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교과서, 2012 루브르박물관전
작품의 질과 다양성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은 19세기 중반에 이르는 고대 유물들과 회화, 조각 등 국보급의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미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떠나, 인류의 역사적인 발자취를 증언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 주는, 인류의 교과서와 같은 소중한 자료들이다. 최근에 흥행에 성공한 영화 <타이탄의 분노>는 올림포스의 주신 제우스에 의해 땅속 깊은 곳에 갇히게 된 제우스의 난폭한 아버지인 크로노스를 구출하여 다시 세상의 지배권을 찾기 위해 거인족들이 올림포스 신들을 상대로 벌인 전쟁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으며, <타이탄>에서는 신들의 권위에 도전한 인간들을 벌하기 위하여 신들이 보낸 바다 괴물과, 그 괴물에게 재물로 바쳐진 공주 안드로메다를 구출하기 위한 반신반인의 영웅 페르세우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처럼 유명 헐리우드 영화들을 통해 익숙해진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가 이번 <2012 루브르박물관전>에 모두 소개되며, 그리스 신화라는 주제에 걸맞게 올림포스의 신들을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림포스의 군주 제우스와 질투심 많은 그의 부인 헤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전쟁의 여신 아테나,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 태양신 아폴론 등을 회화와 조각, 고대 항아리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으며, 특히 아르테미스는 전시 초반 2미터가 넘는 대형 조각상으로, 크기만으로도 관람객을 압도할 것이다. 이외에도 사랑의 신 에로스의 정복자로서의 특징 또한 살펴볼 수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감성적이지만, 그 속에 질투와 유혹, 분노, 증오와 같은 모든 감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 힘을 가진 에로스의 치기 어린 장난에 의해 많은 신들뿐만 아니라 인간들조차도 그에게 굴복하게 되었다. 에로스의 ‘화살’에 맞아 이루어진 사랑은 아름답기보다는 치명적이고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오기도 했다는 사실을 이번 전시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트로이 전쟁의 서막-파리스의 심판
이번 <2012 루브르 박물관전>을 통해 다양한 신화 속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데, 그중 주목할 만한 사건은 <트로이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테마는 이미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인 <트로이>에서도 극적으로 재현되기도 했다. <트로이의 목마>로 유명한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의 스파르타 왕국과 트로이 왕국 간에 벌어진 10여 년에 걸친 끔찍한 전쟁에 대한 일화로, 그 속에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 같은 다양한 전쟁 영웅들이 등장하는 장편의 대서사시와 같은 이야기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끔찍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신들의 장난스러운 선택에서부터 대화재로 인하여 최후를 맞게 되는 트로이 전쟁의 결말에 이르는 모든 이야기를 접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속에서 다루어진 이야기들 중 가장 유명한 테마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신은 제우스에 대한 것이다. 제우스는 부인 헤라 외에도 많은 여신 및 여인들을 사랑했으며 그녀들을 유혹하기 위하여 독수리와 백조, 황금비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했고, 또 자신의 사랑을 헤라로부터 감추기 위하여 사랑하는 여인을 암소로 변신시키기도 했다. 또한 태양의 신 아폴론이 항상 쓰고 다니는 월계관이 왜 그의 상징이 되었는지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 바티스트 쥘 크라그만(1810-1867), 「물병
왕립 고블랭 태피스트리 제조소, 「잠든 에로스를 바라보는 프시케」
지오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1696-1770), 「아폴론과 다프네」
노엘 쿠아펠(1628-1707), 「데이아네이라를 납치하는 켄타우로스족 네소스」
프랑수아 르무안(1688-1737), 「헤라와 이리스, 제피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