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가을 날에 머리에 김나게 하는 페이지] 외국어 공부
아래 그림은 과천의 모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적은 영어 일기입니다.
이 어린이는 우리 마눌 반 어린이입니다. 어린이는 미국서 생활하다가 처음으로 이번 학년에 한국 학교에 전학하여 학교를 다니는 여학생입니다. 이
애 입장에서는 한국의 친구들과 학교, 선생님, 학교 규율 등이 모두 낯설게 보일것입니다.
아래 일기를 번역해보면....
2005년 9월 6일
우리 반
회장(chairman)은 이상하다(weird). 그는 칠판에다 (떠든 사람으로) 내 이름을 쓰고 그 자리에 (적혀진) 삐리리~ 짝 이름을
지웠다.(역자주:이건 미국에 살다온 사람으로 이해가 어려울 것이다. 타당한 이유도 없이 떠든 놈 이름을 지우고 자기 이름을 넣었으니). 나는 왜
그렇게 했냐라고 물었고 그는 내가 (교실 안을) 돌아다녔다고(goofed around) 말했다. 난 돌아다니지 않았다! 단지 임성훈이가
반장(president 역자주: 이 반에는 회장과 반장이 있다. 아마도 회장과 반장은 같은 관리자라꼬 좀 봐주고 하는 모양인데 이런 상황을 미국
교육을 받은 애들은 이해가 어려울 것이다)이기 때문에...(그렇다고) 그의 짝(나) 이름을 그(반장) 대신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조택익(회장)은 회장으로서 그의 직위를 더럽히고 있다!
2005년 9월 5일
나는 김도현이라는 새 친구를
사귀었다. 도현이는 내 사촌과 같은 이름이라서 기억하기도 좋다. 우쨌던 점심 시간에 도현이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 혜린이가 나에 대해서 내
뒤에서 내가 영어를 잘한다고 으시댄다는 나쁜 이야기를 했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혜린이와 나빠지기 싫다. 그러나 도현이 말도 맞다. 나는 누구를
믿어야될지 모르겠다. 아마도 나중에 결정할 수 있겠지...
(역자주: 그 아래 작은 영어 글씨는 이 고민에 대해 담임이 적어준
어드바이스임)
이 어린이 일기를 보면 미국식 교육을 받은 특질이 그대로 나타나는군요. 초등학교 5학년이라면 만 10세가 되는데
10년 동안 학습된 결과는 동서양의 많은 이질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이 어린이는 친구들의 어떤 상황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친구 관계도 어떻게 하면 될지 좌충우돌이고 머리 속은 혼란의 연속이리라 생각합니다. 10년의 세월이지만 미국과 한국에서 학습된 차이는
큽니다.
이 관점에 대한 정당성은 오늘은 논외로 하고 이 어린이의 영어 일기는 한국에서 영어 교육을 받은 표현과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있습니다. 우리가 잘 안쓰는 단어가 불쑥 나오기도 하고 표현들이 나오기도 하는 것을 볼 수있습니다. 한국에서 열심히 학원에 다녀서
영어 공부를 해도 본토와는 다른 차이를 알 수있고 국제화 시대에 영어 공부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군요.
영어 공부...
저는
영어를 못합니다. 아마 우리 세대의 비슷한 특질이라고 보는데 모두 고교 시절 정통종합영어 대충 한번 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는 거의
영어 공부를 하지 않고 놀다가 졸업반이 되어서 회사에서 영어 시험을 치른다해서 좀 공부한 것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저는 77학번으로 단군
개국이래 제일 농땡이 학번(74~77학번) 출신이었습니다. 농땡이 학번인 이유가 그 당시는 고도 성장의 시기라서 학교에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취업에 별 걱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우리 하숙집은 특히 농땡이들뿐이었는지라 일학년때 중간고사 시험이 있다는 말을 듣고
저를 포함한 몇몇 일학년들이 ‘왜 대학에도 시험이 있냐? 알아서 공부하는게 대학생인데 시험이 없어도 되지 않느냐?’라고 흥분했던 기억도
납니다.
결국 영어 공부를 하지 않는 여파는 직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더군요. 미국인들이 샬라샬라 말해도 알아듣지도 못하니 답답하고
온간 손짓발짓을 다해야되고, 영어는 하루 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바쁜 직장 생활에서 영어 공부한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아~ 내가
영어를 국어처럼 줄줄 이해하고 사전을 찾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후회한 적도 많습니다. 그기다가 직장은 일본어도 해야합니다. 저는 가전업체
연구소이므로 일본어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영어는 웃으면서 포기하고 일본어를 하였는데 역시 시간이 없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적어도 과장이
되기 전에는 외국어를 마스터해야지 과장 승진후는 공부할 시간은 더 없습니다. 참고로 우리 회사의 연구파트는 영어와 제2외국어를 실력을 측정하기
위해 토익과 제2외국어 시험(일본어라면 JPT)을 치렀는데 총 1400점 이상은 되어야했습니다. 저는 토익에서 600점을 획득하고(그 당시는 이
점수도 좋은 점수라고 했는데 지금은 기본 점수도 안되지요) 일본어는 800점이 넘었으므로 겨우 면피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점심 시간에 일본어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집에서 김밥을 사들고 왔습니다. 사무실에서 김밥을
먹으면 30분 정도의 시간을 낼 수가 있습니다. 매일 30분씩 하루도 안빠지고 3년간을 계속 공부했습니다. 일본어 교재를 몇권 선택하여 달달
외웠습니다. 이렇게 한 3년을 하니 어휘력이 놀랄 정도여서 일본사람들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이 덕에 여러 자료도 소개를 소개해 드릴
수있게 되었지요.
이처럼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학창 시절에 하지 않으면 할 시간이 별 없습니다. 직장에 들어오면 제 2
외국어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중국어가 각광이더군요. 학창시절도 고등학교까지는 입시 공부 위주이므로 대학에 가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어의 필요성이란 국제화시대에 더 말할 필요도 없고 우리가 약소 민족이므로 어쩔 수가 없지요. 외국어 공부란 머리도 크게 관계가 없고 끈기와
지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하더군요.
우리 집 애 엄마는 결혼 후 바로 학교를 퇴직하고 전업주부로서
생활하다가 몇 년 전에 복직하였습니다만 집에서 틈틈이 공부한 영어가 학교에서 많이 이용되는 것같습니다. 저보고도 언제 일본어 공부를 했느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별달리 시간은 없었고 업무 특성상 안하고는 안되기 때문에 한것이긴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그 덕에 많은 정보도 얻고
호기심도 해결을 합니다.
오늘은 맑은 가을 날이었습니다. 바람은 시원하고 여름이 언제냐는 듯이 천고마비의 계절이 왔더군요. 그럼 시원한
가을 밤에 외국어에 한번 빠져보시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아래 그림은 과천의 모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운동회날 모습입니다. 운동회 날에도 영어가
S나오는 시대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