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에 운동을 갔습니다. 서산에서 오는 목사님과 간만에 한편이 되어 복식 게임을 했습니다. 게임을 하고 있는데 클럽에서 좋게 말하면 가르침, 나쁘게 말하면 지적을 잘 하시는 분이 오셔서 저희에게 한마디 툭 던지셨습니다. ‘둘이 더 잘 어울리네! 아무개는 말이 너무 많지 하셨습니다.’ 사실 이 말을 하신 분이 클럽에서 가르침을 많이 하는 분으로 소문이 나 있어서 이런저런 소리를 듣는 분이십니다. 테니스를 잘 못하는 저는 가끔 그분하고 한편이 되면 유난히 긴장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가르침을 많이 듣는데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맞는 지적이지만 제가 레슨을 제대로 받지 않아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렇다고 제게 얘기 하는 분들도 게임 중에 이래저래 가르침 내지 지적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정판이 지난 목요일에 일어났습니다. 그분이 그런다고 A가 저게 말했습니다. 그런 A가 같이 게임을 하면서 B에게 가르침을 줍니다. B가 자신도 못하면서 A가 자신에게 가르침을 준다고 제게 투덜댑니다. 그 B가 저랑 같은 편이 되면 제게 가르침을 줍니다. 전 제가 너무 못하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요지경 세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누구에게 가르침이나 지적을 할 만한 사람이 못 됩니다. 정식 레슨을 받은 적도 없고 치는 방법에 대해 이론적인 지식이 거의 없습니다.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그립 명칭과 잡는 법을 외워도 자꾸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제 수준이 이렇다 보니 이런저런 가르침을 줄 수준이 절대 못됩니다. 그래서 게임 중에 가르침을 받으면 아!, 그래요! 하고 받아들입니다. 때론 그 가르침을 통해 큰 도움을 받은 적도 있지만 그대로 다 받아들여서 수용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테니스를 오래 하신 분이 레슨을 받아보라고 하셨지만 5-6년 치는 동안 몸에 밴 습관이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 같고 또 레슨으로 시간이나 돈을 투자할 여유도 없고, 가끔 나와서 땀 흘리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처음에 레슨을 받지 못한 것입니다. 함부로 테니스 채를 잡는 게 아니었지 싶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감사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