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인문, 문화콘텐츠, 글쓰기
작가는 어떻게 몰입하는가
:글을 파는 콘텐츠 생산자, 작가들의 세계
김미숙 지음|푸른사상 예술총서 32|153×223×18mm|304쪽
28,000원|2023.12.31.|ISBN 979-11-308-2129-0 03800
■ 도서 소개
‘글을 파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공감과 실질적인 조언들
드라마 작가이자 문화연구자인 김미숙 교수(가톨릭관동대학교)의 『작가는 어떻게 몰입하는가』가 푸른사상사의 <푸른사상 예술총서 32>로 출간되었다. 작가가 콘텐츠 생산자가 되어 대중에게 작품을 내놓는 시대가 된 오늘날, 이 책은 ‘글을 파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작가가 어떻게 몰입해서 ‘돈이 되는’ 작품을 쓰고 완성하는지, 몰입을 위해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또한 저자는 드라마 작가, 웹소설 작가, 웹툰 작가, 방송 구성작가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 저자 소개
김미숙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불어를 공부하고 서강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방송을 전공했다.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연구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드라마 작가이자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로 드라마 작가, 웹소설 작가, 웹툰 작가, 구성작가 등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으로 미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과 드라마 작가 집필 시스템을 살펴보는 연수를 다녀왔다. 드라마 <Y2K>(MBC) <명동백작>(EBS) <김수로>(MBC), 다큐멘터리 <직지>(MBC) <금속활자, 그 위대한 발명>(MBC) <세상을 바꾼 금속활자, 그 원류를 찾아서>(MBC) <벽초 홍명희>(MBC) <아시아의 미수교국 캄보디아>(KBS) 등을 집필했고, 저서로 『소설 장영실』 『우리 언론인이 되어볼까』 『난무, 폭풍의 화가 변시지』 『드라마 작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이 있다.
■ 목차
▪책머리에
part 1 스토리, 문화산업 융성의 시대를 만나다
1. 유사 이래 글을 써서 이렇게 돈을 많이 버는 시대는 없었다
2. 어쩌다가 이야기가 그토록 잘 팔리는 사회가 되었나
3. 허균이 홍길동을 지금 썼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4. 조선의 3대 도적 홍길동, 임꺽정, 장길산은 어떻게 콘텐츠화되었나
5. 조선시대 스토리 유통망, 책쾌와 세책점
6. 인간은 왜 이야기를 좋아하는가:뇌과학으로 본, 스토리텔링하는 자아
part 2 작가는 어떻게 몰입하는가
1. ‘돈이 되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
2. 글을 쓰는 건 쉽지만 돈이 되는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3. 작가가 된다는 것은 능력의 한계를 허물고 몰입을 경험하는 일
4. 몰입으로 향하는 3단계를 알아야 한다
5. 뇌과학으로 ‘몰입의 3단계’를 말한다
6. 콘텐츠 생산자인 작가의 몰입은 어떻게 다른가
part 3 글을 파는 콘텐츠 생산자, 작가들의 세계
chapter 1 끝없는 협업 속 치열한 경쟁을 하는 드라마 작가의 세계
1. 야구가 ‘투수 놀음’이라면 드라마는 ‘작가 놀음’
2. 드라마 작가들의 숨은 조력자, 드라마 기획 프로듀서
3. 성공을 맛본 중견 작가들이 말하는 드라마의 세계, 드라마 집필 과정
chapter 2 대리만족과 ‘사이다’로 ‘매출’을 올리는 웹소설 작가의 세계
1. 웹소설 작가에 주목하는 이유
2.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웹소설 시장의 주인공은 웹소설 작가
3. 미디어 콘텐츠 생산자로서 웹소설 작가를 만나다
4. 매출 전쟁 중인 웹소설 작가의 세계:시작은 가볍게, 시련은 혹독하게, 보상은 두둑하게!
5. 소결:원천 스토리를 가진 웹소설 작가들의 영향력 확대
chapter 3 총성 없는 전쟁 속 영상문화를 이끄는 문화선발대, 웹툰 작가의 세계
1. 웹툰 제작 최전선에 웹툰 작가가 있다
2. 영상화, 노블코믹스 등 K-웹툰 확장 속 위력을 뽐내고 있는 웹툰 작가
3. 상상력을 웹툰으로 만드는 사람들, 웹툰 작가를 만나다
4. 소결:웹툰 작가는 가장 강력한 매체를 이끄는 콘텐츠 실험가
chapter 4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주도하는 구성작가의 세계
1. 왜 구성작가에 주목하는가
2. 방송 콘텐츠 생산자로서 구성작가를 만나다
3. 구성작가는 공동 연출이나 다름없는 ‘프로그램 제작본부’
4. 소결:능력껏 살아남는 구성작가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의 핵심 주체
▪참고문헌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이 책은 그 거친 길에서 작은 등불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집필하게 되었다. 평생 ‘글을 팔아서’ 먹고살아 온 작가로서, ‘글을 팔아서’ 먹고살고 있는 작가들과 작가 지망생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온 연구자로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묶었다. 글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고 훌륭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사람들도 많지만 내가 굳이 이 책을 쓰려고 했던 것은 나 스스로 누구보다도 많이 실패해보았고 글 때문에 많이 좌절하고 주저앉았던 사람들을 만났으며 그들을 연구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글을 쓰는 데 실패해본 사람들에게 더 요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예술성과 작품성을 우선에 두는 순문학이 아니라 상품성을 추구하며 ‘글을 파는 사람’이 되겠다고 작정한 사람들에게 조금 더 공감이 가는 글이길 바란다. (중략)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지만 깊은 데로 들어가서 쓰지 않는다. 몰입하지 않는다. 얕은 물가에서 깨작깨작 그물질을 한다. 그곳에 쓸 만한 물고기가 있을 리가 없다. 문제는 자신이 얕은 물가에서 그물질을 한다는 사실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그물을 던지고 물고기가 잡히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어부이고 글이라는 것을 쓰고 있으니 작가라고 생각한다. 얕은 물가에 큰 물고기가 없듯이 얕은 수준의 글쓰기에서 성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중략)
글을 쓰는 일도 똑같다. 재능으로만 글이 써지지 않는다. 더구나 문화상품의 콘텐츠로 글은 급변하는 문화 트렌드를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근면함과 성실함을 가지고 깊은 곳, 몰입에 들어가서 글을 써야 경쟁력이 있는, 상품성이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작가로 살면서, 작가 연구를 하면서 ‘돈이 되는 글’을 쓰고 싶은데, 글 쓰는 게 돈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났다. 그런 이들의 경험과 나의 경험, 그리고 연구 과정 속에서 만난 많은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 출판사 리뷰
선사시대부터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마음을 나누었다.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를 떠돌며 더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발전되어 사람들의 시름을 달래주고 우리 삶과 함께해왔다. 인간이 문자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 이야기는 책으로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전해졌다. 이는 연극, 판소리, 탈춤, 창극, 소설 등 여러 형태로 진화했고, 기술과 문명의 발전에 따라 드라마, 영화, 웹소설, 웹툰, 다큐멘터리 등으로 분화되며 어느덧 문화산업 융성의 시대를 맞았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글이라는 콘텐츠를 파는 생산자가 되어 대중들에게 작품을 내놓는 시대, 글이 돈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평생 ‘글을 팔아서’ 먹고 살아온 드라마 작가이자, 작가와 작가 지망생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온 김미숙 교수는 거칠고 고달픈 작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은 등불이 되려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펴냈다. 글은 문화상품 콘텐츠의 하나로서 문화 트렌드를 면밀하게 살펴야 상품성을 가질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근면함과 성실함을 가지고, 몰입을 통해 글을 써야 경쟁력이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드라마 작가, 드라마 기획 프로듀서, 웹소설 작가, 웹툰, 작가, 구성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만의 집필 방식과 노동의 특징, 그리고 정체성을 이 책에 상세하게 담고자 했다. 나아가 작가들과 저자의 실제 경험을 통해 어떻게 몰입을 통해 작품을 쓰고 완성하는지, 몰입을 위해 어떤 작업이 필요한지, ‘글을 파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공감과 실질적인 조언을 건넨다.
1장에서는 이야기가 문화산업 융성의 시대를 만나 어떻게 돈이 되는 콘텐츠가 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와 함께 생존하고 즐기며 살아왔는지에 대해 고찰한다. 2장에서는 작가가 몰입을 통해 이야기를 써내는 과정과 몰입을 위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3장에서는 대중적인 상품성에 주목하여 글을 쓰는 콘텐츠 생산자로서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미디어 콘텐츠 작가 연구를 하는 것은 거대한 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이해하는 데 매우 긴요한 작업이기도 하고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작가들의 성향과 특징들을 파악하여 그들이 어떤 조건들과 싸우며 글을 쓰고 있는지 살피는 데 유용하다.
■ 책 속으로
인간이 이야기에 빨려드는 것은 인간 자체가 스토리텔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내면 소통, 즉 자신과 소통하는 방법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김주환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라고 생각하는 존재는 세상에 드러나는 존재이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존재이며, 느끼고 반응하는 존재다. 이렇게 의식에 드러난 ‘나’가 곧 자아(self)인데, 자아는 기억의 덩어리이고 따라서 이야기의 덩어리다. 그런데 인간의 자아는 하나가 아니다.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인간의 자아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밝혀내 심리학자로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지금 말하려고 하는 기억자아, 경험자아, 배경자아에 대한 연구가 뇌과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성과로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대니얼 카너먼 등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자아가 여러 개라고 하는데 특히 김주환 교수는 기억자아(remembering self), 경험자아(experiencing self), 배경자아(background self)로 나누어서 ‘나’가 ‘나’와 하는 소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매우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매 순간 우리 자신에게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46쪽)
아마추어 작가 또는 작가 지망생과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작가의 차이는 한마디로 몰입을 경험하며 글을 쓰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몰입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이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처음 작가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아무런 통제가 없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 방황한다. 실제로 작가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하기 힘든 일이 작가로서 루틴(routine)을 잡는 일이다. (66쪽)
드라마 작가들의 몰입과 작업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없던, 혹은 있더라도 별도의 타이틀이 필요할 만큼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았던 제작사의 TV 드라마 기획 프로듀서의 등장 배경과 역할을 질문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제작 방식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생산 주체들의 역학관계, 달라진 TV 산업 구도 안에서 새롭게 정립되는 미디어 노동자들의 정체성, 그리고 이들 미디어 노동자들이 TV 드라마에 부여하는 문화콘텐츠이자 상품으로서의 가치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106쪽)
웹툰, 웹소설, OTT 등 모바일 환경에서 개인 디바이스를 가지고 경험하게 되는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개별 콘텐츠가 힘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같은 콘텐츠가 거대하게 뭉쳐서 하나의 플랫폼화가 되고, 그런 플랫폼화된 것을 ‘덩어리 느낌’으로 즐기는 세상이 되었다. 수집된 데이터를 가지고 수용자들의 경향을 빠르게 파악한 플랫폼은 수용자와 계속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콘텐츠 구성을 큐레이션(curation)하고 생산자들은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예전처럼 좋은 작가, 좋은 작품이 있으면 사람들이 와서 봐주는 시대가 아니라, 수용자, 미디어인 플랫폼, 그리고 콘텐츠 생산자가 계속 소통하면서 거대한 콘텐츠 산업을 만들어가는 삼각 구도의 시대로 변했다고 볼 수 있다. (2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