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매월 여행하기 좋은 ‘걷기여행길’을 선정한다. 주춤하던 코로나
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는「도심 속 숨은 여유를 찾는 길」이라는 테마로 9월 ‘걷기 좋은 여행길’을 선정하였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수도권 지역은 추천 관광지에서 제외했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면서 호젓하게 걷기 좋은 길과 유난히 푸른 바다를 끼고 걷는 길, 도심과 가까운 숲길까지 ‘우리 동네에 이런 길이?’하는 생각이 들 법한 길을 추천한다. 모두가 힘든 시기인 요즘은 도심 속 걷기 여행도 잠깐은 미뤄두는 게 좋겠다. 해당 지역을 방문 시에는 마스크 착용은 필수며 개인 위생 관리에 철저히 신경 써야 한다. 이달의 추천 걷기여행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두루누비’
1. (부산 서구) 그린웨이 서구 일주로 4코스 대신공원 숲길
공원을 거니는 사람들
나무사이로 보이는 계곡
편백나무숲 사이 벤치
숨어있는 듯한 공원 들어가는 길
아이들이 만든 돌담
대신 공원 입구
대신공원 입구 위에서 바라본 모습(도심 속 공원)
잘 마련된 산책로
대신공원은 구덕산 아래 수원지 중심으로 정비된 자연공원으로 약 70년된 편백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부산시민을 비롯한 서구지역 주민들의 자연휴식처로 사랑받는 곳이다. 도시 안쪽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고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가벼운 차림으로 걷기에도 부담없다.
입구의 높고 긴 계단이 부담스럽게 느껴지지만, 3분 정도만 걸어 올라가면 되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계단을 지나 산책을 시작하면 대신공원의 자랑인 편백나무 숲이 오른쪽에 보인다. 높고 울창한 편백나무는 그늘을 만들어주고, 여기저기에 벤치와 평상들이 위치해 있어 먹거리를 준비해 쉬고 가기 좋다.
상부쪽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공원으로 모여 커다란 수원지를 만들었는데, 산 능성과 어우러진
수원지 주변에서 책을 읽거나, 여유롭게 명상을 즐기는 것도 이 공원을 즐기는 방법이다. 수원지
상부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은 수심이 얕고 시원하여 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기기 안성맞춤이고,
어른들은 돈이 들지 않는 주말여행을 계획 할 수 있다.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계곡 옆에 약수터가 있어 주민들이 식수로도 이용
하며, 지나가는 여행객의 목을 축이기에도 좋으니 참고하자. 등산객들은 대신공원을 출발점으로
광주광역시 동구는 시민들의 운동 실천율을 높이기 위해, 생활 인접 공간에 도심건강길 8곳을 조성했다. 도심건강길은 건강 산책로, 문화 산책로, 가족 산책로, 치유의 숲길, 실버 산책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완만하고 길지 않은 코스로 구성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다닐 수 있는 길이다.
특히 주민들이 생활하는 인접 공간에 건강길이 조성되다보니 평일에도 찾는 시민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7코스 읍성길은 2.4Km의 짧은 코스이지만, 푸른 초목이 가득한 공원들, 테마가 있는 다양한 거리, 그리고 곳곳에 숨은 역사의 발자취까지, 발길이 닿는 곳마다 볼거리가 가득하다.
읍성길은 순환형의 코스로 어디에서 시작하더라도 상관은 없지만, 두루누비 어플과 함께 걸을 예정이라면 장동 로터리가 길의 시작이 될 것이다. 읍성길 산책의 처음이자 마지막 코스가 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는 눈 호강할만한 장소들이 많다. 배롱나무꽃이 가득한 아담한 숲길, 문화생태공원의 빼곡한 초목들, 눈이 시원해지는 하늘마당의 들판 등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 있다.
또한 읍성길을 걷다보면 생생한 역사의 기록들과 독특한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다. 광주학생항일
운동의 발상지인 전남여자고등학교, 금남로 공원의 평화의 소녀상, 5.18 민주광장 외에도 역사의
복원을 주제로 국내외의 유명 건축가들이 제작한 광주폴리 조형물들이 바로 그것이다.
설명을 적어둔 안내판에는 QR코드를 삽입해 다양한 언어로 안내를 받을 수 있으니 이용해보기를
추천한다. 그 외에도 읍성길 내의 예술의 거리, 웨딩의 거리, 아시아 음식문화거리에서는 각 테마
강원도 강릉 위촌리는 전국 유일의 촌장제 운영 마을로, 400여 년이 넘도록 도배례를 이어오고
있다. 역사와 전통의 소중함을 이처럼 잘 알고 있는 곳도 드물다. 이름마저도 정겨운 바우길 11코스는 여기서 시작된다.
위촌리를 지나 평화로운 전원이 펼쳐진 논밭 길을 지나면, 그 옛날 사임당이 아들 율곡을 데리고 서울로 향했던 죽헌저수지 길에 이른다. 초목으로 둘러 쌓여있는 저수지에는 호방한 기상이 비쳐든다. 사임당과 율곡의 흔적을 따라 걷다 보면 이내 곧 그들이 태어났던 오죽헌이 나타난다. 나라의 지폐에 그려진 위인을 무려 2명이나 배출한 대한민국 대표 명당의 기운이 느껴진다. ‘오죽’이라는 이름을 대표하는 까만 대나무가 뒤뜰 가득하다. 한국 전통가옥의 최고라고 손꼽히는 선교장이 오죽헌의 뒤를 잇는다. 푸른 연꽃잎 사이로 수줍은 듯 고개를 내민 연꽃과 교태를 뽐내는 배롱나무꽃에 쌓인 활래정이 장관이다. 전통미가 주는 매력에 자긍심마저 품게 된다. 관동 8경을 대표하는 경포대에 올라 바라보는 경포호수는 기나긴 여정의 백미다. 넓은 호수 둘레로 평화로운 수변 산책로는 누구나 한 번쯤 걸어보고 싶은 모습을 하고 있다. 호수를 걷다 보면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 숲길이 나오고, 숲을 지나면 최고의 여성 시인인 허난설헌과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의 저자 허균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을 만나게 된다. 이 공원은 허난설헌 생가 터,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전통차 체험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우길 11코스는 약 18.3km에 달하는 장거리 걷기 길이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거리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구간이 펼쳐져 걸을만하다. 전국 어느 길을 보더라도 바우길 11코스만큼 명소들이 많은 곳이 있을까 싶다. 그덕에 볼거리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길 곳곳 적재적소에 다양한 형태의 이정표들이 설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 또한 없다. 명소들을 지나는 길목에서 쉽게 대중교통을 탈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세종호수공원은 각기 다른 테마의 인공 섬 5개소를 중심으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잔디밭, 야외
무대, 카페, 미술관 등등 다양한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세종호수공원에는 총 8.8km 길이의 산책로가 있다. 산책로는 A, B, C 등 총 세 가지의 코스로 나뉜다. 공원 중앙에 있는 수상무대섬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한 바퀴 도는 산책로가 A코스, 북쪽이 B코스다. C코스는 공원 전체를 한 바퀴 도는 길이다. 세종호수공원 A코스는 1.7km 길이로, 누구나 가볍게 걸을 수 있을 만한 산책로다. 예상 소요 시간은 30분 남짓이다. 중간에 쉬어갈 만한 지점이 많아 여유롭게 일정을 계획하는 것도 좋다.
세종호수공원 A코스에서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전통 정원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길은 연꽃데크와 장남정 등이 있는 전통수변공원으로, 다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숲으로 이어진다. 한쪽으로는 그네 등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마당이 펼쳐져 있기도 하다. 수생식물 군락 사이로 거닐거나, 인공 모래사장인 마로니에비치에서 선텐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A코스의 매력이다. 세호교(세종호수교) 앞에 놓인 평화의 소녀상도 꼭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