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러브원님을 양재기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등에 양재기라는 말이 나오면 나도 뜨끔합니다. 컴에 있는 화일을 찾아보니 예전 심심할때 써둔 글이 있어 올려봅니다
그렇다고 제 닉을 양재기로 바꿀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아직 재키리가 더 좋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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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은 주지하다시피 이재기다
지금으로부터 40 여년전 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당시 한학에 조예가 깊어 동네 훈장을 하셨던 조부께서 친히 지어주신 이름이다. 실을 재(載)에 구슬 기(琦) “구슬을 싣는다”는 뜻이다. 구슬이 무엇인가 ? 옛날에 구슬은 귀한 것에 대한 통칭으로 이는 황제나 귀족들만 사용하던 정말 귀한 것이었다. 구슬을 싣는 다는 것은 영어로 이야기 하면 “The container which can load valuables" 맞는지 모르겠다. 즉 귀한 것을 담을 수 있는 넉넉하고 귀한 그릇이 되라는 조부의 넓은 뜻을 바탕으로 지어진 이름인 것이다.
사설이 길었다.
하지만 우매한 나의 친구들은 이런 넓은 뜻을 알 리가 없었다. 그래서 이름에 연유하여 꼬마 때 나의 별명은 “제기차기”, “동네제기”, “양재기” 또는 “사재기”로 굳어져 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어떤 몰상식한 친구는 “양재기” 앞에 "쭈그러진" 이란 형용사를 붙여 “쭈그러진 양재기”라 부르곤 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그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어린마음에 받은 상처는 너무 컸었다. 그 후로도 나의 별명은 시간을 초월하여 고등학교 때까지 계속 불리어져 왔었다. 그러나 졸업과 동시에 직장을 얻어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엔 오히려 이름 좋다는 소리를 몇 번 들었다. 기억하기 좋고 의미 좋은 내 이름의 장점을 주위 사람들이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잠자던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간이 배 밖에 나온 사람은 어느 간호사였다. 내가 1988 년경에 공부한다고 울산에 한 2년 머문 적이 있었다. 아시다시피 울산이 어떤 동네인가? 공업입국의 대명사로 공장이 많아서 공해 또한 전국에서 으뜸가는 살기 어려운 도시였다.
원래부터 기관지가 약했던 나는 울산에 정착한지 한 6개월 뒤부터 계속되는 잔기침과 가래로 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치료 차 이비인후과 병원을 찾기로 마음을 먹고 수소문 끝에 “전재기 이비인후과”라는 병원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내가 그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재기”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이 주된 이유였다. 주위를 찾아보시라 ! 재기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들 중에 허튼 짓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나는 머리털 나고 한번도 보지 못했었다.
병원 카운터에 접수를 하고 의자에 앉아 주간지를 뒤적이고 있는데 환자를 부르는 간호사의 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양재기 씨 진찰실로 들어오세요 .... ” 난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머리 위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자제할 수 없었다. 요즘 말로 뚜껑이 사정없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하던 그 치욕의 별명을 그 많은 사람들 앞에 그것도 큰소리로 부르는 것은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응징을 위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순간 나는 “예 !” 하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진찰실로 들어가는 한 사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 그 친구 이름이 양재기였던 것이었다. “하하 이름이 양재기라고? ”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곧 이어 나를 부르는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재기씨도 진찰실로 들어오세요 ”
진찰실에서 의사 전재기와 환자 양재기 그리고 본인 이재기가 모여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반가움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삼재기가 모인 것이다. 생각 같아선 계를 하나 만들어 자주 저녁식사도 하고 만나면 좋겠지만 역시 바쁘신 몸들이라 서로 어렸을 때 이름 때문에 고생 좀 하였겠다는 생각을 뒤로한 채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첫댓글 ㅎㅎ 쩡아가 하도 양자기 양자기 해서리......어떨땐 발음이 양재기로 들려요...글타고 재워니를 우리도 양자기라 할수 엄써서 함씩 양재기라 부릅니다..ㅎ
그런 이유였네요.. 재원이 한테 들었는데 머리가 나빠서 ㅋㅋㅋ
^^......... ,,,울 학교 최고 인기 교수님~ 철학과 김재기 교수님... 생각이 나네요...그분 수업도 재미있고 무엇보다..키도 크시고 핸섬~ 잘생기셔서... 인기 짱! 이셨는데~ㅎㅎ......멋진 외모 덕(?..교수님~ 죄송ㅎ)에...TV에도 출연하시고 그랬는데... ... 재키리님... 덕분에... 웃고갑니다..
그런 뼈 아픈 양재기의 추억이?? ㅋㅋ, 덕분에 미소??를 머금고 갑니다. 재키리님!!
으하하하하.. 정말 심하게 웃었어여..삼재기.ㅋㅋㅋ 어떤 분인지 정말 궁금하당...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푸하하하하하하~~~~~`많이웃고 또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