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을 찾아 떠나는 세계문화여행 - '큰말'과 '작은말'
영원한 인간사랑 ・ 2023. 11. 23.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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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을 찾아 떠나는 세계문화여행 - '큰말'과 '작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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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9. 18:46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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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을 찾아 떠나는 세계문화여행(아시아편)
'큰말'과 '작은말'
이 드넓은 대초원의 유목 생활에서 말을 타지 않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말과 함께 모든 일들이 행해진다. 그래서 몽골을 '말의 나라'라고 흔히 말한다. 네 살배기 코흘리개도 걸음을 배우면서 동시에 말 타기를 배운다. 보통 시골 어린이들은 수십 킬로 떨어진 먼 학교를 혼자 말을 타고 통학을 한다. 그런데 지금 울란바타르와 같은 도시의 어린이들은 말을 못타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두고 몽골 어른들은 '말을 못타는 몽골인도 있다'고 걱정한다.
광활한 몽골 대초원을 학술 답사하다가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난처한 일이 벌어지곤 한다. 남자 대원들은 초원으로 가서 대강 돌아서서 소변을 볼 수 있지만, 여자 대원들은 아무리 걸어가도 몸을 가리고 일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흔히 보자기나 양산 같은 것으로 겨우 몸을 가리고 일을 보게 된다.
태어나면 말타기로 시작하는 몽골어린이
말타고 있는 몽골어린이
이와 같은 드넓은 초원 생활에 적응하면서 몽골의 문화와 언어도 이에 맞게 생겨나게 되었다. 소변이나 대변이 보고 싶으면 몽골에서는 '말보고 싶다.[모리하라레]'라고 말한다. 말을 타고 초원 멀리 가서 용변을 보고 오는 데에서 생긴 어휘이다.
그래서 몽골에서 대변을 '큰말'이라고 하고, 소변을 '작은말'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유래하여 '큰말'과 '작은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그대로 썼고 국어사전에도 올라간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어에 '오줌 마렵다'라는 말이 있다. 이 때 '마렵다'라는 말도 몽골어의 '말보고 싶다'라는 어휘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마렵다'의 옛말을 찾아보면 '
다'이다. 이때 이 어휘의 어근은 '
-'인데 이것이 오늘날 표준말로는 '마렵다'로 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남부 지방 사투리에서는 아직도 '마랍다'로 쓰고 있다.
한편 요즘 젊은 사람들이 어른에게 "목 마려우실 텐데 시원한 물 좀 드시죠?"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목이 마려우시지요?'나 '목 마렵지?'라는 말도 흔히 듣는다. 이것은 사용해서는 안 되는 틀린 말이다. '오줌은 마려운 것'이라고 말해야 하고 '목은 마르다.'라고 말해야 한다. '목이 타다'라든지 '목이 마르다'라는 말을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말 큰 사전〉에 나오는 '큰말'이나 '작은말'이나 '오줌 마렵다'는 말의 뿌리는 몽골어의 '말보고 싶다'라는 말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큰말'과 '작은말' (어원을 찾아 떠나는 세계문화여행(아시아편), 2009. 9. 16., 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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