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태양과 싱그러운 봄날에 우리는 또 다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 합니다. 매년 맞이하는 부처님 오신 날 이지만 올해는 부처님이 초기 교단 당시 61명의 비구들에게 하신 전법선언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날입니다.
우기 안거가 끝나고 자자(自恣)를 하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하십니다.
「비구들이여 길을 떠나라 많은 사람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인간과 천신들의 행복을 위해 길을 떠나라 두 사람이 한 길을 가지 마라 비구들이여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은, 의미와 문장을 갖춘 법을 설하라. 아주 원만하고 청정한 행을 드러내 보여라. 세상에는 마음에 먼지와 때가 적은 자가 있다. 그들이 법을 듣지 못한다면 쇠퇴하고, 듣는다면 해탈로 나아가리라, 비구들이여, 나도 법을 설하기 위해 우루웰라로 가겠노라」
부처님은 우루웰라에 도착하셔서 불을 섬기는 자이나교의 신봉자들인 깟사빠(가섭)삼형제와 천명의 결발수행자(結髮修行者)들을 만나 신통력으로 섭복시키고 위의 전법선언에 버금가는 불의설법을 다음과 같이 하십니다.
「비구들이여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 어떻게 불타고 있는가? 비구들이여 시각이 불타고 형상이 불타고 안식(眼識)이 불타고 시각의 접촉이 불타고 있다. 시각의 접촉을 조건으로 생겨나는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무덤덤한 느낌이 불타고 있다. 어떻게 불타고 있는가? 탐욕의 불 성냄의 불 어리석음 불로 불타고 있고 태어남 늙음 죽음 우울 슬픔 고통 불쾌 절망으로 불타고 있다.
비구들이여,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의식도 마찬가지다.
비구들이여, 나의 고귀한 제자들은 이와 같이 보아서 시각을 싫어하고 형상을 싫어하고 안식을 싫어하고 시각의 접촉을 싫어하고 시각의 접촉을 조건으로 일어난 괴로운 느낌, 즐거운 느낌, 무덤덤한 느낌을 싫어하여 떠난다.
비구들이여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의식도 마찬가지다.
싫어하여 떠나서 사라져서 해탈한다. 해탈하면 ‘나는 해탈했다’는 지혜가 생겨난다. 지혜가 생겨나면 태어남은 부서지고 성스런 삶을 살았으며, 해야 할 일을 다 마치고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안다.」
초기 경전인 법구경 게송 11,12번에 나오는 전법선언과 우루웰라에서 설하신 불의 설법을 통해서 말법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의 수행자와 불자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작금의 한국불교의 현실은 어떠한가? 부처님은 초기에 모인 61명의 제자 비구들에게 “두 사람이 한길을 가지 마라”라고 하셨듯이 전법을 위해 홀로 길을 떠나 한 사람에게라도 법을 전하라고 간곡히 당부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700여년이 지난 지금에 한국불교는 승려들이 패거리를 형성하여 그 위세를 과시하는 것이 마치 부처님 법을 전하는 것인 것 마냥 불자들을 호도하고 세상을 속이고 있는 현실 입니다. 시정잡배들과 정치 모리배들이 하는 패거리를 형성해 내편이면 어떠한 범계행위도 처벌하지 않고 조금만 비판하는 승려가 있으면 가혹하리 만큼 부당한 위해를 가합니다. 또한 패거리를 형성해 정치권력에 위세를 과시해서 그 반대급부인 국민의 세금인 정부지원금이라는 독배와 같은 꿀물을 빠는데 여념이 없으니 만약에 정부 지원금이 끊기는 상황이 되면 과연 한국불교가 자생력으로 살아 남을지 걱정인 현실로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분명히 초기불교 당시의 홀로 떠나라는 부처님의 전법선언에 정면 배치되는 현실입니다.
패거리를 형성해 성지순례를 한 것이 무슨 한국불교에 혁신적인 일인 것 마냥 힘든 시절에 전국에서 동원한 불자들로부터 꽃비를 맞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지금 한국불교의 이 부끄러운 패거리 도당 형성에 권력 잡승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불자님들 또한 어떤 것이 한국불교가 가야할 바른 길인가를 냉철히 인식하고 실천하여 한국불교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함께 고뇌하는 성숙한 불자의 길을 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 위례대원사 내부로 눈길을 돌리면 우리 절의 현실도 결코 녹녹치 않은 현실입니다. 천신만고 끝에 위례대원사 가람의 낙성을 한지 불과 1년 만에 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도량 출입 불자님들의 급감과 맞벌이 문화의 일반화로 인한 젊은 여성불자들의 감소 그리고 남녀를 불문한 젊은 세대들의 인구 감소와 탈종교화 현상으로 인한 젊은 불자들의 현저한 감소는 한국불교와 위례대원사가 극복해야 할 당면의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불보살님의 위신력만 믿고 오직 기도정진으로 극복하려는 각오로 시작한 위례대원사의 대작불사의 마무리 과정인 대웅전 삼성각 종각 일주문 보광전등 모든 목조전각의 단청불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초파일 전까지 간신히 대웅전 내외부의 단청을 마쳤습니다. 이후로도 삼성각 종각 일주문 보광전등 나머지 전각들의 단청불사가 순조로히 회향될 수 있도록 오늘 참석하신 모든 불자님들 가족 친지 도반님들에게 널리 권선하여 주시는 큰 화주공덕으로 무량한 복덕을 지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을 원만히 봉행 할 수 있도록 헌신 봉사하시고 설판 동참해주신 신도회 임원진과 합창단, 불교대학 동문불자님들, 연등장엄을 위해 봉사해주신 거사님등 모든 불자님들께 심심한 감사와 찬탄을 올립니다.
그리고 바쁘신 중에도 저희 도량의 봉축법요식에 관심갖으시고 방문해 주신 성남시장님 및 성남시 공무원 불자회와 성남시 위례동 이명구 주민자치 위원장님등 참석 내외 귀빈님들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불기2567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함께하신 내외 귀빈과 모든 불자님들과 가정에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여지기를 축원드리며 두서없는 봉축사에 갈음 할까 합니다.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에
사단법인 대한불교조계종대원회 이사장 겸
위례대원사 住持 眞浩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