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성의 성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운남성의 리장으로 왔어요.
도착한 날 비가 많이 와서 비행기 착륙할 때 무진장 무서웠답니다.
삐끼 아줌마 따라 깨끗한 나시족의 목조가옥인 객잔(민박)에서 짐을 풀고,
담 날 아침 리장고성 산책을 나왔지요.
고성의 미로같은 골목길을 굽이굽이 졸졸졸졸 흐르는 어여쁜 수로.
전, 그만 리장을 사랑하고야 말았답니다.

리장고성의 밤풍경은 더욱 아름답지요.
수로를 따라 홍등이 켜지는 이쁜 골목길들.
바뜨,
중국인들이 모여드는 음식점엔 시끄러운 국적불명의 음악들이 판을 치고,
제일 시끄럽던 가게, 이름은 레게 바.
중국고성에 왠 레게? 거기 사는 소수민족인 나시족 의상을 입은 아가씨들이 춤을 추던
이상한 모습.
아아, 이 아름다운 리장에도 중국인의 혐오스런 상술은 판을 치고...
정말 슬픈 리장의 밤 풍경입니다.
(그래도, 뒷 골목은 조용하고 아름답지요.)

우리가 묵었던 객잔이 있는 골목길.

리장엔 고성과 옥룡설산, 그리고 호랑이가 뛰어 건넜다는 호도협이 최대의 볼거리지요.
호도협은 비가 많이 오면 위험한 계곡이라 포기했고, 옥룡설산에 갔어요.
거기 산중에 '고장난 시계'라는 이름의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데요,
옥룡설산 안에 숙박업은 허락이 안된다는데, 이 아저씨 혼자만 허가를 받고 게스트 하우스를
열었다네요. 옥룡설산이 좋아 혼자 사는 우리나라 아저씨인데요, 음식솜씨 기가막힙니다.
우리가 묵었던 방에서 바라본 풍경. 옥색의 계곡이 펼쳐져 있어요.
제가 여행하며 묵었던 숙소 중 최고의 숙소!!!

옥룡설산의 최고봉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순서를 기다리며...
중국인들로 인산인해, 중국사람들 하도 시끄러워서 밖에 나와 기다리던 지루한 오후.

우리가 올라갈 즈음, 설산에 구름이 끼었어요.
케이블카가 구름속으로 들어갈 즈음...정말 무서웠다구요.
중국의 탈 것들은 내내 절 공포에 떨게 했지요. 왜 그럴까요...음.

숙소에서 바라 본 옥룡설산의 모습.

케이블카에서 내려서도 계단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야해요.
산소가 부족해서 빨리 걸어도 안돼요. 숨이 차서 열걸음 이상을 걸을 수 없어요.
우박도 내리기 시작하고, 그래도 사진 찍을 땐 '브이~~~'.
4,584미터 (까지만) 무산소 등정~~~~~~
중국사람들은 다들 산소통을 입에 대고 올라갔어요. 므흣~

유에포는 내내 먹는 사진 밖에 없어요. 중국음식도 어찌나 입에 맞아 하던지...
선재와 저는 배탈이 두번씩 났는데, 유에포는 끄떡 없었어요.
자외선이 강한 고산지대에서 썬크림도 안 바르고 다녀서 새까만게 정말 중국사람
같더라구요.
저희 사진 찍어줄때도 늘 이렇게 말했어요.
' 이~ 얼~ 싼~ 찰칵!'

리장에서 따리로 가는 버스표를 끊었는데, 저런 버스에 올라야했어요.
좋은 볼보버스도 있던데, 우리가 시간을 잘 못 맞췄나봐요.
출발할 땐, 웃었지만.....도착했을 땐, 어땠을까요.
암튼, 다른 도시 보다도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였던 '리장'의 모습을 여행기 삼아
올립니다.
두번째 간 중국.
한 나라에서 제일 많은 도시를 방문한 나라가 중국이지요.
갈수록 중국은 좋아지는데, 중국사람들은 싫어지니....
아름다운 유산과 자연에 걸맞는 민도를 갖춘다면 더욱 더 아름다울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직까지 배가 살살 아파요.
그래도, 우리의 '정로환', 진짜 좋은 약이예요.
끝~~~~~
첫댓글 음악은 깜깜한 밤, '고장난 시계' 털보아저씨 차를 타고 옥룡설산의 숙소로 가는 길에 차 안에 흐르던 'A love idea'.^^
그 오지(?)에서 왜 이런 류의 음악이 흐를까요? 떵리쮠의 질펀한 뽕짝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흡족한 여행이었군요. 여름휴가 사진인데 두툼한 겨울옷을 입고 있으니 무지 있어보입니다.
그러게요..우박 맞으며 덜덜 떨던게 엊그제 같구만..근데, 저 옷들 털보아저씨한테 빌린 옷 들인데, 그래도 있어보이나요?
잘 다녀오셨군요~^^
네, 덕분에요..캠핑사진 보니까, 담에 꼭 따라 붙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당장 텐트 사야겠네요. 장비가 장난 아니던데...
여행 마지막 날, 성도에서 아프카니스탄 피랍사건 얘기를 들었는데...우리가 여행을 떠난 날에 피랍되어 아직도 그 사지에 있다니...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취하고자, 사람 목숨을 쥐고 흔들다니...어떤 식으로든 용서 받을 수 없겠지요. 그들의 신 조차도 용서하지는 않을 것 입니다. 아...착잡해...
헉~~ 케이블카도 타셨슴까??? 용케 번개 안맞고 살아오셨네..... 다음엔 그런거 타지마십쇼!! 세계적으로 사고가 많은요즘인데 중국네 케이블카 웬지~~ 암튼 좋은 여행되셨다니 부럽습니다...
그쵸? 중국 캐이블카 왠지...정말 무서웠어요..덜컹거릴 때 마다...
난 위의 사진들 중에서 유에프오님의 국수가닥 처다보는 사진이 젤 맘에 들어요. 뭔지 모르지만 저 냥반 참 끌리는 부분이 있어. 그냥 솔직할 것 같애요. ( 이정도 이야기 했으면 최소한 나에게는 거짓말 못하겠지? ㅎㅎ )
저런 스탈을 좋아하시는구나...
저도 계속 배가 살살 아픕니다... 정로환 조차도 안듣습니다 ...@.@
그럼, 맘을 곱게 써 보세요..휘릭~
아,열흘이나 좋은여행 잘 다녀왔군요...근데 난 왜 배가안아프지?.. 비여행형인가?..근데 사진들은 무척보기좋네.. 이제 그동안 밀린 연습들하시려면 아마 손가락이 잘 안돌아갈겁니당...선재만 빼고...ㅎㅎ
댓츠 롸잇! 선재는 여전히 쌩쌩하더구만요..8월 공연이 문젭니다..아, 더워~
사진중에 옥색 빛의 계곡물..... 참으로 아름답네요.....
그런데서, 옹기종기 모여 캠핑하며 악기들고 노래하고...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옥빛 계곡이 아니더라도 한번 뭉쳐봐요!
좋은추억을 만들며 재충전 하셨군요.. 다시 힘차게 일상생활을 시작하면서 아자~~
감사합니다..여행형 인간은 여행으로 재충전! 돌아온 일상이 고맙고 행복하게 해 줍니다.
유에포님은 중국체질이신가 봐요. 그분은 정로환도 전혀 필요없으셨겠지요?
원씨가 중국성이라는 얘기가 있던데...안그래도 전생에 중국인이었나보다 많이 얘기했었죠...정로환 한 알도 안 먹은데다가, 한식으로 식사를 하려고 하면 삐질려고 하더라구요~ 전, 당분간은 짱깨 안 먹으려구요...
세계는 넓고... 한국은 좁다 ...!!... ...는 세상이 되었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