 다리가 이제는 ‘전태일 다리’로 명명될 예정이다.
전태일 열사의 생일인 8월 26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그 곳으로 몰려들었다. 서울시에서 임시로 이름 붙여 놓은 ‘버들다리’를 ‘전태일 다리’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노동, 정당, 시민사회, 문화예술 단체들은 <808 행동>이라는 전태일 다리 이름 짓기 범국민 캠페인을 진행했다. 오는 11월 13일, 전태일 열사의 기일까지 이어지는 캠페인이다.
11시부터 시작한 선포식에서는 참석자들의 발언과 문화공연이 이어졌다. 스물 세 살의 나이로 열악한 노동 현실을 세상에 알리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를 기리며, 우리의 노동현실을 돌아봤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40년. 아직도 제자리인 노동 현실에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세상을 바꾸자고 나선지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 그대로인 현실이 전태일 열사 앞에서 부끄럽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서 “전태일 다리 이름 짓기가 구걸을 하는 방식이 아닌, 세상을 바꾸는 우리의 힘으로 바꿔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 역시 “전태일은 여공과 민중과 한 몸으로 살았으며, 그런 마음으로써 좋은 세상을 이룰 수 있다”며 “전태일 열사는 죽어서도 무거운 짐을 목적지까지 굴리겠다고 했는데, 우리 역시 그 무거운 짐을 함께 끝까지 굴려가자”고 말했다.
선포식에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도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는 특히 이소선 여사의 불참을 가장 아쉬워 했다. 그는 “이소선 어머니는 한 평생 전태일 열사를 뼈에 사무치도록 가슴에 안고 살아오셨다. 또한 전태일 열사만의 어머니가 아닌, 우리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사셨다. 오늘 이 자리에 비록 어머니가 안계시지만, 하루 빨리 쾌차하셔서 언제나처럼 우리들과 함께 지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26일 선포식을 시작으로 11월 13일까지 80일 동안, 매일 8명의 각계 각층 인사가 1시간씩 릴레이로 ‘전태일 다리 이름 짓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사람은 영화배우 박철민씨. 그는 캠페인에 나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전태일 열사의 생각과 행동에 관심이 있었고, 홍보대사로 나선 만큼 ‘전태일 다리’ 이름 짓기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선포식이 끝나갈 무렵, 참가자들이 손수 적은 소원지가 다리 위를 가득 메웠다. 부조리한 노동 현실, 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노동자와 민중들은 전태일 열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소원지에 적었다. 전태일 열사가 세상을 떠난 지 40년이 흘렀지만, 이곳에 모인 사람들에게 여전히 희망은 전태일이었다.
첫댓글 원풍동지 들도 청계천에 나가시면 평화시장앞 다리를 거닐며 원풍모방 노동조합 글귀도 다리 바닥에 있으니 찾아 보시고현재는 버들다리 라고 부르는 것을 전태일거리 와 다리로 만들기 위한 일인 시위도 참여 하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