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클루이베르트를 좋아하게 해줬던 계기는 98년 프랑스월드컵/유로2000 의 빅대회였습니다. 프랑스월드컵에서는 2골을 넣었는데, 특히나 4강 브라질전에서 헤딩슛은 그야말로 정말 클루이베르트 다운 헤딩의 정석을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실상 네덜란드가 브라질에게 전혀 밀리는 것이 없었고 승부차기에서 졌습니다. 그리고 3,4위전에서는 돌풍 크로아티아에게 졌지만, 멋있었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98프랑스월드컵 당시 클루이베르트는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장신 스트라이커였다.]
그리고 AC밀란으로 이적하였으나, 자신의 커리어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클루이베르트는 이미 아약스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골을 넣어 여러 팀들을 주목 받게 하였습니다.(그 당시 아약스는 데부어형제,반데사르,시도르프,클루이베르트등 네덜란드의 보석들은 모두 모여있었습니다. 그 멤버로 94/95시즌에는 리그우승,챔피언스리그우승,도요타컵우승,UEFA슈퍼컵등을 우승했습니다.)
그리고 월드컵이 끝나고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것 같습니다. 바르셀로나에는 이미 루이스 피구,호셉 과르디올라,히바우도,아벨라르도 등이 있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90년대의 바르셀로나 전성기를 이어갈 듯 하였습니다. 피구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와 돌파 히바우도의 날카로운 왼발 과르디올라의 1선 차단 아벨라르도의 최종수비 등 클루이베르트는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왔을 것입니다.
[출처:다음이미지/월드컵이 끝난 직후 바르셀로나로 이적하여,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입단하자마자 15골을 넣었습니다. 첫 시즌임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기복이 심했지만, 그래도 그는 나름대로의 자신의 기량을 발휘했습니다.
그리고 한 1~2년 지나자 빅대회 유로2000 찾아왔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공동개최한 것으로 압니다. 네덜란드는 거의 홈이나 다름 없겠지만, 자신들의 기량을 많이 보여줬습니다. 예선전에서 프랑스,덴마크,체코를 상대로 3승을 거두었고, 8강 유고슬라비아전에서 무려 6대 1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유고전에서 골을 넣자 세레모니를 하는 클루이베르트. 요새는 그 모습을 자주 볼 수 없었다.]
4강에서 이탈리아를 상대하였고, 창과 방패의 대결임을 보여주는 듯 두 팀은 정말 피튀기는 대결이었습니다. 페널티킥 기회가 찾아왔고, F.데부어에게 기회가 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네덜란드는 수없이 공격을 가했습니다. 또 페널티킥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잠브로타가 퇴장당하였습니다. 이번엔 클루이베르트에게 찾아온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역시도 실패했습니다. 정말 네덜란드입장에서는 빗장수비에게 당할 수 없는 듯 연장전에도 계속 주도권을 잡았고, 이탈리아는 계속 막았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클루이베르트와 경합하는 네스타. 둘은 24세의 나이로 유로2000의 참가하여 무서운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고 시간이 흘러 승부차기가 찾아왔습니다. 첫번째 이탈리아의 디비아지오가 반데사르를 뚫고 넣었습니다. 이때 감독이 반할 감독으로 알고있는데, 첫번째 키커는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F.데부어 였습니다. 그는 왼발로 자신의 오른쪽방향으로 찼는데 톨도가 또 막았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전반 37분에 프랑크 데부어의 페널티킥을 막고 승부차기를 하기 직전의 톨도. 그가 네덜란드의 수많은 창들을 수비와 함께 방패가 되어 막았다.]
그러고 두번째 키커 페소토가 침착하게 넣었고, 스탐이 키커로 나서 뒤로 조금 물러나서 강하게 찼건만, 쎄게 찬 공은 골대를 외면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넘어갔습니다.
그러고 토티가 넣었고, 클루이베르트 자신에게 기회를 찾아왔습니다. 위기였습니다. 이미 자신의 동료2명이 실패하였고, 자신은 분명히 넣어야 됬습니다. F.데부어가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승부차기도 실축한게 생각날지 모를 것입니다. 그는 왼쪽방향으로 찼고, 톨도는 자신의 왼쪽으로 날라서 넣었습니다. 꺼져가는 불길 속에서 조금은 불씨를 살렸습니다.
그러고 빗장수비의 핵심선수인 말디니선수가 자신의 오른쪽방향으로 쳤고, 반데사르는 자신의 장신을 날려서 막았습니다. 반데사르는 만세를 외치면서 보스펠트에게 모든 걸 걸었나 봅니다. 보스펠트에게 네덜란드의 운명이 달렸던 것입니다. 보스펠트를 페널티킥을 날렸습니다.
앗 이럴수가 야신모드 톨도에게 막혔습니다. 네덜란드는 수없이 공세를 퍼부었고, 페널티킥 2개를 실축하고, 연장전을 거쳤고, 승부차기에서 졌습니다. 클루이베르트 본인의 실수도 머리에서 되뇌어질 것입니다. 유로2000대회는 클루이베르트를 더 성장하게끔 만드는 밑거름을 제공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는 5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하였습니다. 본인의 최고의 전성기 였을 듯 싶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유로2000은 클루이베르트를 더 성장하게 해주었지만, 본인은 그 성장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고 01~02시즌 바르셀로나에서 18골 11어시스트라는 무시 못할 기록을 세웁니다. 사비올라와 투톱을 이루었는데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둘이 어울릴 것 같지는 않았지만, 정말 대단하였습니다. 클루이베르트,사비올라 둘다 18골을 넣었고, 리그4위를 하여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클루이베르트와 투톱을 이룬 사비올라. 신장차이는 20cm가까이 차이났었지만, 둘은 정말 무서웠다.]
그리고 2002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는 지역예선이 열렸습니다. 첫경기 아일랜드와 2:2 무승부를 거뒀고, 다음경기인 키프러스와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포르투갈에게 2:0 패배하였습니다. 안도라에 5:0 대승을 거두고 포르투갈과의 2차전을 가졌습니다. 네덜란드는 전반에 2골을 넣는 무서운 면모를 보였으나 후반에 2골을 실점하여 2:2 무승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키프러스와 2차전을 4:0 대승을 거두었고 에스토니아 와 4:2로 승리를 거두었고, 에스토니아와 2차전 5:0 대승을 거두고 안도라와의 2차전 4:0 대승을 거두고 이제 아일랜드만이 남았습니다. 이 때까지 네덜란드는 6승 2무 1패였습니다.
네덜란드는 아일랜드를 반드시 이겨야 했습니다. 아일랜드는 로이킨과 개리스피드가 중원을 이끌고 있는 강호였는데, 네덜란드는 초반에 경기를 잘 풀어나가는 듯 하였고, 아일랜드에서 1명이 퇴장당하여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일까? 1골을 실점했던 것입니다.
네덜란드는 2골을 넣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일랜드가 걸어잠궈서 네덜란드는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반할감독이 전술을 바꿨다. 무려 4명의 공격수를 투입한 것입니다. 하셀바잉크-클루이베르트-반니스텔루이-반후이동크의 라인이었는데, 겉보기에는 제공권도 무지강하고 득점력강한 스트라이커들만 모였지만, 그것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양윙이 없는 한 공격수에게 제공권을 기대하는 것 자체도 어려웠고, 그 4명의 공격수 호흡도 안맞았을 뿐만 아니라, 4명이 모두 최전방스트라이커(타켓형 포워드)입니다. 그리고 1대 0으로 패배의 맛을 보고, 지난 대회 4강이 예선에서 그만 떨어져야했습니다. 네덜란드는 눈물을 머금고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2002 한,일 월드컵 진출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하자, 주저앉는 클루이베르트. 이 충격으로 그는 점차적으로 천재의 능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클루이베르트는 쇠퇴기로 접어든 듯 하였고, 03-04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에서 방출되어 현재 뉴캐슬로 왔습니다. 클루이베르트는 초반에는 골을 여러 번 넣으며 자신의 기량을 찾는 듯 했으나, 부상으로 지금까지 많은 활약을 보여줄 수 없었습니다.
클루이베르트는 게으른 천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은 챔피언스리그우승도 해봤고 98프랑스월드컵,유로2000등에서 4강까지 갔었고, 유로2000때 득점왕을 했었다. 이러한 모습들은 분명 천재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생활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마약,약물파동을 많이 겪었고, 여자문제도 많이 있었다고합니다. 그리고 기복이 너무 심하다는 플레이도 가졌던 것입니다.
그는 쉐도우스트라이커 위치에서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클루이베르트 곁에는 베르캄프가 지휘해줬습니다. 98년 월드컵 때도 그랬고, 유로2000때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제 베르캄프는 나이를 속일 수 없었습니다. 클루이베르트에게 많은 기회를 주지 못했습니다. 유로2000을 끝으로 은퇴하였고, 2002월드컵 예선전에서도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에게 무기력하게 밀려 떨어졌습니다. 본인도 정말 반니스텔루이와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뒤쳐졌습니다. 유로2004때도 자신의 자리를 뺏겼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98년 월드컵 클루이베르트와 함께 네덜란드의 공격을 이끈 90년대의 최고의 공격수 중 한명이자,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교과서. 데니스 베르캄프.]
베르캄프가 있었다면, 네덜란드의 원톱은 없었다고 봐야됩니다. 베르캄프-클루이베르트 두 명의 라인은 벨기에를 이겼고, 멕시코와 비겼습니다. 그리고 16강에서 유고를 눌렀고, 8강에서 아르헨티나를 눌렀습니다. 그리고 유로2000 예선전에서도 덴마크,프랑스,체코를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유고를 6대 1로 이겼습니다. 클루이베르트가 2006년 독일 월드컵 엔트리가 되었다 하더라도 자신을 지원해줄 선수가 있어도 자신과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도 3~4번째 스트라이커가 되고 말았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유로2000 4강 경기를 끝으로 둘은 함께 존재 할 수 없게 되었던 이탈리아전. 그 둘은 이탈리아 수비진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베르캄프는 유로2000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였고, 클루이베르트는 자신을 지휘해줄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잃은 셈입니다. 현재 클루이베르트는 뉴캐슬에서 자신이 가진 게으른 천재에서 게으른 모습을 벗어나 진정한 천재가 되어야합니다. 2006년이면 클루이베르트도 속일 수 없는 나이에 접근했습니다. 그때가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잘해야합니다. 그에게 필요한건 반더바르트,시도르프가 아닌 베르캄프입니다. 반니스텔루이는 시도르프가 필요하겠지만, 클루이베르트는 오히려 베르캄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반니스텔루이가 베르캄프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출처:다음이미지/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명인, 반니스텔루이 그는 바티스투타가 되었을지는 모르나, 베르캄프는 될 수 없었다.]
뉴캐슬은 시어러가 은퇴에 접어들었고, 벨라미와 클루이베르트가 골문을 열어야합니다. 벨라미가 천재적인 능력을 지녔지만, 클루이베르트에게 정말로 맞는 파트너가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벨라미를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내리고 클루이베르트에게 최전방스트라이커로 가동시켜 득점을 더 해야합니다.
[출처:다음이미지/뉴캐슬 간판 공격수 시어러. 그와 클루이베르트가 투톱을 이루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클루이베르트가 날개를 펼쳐 공에 헤딩하여 멋진 세레모니들을 여러 번 연출하는 그 날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글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