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으로 해가 나긴 했지만 길어야 2시간 내외였고 쉼 없이 계속 내렸습니다. 2011년에도 20일 이상 비가 계속 왔지만 강수량이 금년처럼 많지 않아 침수피해가 이번처럼 크지는 않았습니다. 산발적으로 퍼붓는 집중호우는 손쓸 틈도 없이 피해를 남겼습니다.
홍천연합회에서 전해온 1차 피해상황(글, 사진)을 공유합니다.
홍천연합회의 10개 공동체가 전체적으로 피해를 보았습니다. 특히 홍천지역에서 가장 저지대인 서면지역(두미반곡, 어유포) 공동체는 필지가 50cm이상 침수되어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홍천에는 경지정리가 되지 않은 다랭이 논이 많습니다. 다랭이논은 계단식 논으로 되어있어 논둑유실이 전체적으로 발생했습니다. 1차 피해 접수된 필지가 약40여개입니다.
▲홍천 명동리공동체 김병우 생산자의 논 침수
산과 인접한 필지들이 많아 산에 골이 패인 곳과 맞닿은 밭에 토사들이 빗물로 쓸려내려와 농작물을 덮어버렸습니다. 1차 피해 접수된 필지가 약20여개입니다. 수확기를 앞두고 계속되는 비로 땅이 늪으로 변해 수확하는 어려움을 겪거나 진흙이 많은 필지는 아예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적은양의 물이 흐르던 곳이 개울형태로 파여 나가 농기구가 진입을 못해 수확을 못하고 있는 필지들이 다수 있습니다.
▲홍천 주음치공동체 김계암 생산자의 풋고추밭 붕괴, 매몰
▲홍천 유치리공동체 강장원생산자 고추 침수
▲홍천 유치리공동체 용준순 생산자 단호박 침수
채소도 피해를 빗겨갈 수 없습니다. 1차 피해는 가시적으로 나타나 필지에서 수확기를 앞두고 여문채로 썩어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수확이 가능한 채소들도 정상 공급되어도 훨씬 빠르게 포장지 내에서 짓물러져 버립니다. 현재 발병중이거나 물러져가는 채소들이 해가나면서 훨씬 빠른 속도로 썩거나 물러져 버리는 2차 피해도 우려됩니다.
▲홍천 유치리공동체 원용호 생산자 미니단호박
▲홍천 유치리공동체 원용호 생산자 미니단호박
[주요피해작물별 피해현황, 노지/시설 공통]
작물 | 피해형태 | 피해 면적 | 비고 |
고추/건고추 | 습해로 괴조바이러스, 역병발생 | 계속 증가하고 있음 | |
오이 | 습해 및 광합성 부족으로 열매가 성숙되지 못하고 대부분 낙과됨 | 계속 증가하고 있음 | |
단호박 | 수확기를 앞두고 그대로 썩어감 | 2,100평 | |
미니단호박 | 수확기를 앞두고 대부분 썩어감 | 2,000평 | |
토마토 | 방울, 완숙 모두 열과가 심하고 병해가 급속도로 확산됨 | | |
부추 | 시설 침수로 수확포기 | 1,000평 | |
블루베리 | 집중호우로 필지내 골이파이면서 묘목 유실됨 | 25평 | |
상추, 생채, 로메인 외 쌈채류 | 짓무르거나 상태가 양호해도 유통과정에서 짓물러 수확포기함 | 1,100평 | |
시금치 | 침수로 짓무름현상 심함 | 200평 | |
양상추 | 짓무름 심해 수확포기 | 1,500평 | |
애호박 | 침수로 수확포기 및 습해피해 | 2,900평 | |
중파 | 침수 및 습해피해 | 800평 | |
피클오이 | 침수피해 | 600평 | |
그 외에도 동홍천공동체 박창학생산자 하우스 100평 3동이 파손되었으며 약1,000평이 산사태로 토사에 묻혀버렸습니다. 인사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습니다.
▲홍천 박창학 생산자 시설 붕괴, 매몰
홍천연합회 사무국에서 계속 비피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피해가 증가될 것이라 하네요.
생채기난 땅과 생산자의 마음이 속히 회복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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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계속 옵니다.
그것도 모자라 어떤 날은 집중호우가 내려 생산자분들의 마음을 더 심난하게 합니다. 지난 7월 13일과 14일에는 내면공동체로 가는 국도가 산사태로 막혀 물품출하에 어려움을 겪었고 생산자분들의 필지도 유실되거나 토사가 밀려들어와 손을 못 쓰게 되는 상황들이 발생했습니다. 지대가 낮은 두미반곡과 어유포공동체는 밭과 논이 침수되어 수확하려던 애호박을 전량 포기하게 되었고 배밭은 정상정인 생육을 위해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보름이 넘게 계속되는 비로 2011년과 같이 건고추와 잡곡 수확량이 급감하는 상황이 발생될 기미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고추는 탄저병이 돌기 시작했고 잡곡정식은 밭이 질어 미뤄지고 있는데다 이미 심은 잡곡은 호우로 쓸려 내려간 게 많습니다.
해를 보지 못한 작물들은 갑자기 다가오는 고온다습한 기후를 감당해내지 못하고 그대로 누워버릴 겁니다. 생산자분들은 이때쯤이면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그래도 밝은 해를 보기는 해야겠지요. 남부지방에는 비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지역별로 적당한 기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홍천연합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