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예수님께서 '생명의 빵'에 관해 말씀하시자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떠납니다. 군중이
예수님을 떠났다는 것은 '예수님과의 관계를 끊었다.'라는 의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예수님에 대한
희망과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접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제자들의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라고 묻자 베드로
사도는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요한 6,68)라고
답합니다.
베드로 사도의 말은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당신곁에 남겠습니다.'라는 의미입니다. 베드로 사도가
이렇게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 말고는 다른 누구도 영원한 생명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의 차이는 '믿음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말씀
때문에 떠나거나 남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떠나고 믿는 사람은 남게 되는 것입니다.
'떠난 사람들'은 예수님 때문에 떠났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은 핑계이고 변명에 불가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면 끝까지 남아있는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실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에서 알아듣기 어려운말씀이 있습니다. 우리도 간혹 '이 말씀은 무슨
의미고,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좋은가?'라고 생각할 때가 있죠.
베드로 2서의 저자는 사도 바오로의 편지에 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바오로 형제가 하느님에게서 받은 지혜에 따라 여러분에게 써 보낸 바와 같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더러 알아듣기 어려운 것들이 있는데, 무식하고 믿음이 확고하지 못한 자들은 다른
성경 구절들을 곡해하듯이 그것들도 곡해하여 스스로 멸망을 불러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말씀이나 성인들의 말씀이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러한 말씀들을
잘 알아듣기 위해서는 '인간의 지식'이 아니라, '성령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성령의 도움'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우선 '믿음'을 확고하게 가져야 합니다. 믿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성령의 도움을 거부하는 것이고, 그런 사람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곡해하기 쉽습니다.
또한, 믿음이 없는 사람은 성경을 눈으로만 보게 됩니다. 그러면 성경의 깊이를 알 수 없기에 겉으로
표현되는 것만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믿는 사람들은 성경을 마음으로 봅니다. 그래서 성경이
의미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탐구함으로써 참맛을 깨닫게 됩니다.
이처럼 결국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깨닫기 위해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니라, 하느님을 바라보는
마음의 눈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마음의 눈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마음의 눈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때 비로소 우리도 베드로 사도처럼 고백을 할 수 있습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20240825 연중 제 21주일)
화령 본당 주임
윤여홍 시몬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