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변신・시골의사-프란츠 카프카(민음사)
추예인
처음에는 이 책 속에 무슨 내용이 담겨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지나갔었는데 가족에 대한 내용이라는 말을 듣고 나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나는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가 나라고 생각해보았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회사에 가야 하는데 늦잠을 자 버렸다. 정신없이 일어나려 하는데 몸 상태를 보니 바퀴벌레가 되어 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버둥버둥 하고 있는데 집에 회사 사람이 찾아왔다. 변명이라도 하려고 하는데 목소리는 이상하게 나오고 내 모습을 들켜버려서 집 안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쓰러진다. 결국 나는 방에 꼼짝없이 갇혀있게 되었다. 가족들 모두 날 피하려 하고 여동생도 밥을 주러 올 때 마다 힘들어 하는 것 같아 피해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마음도 몰라주고 가족들은 나를 진짜 쓰레기 취급을 하기 시작하고 새로 들어온 하녀조차도 나를 괴롭힌다. 점점 밥을 먹고 싶지 않아 여동생이 주는 밥을 먹지 않다가 굶어 죽어버린다.
끔찍하다. 나는 가족들을 위해 일하러 열심히 나가고 벌어온 돈을 가족들에게 주고 여동생의 꿈을 위해 몰래 계획해 두었던 깜짝 선물도 있었는데 어느 날 일어나 보니 벌레가 되어있고 회사는 더 이상 못나가게 되었고 가족들은 날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벌레로만 생각한다니까 정말 모든 것이 짜증날 것 같다. 특히 여동생에게 많이 실망할 것 같다. 난 여동생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더 잘해주고 바이올린을 할 수 있도록 몰래 계획했던 선물까지 있었는데(그 선물이 뭐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를 다른 가족들보다도 더 싫어 하니 나라면 정말 증오했을 것 같다. 결국은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그저 일하고 돈 주는 사람으로만 생각했다는 것 아닌가 싶다.
나는 우리 가족들이 날 두고 내가 보는 앞이라든지 내가 방에 있을 때 자기들 끼지 행복하게 놀고 나는 없는 듯이 행동하면 소외감을 느끼고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쪼잔하게 보이지만, 그냥 한마디로 기분 더럽다.(ㅎ) 그래서 인지 변신을 읽으면서 공감되고 그레고르가 좀 한심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그레고르라면 가만히 자포자기 상태로 있지 않고 그때그때의 기분을 행동으로 보이면서 좀 화를 내기라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와 그레고르의 성격이 달라서 인지 읽으면서 좀 답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