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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0년 만에 탤런트 김창숙이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3개월 넘게 공들여 단장한 집에는 곳곳에 가족 사랑이 진하게 배어 있다. 새로 꾸민 그의 집에서 듣는 집에 대한 추억과 가족 사랑 이야기. |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으면 집에 가보라는 말처럼 탤런트 김창숙(57)의 집은 그의 성격과 꼭 닮았다. 그의 집을 처음 찾은 것은 지난 겨울이었다. 한때 ‘만인의 연인’이었던 배우의 집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소박한 살림살이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결혼할 때 혼수로 장만했다는 안방의 장롱과 화장대,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물려주었다는 수묵화와 도자기가 집안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는 압구정동의 소박한 이 집에서 17년간 살았다고. 처음 이사올 때 초등학생이던 큰아들은 어느덧 장성해 지난 1월 신접살림을 차려 나갔다. “곳곳에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이 깃들여 있어 이사 가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 집에서 앞으로도 계속 살기로 결심했죠.”
지난 봄 그의 집을 찾았을 때 집안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었다. 그는 “큰아들이 결혼하고 비어 있던 방을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해지는 것 같아 한참을 생각한 끝에 집을 새로 꾸미기로 했다”며 웃는다. 꼼꼼한 성격에다 17년 만에 집을 새로 꾸민다고 생각하니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는 그는 공사가 자꾸 지연돼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사람이 사는 집이 너무 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심플함이 돋보이는 모던한 공간으로 만들 거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아이처럼 설레어 보였다.
한 여름 다시 찾은 그의 집은 호텔 로비를 옮겨 놓은 것 같은, 블랙과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심플하게 꾸며져 있었다. 모던한 공간에 오리엔탈 가구를 믹스매치해 색다르게 꾸민 집의 컨셉트는 ‘가족’이라고 한다. 다이닝룸은 남편, 주방은 며느리 등 공간마다 한 명씩 생각하며 꾸미고 보니 집 전체가 ‘우리 가족’이 됐다고.
Space / 01 온 가족이 모여 쉬는 거실
커다란 블랙 컬러 소파만 있는 거실 한쪽에는 한때 인사동 갤러리를 날마다 돌면서 사모았던 그림액자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액자를 왜 안 걸었냐고 물으니 “아이들이 크고 나니 가족이 한 명씩 늘어나요. 큰아들이 결혼했으니 이제 손자도 태어날 테고 또 둘째아이도 결혼하게 되겠죠. 가족 수가 늘 때마다 가족사진을 찍어 소파 뒷벽에 조르르 걸 계획이에요”라고 말한다. 손자가 생겨 집으로 놀러오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큰아들이 사용하던 방 일부분과 베란다를 터서 거실 공간을 넓혔다. 널찍한 거실에는 필요 없는 가구는 모두 없애고 두세 명도 거뜬히 누울 수 있는 커다란 ‘ㄴ’자 가죽소파를 두어 심플하게 꾸몄다. 가족이 모이는 공간인 만큼 포근한 느낌을 더하고 싶어 바닥에는 카펫을 깔고, 내추럴한 느낌을 주는 나지막한 대리석 테이블을 둔 것이 전부라고. 벽면 페인트칠은 아모코트에서 시공, 소파는 S·K, 카펫은 우양알엔비 제품.
Space / 02 며느리를 위한 주방 공간
연기활동으로 살림살이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그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다. 지난 1월 새식구로 맞게 된 큰며느리. 김창숙은 항공사에서 스튜어디스로 일하고 있는 며느리가 한 번씩 집에 들를 때 마다 주방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저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같이 매일 먹던 음식만 만들어 그냥 내놨어요. 그런데 며느리는 세련된 요리는 물론이고, 상차리기 전 요리의 색이 잘 어울리는지, 음식과 그릇이 어울리는지까지 꼼꼼히 따져가며 식탁을 차리더라고요. 그런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주방은 요리 잘하는 며느리를 생각하며 고쳤어요.”
주방이며 베란다에 여기저기 쌓아두었던 30년 동안 모은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는 붙박이장을 만들어 깔끔하게 정리했다. 요즘 주부들은 빌트인 제품을 좋아한다는 말에 큰맘 먹고 냉장고와 오븐 등 덩치 큰 주방가전은 며느리를 위해 빌트인 제품으로 장만했다고. 주방 한켠에 있는 정수기는 물을 자주 마시는 남편을 위해 설치한 것. 여름이면 오미자나 구기자 등 한방차를 물처럼 연하게 끓여 두는데, 요즘에는 드라마 촬영으로 바빠 건강물 대신 정수기를 두었다고. 정수기는 교원L·C, 붙박이장은 에넥스, 후드는 하츠 제품.
Space / 03 남편이 좋아하는 전망 좋은 다이닝룸
지은 지 30년 넘은 오래된 아파트지만 주변에 나무가 많은 것은 큰 자랑거리 중 하나다. 창밖을 보고 있으면 사계절 내내 한 폭의 그림 같은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고. 그는 천장과 벽에 몰딩 처리를 하면 자연스런 풍경이 틀에 갇힐 것 같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나무 사이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다이닝룸은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라 더욱 신경을 썼다고. “창가에 액자 프레임처럼 가벽을 만들고 식탁도 되도록 심플한 디자인을 선택했어요.” 꽃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한켠에는 수선화로 꽃꽂이도 해둔다. 기다란 나뭇가지를 천장까지 올린 다음 그 속에 수선화를 꽂으니 모던한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독특한 공간이 완성됐다. 식탁은 비트만, 조명은 데코조명 제품.
살림꾼으로 소문난 김창숙이 반한 주방용품
01 집안일을 하다가 꼭 봐야 할 드라마를 종종 놓치는 그를 위해 남편이 선물한 홈네트워크는 그의 보물 1호. TV뿐 아니라 라디오, 인터폰 기능까지 있다고. 주서는 과일을 통째로 넣을 수 있어 바쁜 아침에 요긴하게 쓰는 제품.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코맥스, 토스터와 주서는 필립스, 에스프레소 머신은 유일시스템 제품.
02 과일을 워낙 좋아해 하루도 빠짐없이 제철과일을 챙겨먹는다. 아침이나 운동 전에는 주스로 만들어 마시고, 식사 후에는 그냥 먹는데 사과나 포도는 과일세척기에 씻어 껍질째 먹는다. 과일 껍질에 남아 있는 농약 잔여물을 깨끗이 닦아주는 과일세척기는 니온스 제품.
03 나이를 먹을수록 분위기 있는 와인이 점점 좋아진다는 그가 새로 장만한 와인셀러. 와인은 고기, 생선, 샐러드 등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려 가족들이 모이면 가끔씩 분위기를 낸다고. 와인셀러는 윈텍에스앤에스 제품.
Space / 04 작은 아들을 위한 모던한 침실
그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자마자 6년간 일을 하지 않고 꼬박 아이들을 키우는 데만 전념했다고 한다. 그러다 연기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다시 연기자로 복귀했을 때 가장 마음이 쓰였던 것은 아직 어렸던 막내. 그런 아들이 어느덧 장성해서 지난달에 대기업에 취직해 기쁨을 안겨 주었다. “다른 엄마들처럼 도시락 한번 꼼꼼히 챙겨주지 못했는데도 훌륭히 자라주었어요. 사회인이 된 아이에게 멋진 방을 선물하고 싶었답니다.” 모던하고 심플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작은아들을 위해 가구는 모두 블랙 컬러로 통일하고 콘크리트무늬 벽지를 발라 포인트를 주었다. 큰아들이 쓰던 방을 터서 공간을 넓히고, 바닥에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대리석을 깔아 고급스러움을 더한 것이 특징. 공기청정기는 오성사, 붙박이장은 파쎄 제품.
Space / 05 40년 연기인생의 추억이 담긴 드레스룸
65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연기를 시작한 지 벌써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랜 연기인생을 대변이라도 하듯 의상이며 소품은 셀 수가 없을 정도. 그의 많은 옷과 액세서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해 드레스룸은 양쪽에 붙박이장을 짜넣어 수납공간을 넓히는데 주력했다. 매일 외출하기 전 옷매무새를 매만질 때 본다는 프레임이 독특한 전신거울은 구입한 지 20년이 넘은 것으로 그와 함께 나이를 먹고 있는 애장품이라고. 붙박이장은 파쎄, 에어컨은 LG전자 제품.
Space / 06 손때 묻은 고가구로 꾸민 안방
그는 요즘 인터넷 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처음에는 어려워서 그만 둘까도 생각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뉴스도 보고 쇼핑도 즐기는 전문가가 다되었다. 인터넷을 하거나 대본 연습을 하는 그만의 공간인 안방은 정감 있는 한국식으로 꾸몄다. “안방도 모던하게 꾸밀까 생각했는데 오래된 가구가 많아 그만두었죠. 시어머니가 물려준 고가구와 도자기 등을 곳곳에 두고 꾸몄어요.” 오동나무를 손으로 직접 조각해 만들어 장인의 손길이 살아숨쉬는 장롱은 집을 고치기 전에 색만 다시 칠했는데, 그 기간만 6개월이 걸렸다고. 한쪽에 둔 시어머니가 물려준 병풍은 흥선대원군의 작품으로 귀한 손님이 올 때만 꺼내 놓는 집안의 가보라고 한다.
첫댓글 맨 아래 가구 장난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