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공항 민영화전환 청주공항 앞날은-(上)성공조건/선결과제/(下) 이렇게 풀자

[청주공항]

‘대형 거점공항’ 정부 로드맵 급선무

민영화 전환 청주공항 앞날은 - (上) 성공조건

중부권 관문인 청주국제공항이 민영화의 길로 들어선다. 국토해양부가 ‘선진화’를 명목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운영권을 민간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97년 개항 이래 13년 만에 대전환의 운명에 들어선 청주공항의 전반적인 문제를 긴급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



“정부가 걸음마 단계의 청주공항을 내팽개치는 것입니다. 활주로 확장이나 수도권 전철 청주공항 연장 등에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위기냐, 기회냐?’

청주국제공항의 미래를 둘러싸고 우려가 높다. ‘민영화’로 싫든 좋든 변화와 변신을 위한 몸부림도 불가피해졌다.

공청회까지 거쳐 14개 지방공항 중 유일하게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기대보다는 우려와 걱정과 위기감이 더 큰 게 사실이다. 정부가 서비스도 나아지고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공항 운영 민영화’라는 전인미답의 정책도 생소하거니와 청주공항이 안고 있는 난제와 문제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청주국제공항은 현재 국제노선이 겨우 하나뿐이다. 세계적인 경제난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승객이 급감하자 항공사들이 노선을 없애거나 운항을 쉬면서 ‘말뿐인 국제공항’으로 전락한 것이다.

개항 이래 해마다 항공기 운항 편수와 탑승객은 늘었지만 운영적자가 2007년 43억, 2008년 54억 원에 이르는 등 경영난이 심각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말 시작된 경제난은 청주공항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발표된 민영화는 청주공항은 물론 충청권에도 무거운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경로로 활성화를 추진해 온 지자체도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중앙정부+관영공항(한국공항공사)에서 민영공항+지자체로 공이 넘어온 것이다.

청주공항 민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영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민간기업 선정이 필수적이지만 국내 최초 공항 민영화라는 점에서 과연 그런 대상이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지금처럼 양양이나 울산·여수·대구·무안과 똑같은 ‘소형 거점공항’으로 방치할 게 아니라 김포·김해·제주와 동급의 ‘대형 거점공항’으로 지정 육성하겠다는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가항공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고 일본이나 중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단거리노선을 특화시키는 방안 등도 검토돼야 한다. 대형항공기가 드나들 수 있도록 활주로를 확장하고 수도권 전철을 공항까지 연장하는 등의 접근성 개선도 시급하다.

김원호(45·청주시) 씨는 “민간이 공항을 활성화시키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내년 초 민영화에 앞서 공항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대안이 먼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근·엄재천 기자>

2009-03-09 대전일보

--------------------------------------------------------------------------------------

국제선 확충·접근성 개선 ‘선진화’ 시급

민영화 전환 청주공항 앞날은? - 선결과제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국토해양부가 ‘공항 선진화’ 대상 공항으로 청주국제공항을 선정, 발표했다. 충청권 지역사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충북도와 청주공항활성화대책위원회는 대체로 공항 민영화를 수용하는 분위기인 반면 시민단체 쪽은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절감 외에는 실익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공공기관의 민영화와 개혁을 적극 추진 중인 MB 정부의 결정이 번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을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 중지를 모으고 대안을 마련해 정부에 구체적인 지원을 요구하고 공항은 물론 지역사회가 함께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 주장이 높다.



◇산적한 난제=청주국제공항은 그동안 활성화에 대한 충청권의 열망이나 노력에 비해 중앙 정부의 지원은 미미한 채 만성적자에 시달려 왔다. 국제선 확충이나 활주로 확장, 접근성 개선 등의 현안에 대해 중앙정부는 무관심으로 일관했고, 이 때문에 ‘중부권 관문공항’으로의 발돋움은 매번 그자리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청주공항은 97년 개항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승객이 급감하고 국제선 운항이 잇따라 중단됐다. 만성적자에 ‘국제공항’은 고사하고 ‘동네공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부는 “한국공항공사가 독점 운영해 온 지방 14개 공항 중 청주공항이 꾸준한 항공수요 증가로 민간운영을 통해 효율성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며 사상 처음으로 유일하게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실상은 매우 어렵다. 지난해 청주공항 연간 이용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국제선 탑승객 점유율은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굵직굵직한 난제도 중앙정부의 무관심과 홀대, 지방자치단체의 인식과 노력 부족으로 풀리지 않고 있다.

경기 남부지역 등 수도권 이용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도권 전철의 천안-청주-청주공항 연장 방안도 해결돼야 한다. 다행히 지난 2월 국토해양부가 발주 예정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용역 내용에 포함돼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행정도시-청주공항-충주-강원권을 잇는 충청고속도로 건설도 성사돼야 한다.

하지만 대전-청주를 연결하는 경전철 사업, 항공기 정비센터와 부품센터, 연구시설, 항공 관련 제조업을 묶어 항공산업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은 한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정비센터의 경우 인천공항을 비롯 김해공항, 대구공항, 사천공항, 새만금지역 등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은 소유권은 국가에 있고 운영은 민간이 할 경우 청주공항의 활주로 연장과 화물 청사증축 등 기반시설과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교통시설 확충에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현재 정부지원 사항을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 매각 협상 대상자와의 최종 협상단계에서 모든 것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영화 배경과 절차=정부는 전국의 지방공항이 심각한 적자를 보이고 있고 적자의 주된 원인이 100% 정부 출자 공기업인 한국공항공사의 독점운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공항운영권 매각을 통해 다양한 경쟁 주체의 도입으로 공항간 경쟁을 유도하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적으로 미국의 피츠버그공항을 영국의 BAA가 15년, 영국의 루툰 공항을 민간 컨소시엄이 30년 운영하고 있고, 호주는 무려 22개공항의 운영을 민간에 위탁했다.

청주공항 민영화 절차는 내년초 마무리된다. 우선 4월에는 공동협의체가 구성(정부, 충청권 지자체, 공항공사, 항공사 등)돼 활성화 방안이 논의된다. 정부는 7월까지 컨설팅을 실시하고 이후 매각 공고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12월에는 법적정비가 이뤄지고 내년초까지 운영권 인계가 완료될 전망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조만간 충북도 등 충청권 3개 시·도의 공식 입장이 발표되고 충북도의회와 각 기관단체 등이 정부을 항의 방문, 활성화를 위한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국제공항활성화 대책위 이욱 사무국장은 “청주국제공항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보태지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항공산업의 경제적 파급력이 큰 만큼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주=엄재천 기자>

2009-03-09 대전일보

------------------------------------------------------------------------------------------

민영화 전환 청주공항 앞날은-(下) 이렇게 풀자

정부·기업·충청권 ‘역할 공조’ 관건

청주국제공항 민영화와 관련, 여전히 반대도 많고 우려도 높다. 국내 처음 이뤄지는 ‘공항 민영화’에 대해 낯설음과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와 한나라당 충북도당이 조건부 수용을 밝힌 반면 민주당 충북도당과 시민사회단체는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유 있는 불안감=충북도는 충청권 3개 시·도와 협의해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건의사항을 정부에 요구해 나가겠다며 수용의사를 밝혔고,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청주공항의 민간운영 결정은 지역경제 및 공항 활성화의 일환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충북도당은 “정부가 책임져야 할 한국공항공사의 방만한 경영책임을 청주공항과 충북도민에게 전가한 것”이라며 “확실한 지원대책도 없이 매각 대상 공항으로 청주공항을 선정한 것은 그동안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충북도민의 염원과 노력을 짓밟고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충북경실련도 “충북도가 실익을 운운하며 ‘조건부 수용론’을 편 것은 결과적으로 정부의 전술에 휘둘린 꼴”이라며 “민간사업자의 특혜로만 돌아가는 현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도 “정부는 세종시의 관문공항이자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활성화시키겠다는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헛 공약’으로 만들고, 공항의 공공성과 이용자의 편의성을 악화시키는 민영화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주-제주 간 노선을 취항 중인 항공사 관계자는 “민영화가 되면 고객과 항공사 중심의 공항 운영을 하겠지만,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공항 이용료가 인상되는 등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영 개선 이뤄질까=충북도가 제공한 지난해 전국 14개 지방공항별 당기순이익 현황에 따르면 김포(574억 원), 김해(444억 원), 제주(281억 원), 대구(8억 원), 광주(3억 원)공항 등 5개 지방공항이 순이익을 이끌어냈다.

나머지 9개 지방공항은 모두 12억-105억 원의 적자를 냈다. 청주공항은 그나마 지난해 이용객이 국내선 91만 7000명, 국제선 12만 6000명 등 총 1백만명을 넘어섰다. 97년 개항 이래 이용객 연평균 증가율이 9.9%, 운항편수도 10.2%, 화물도 12.5%에 이른다. 국제선의 연평균 이용객 성장률이 31.5%, 운항편수 10%, 화물 40.7%에 달한다. 적자폭은 2007년 43억 원, 지난해 54억 원에 이르지만 다른 지방공항에 비해 월등하게 이용객이 늘고 있어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전망은 녹록치 않다. 민영화한다고 해서 전세계적인 불황 속에 국제선이 얼마나 늘고 이용객이 증가하겠느냐는 것이다. 인건비를 줄이고 각종 경비를 줄인다고 해도 적어도 몇 년 간은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용객이 늘어 수익이 늘지 않는 한 ‘절약’만으로 흑자를 이루기는 쉽지 않고 활성화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원, 기업·충청권은 노력을 =민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기업의 참여가 절실하다. 항공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기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공산업의 특수성과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제선을 늘리고 승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활동력과 영업력도 갖춰야 한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참여하면 좋지만 경제상황이 워낙 안좋아 별다른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수도권 전철의 청주공항 연장 운행이나 활주로 연장 등은 꼭 이뤄져야 한다. 저가항공사 허브 공항 육성이나 물류중심 공항 육성, 인천·김포에 편중된 국제노선의 청주공항 배분 등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 무엇보다 민간기업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전향적인 자세로 도움을 줘야 한다. 취항 등 각종 ‘권한’을 갖고 기업을 쥐고 흔드는 ‘상전’노릇을 해서는 안된다. 또한 후발 주자인 ‘민간청주공항’이 시장독점으로 자리를 잡은 한국공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한다.

충북도와 대전시, 충남도의 관심과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 그동안 충청권 3개 시·도는 항공사업자 지원 조례를 제정해 국제선 취항 항공사에 대한 예산 지원을 해왔고, 단체장들이 너도 나도 일본 등 국제선 취항을 위해 노력해 왔다. 청주공항이 중부권 관문으로 지역경제 살리기와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라는 점을 충분히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안을 만들고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지역민들의 청주공항 이용도 이끌어내야 한다.

청주국제공항의 위상을 소형 거점공항에서 거점공항으로 격상시키는 것이나 활주로 연장 및 화물청사 증축, 수도권 전철의 천안-청주 연장 운행, 공항북측 진입로 개설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3개 시·도의 행정· 정치· 경제계 모두가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

곽임근 충북도 문화관광환경국장은 “정부와 지자체, 공항공사, 항공사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돼 민영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대안 마련이 이뤄질 것”이라며 “민영화에 앞서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엄재천 기자>

2009-03-10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