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역사]/한반도 인물 2015/09/06 13:44 김 혁
수필, 시는 물론 평론에 이르기까지 친일행위를 일삼았던 서정주는 훗날 “일본이 이렇게 쉽게 망할 줄을 몰랐다”며 사죄의 변을 밝혔다. 시대적으로 어쩔 수 없는 친일행위였다는 어처구니 없는 변명을 통해 자신의 과오에 스스로 면죄부를 발급한 것이다. 더욱이 일본이 망하지 않았다면 친일 매국 행각을 더욱 화려하게 펼쳤으리라는 위험천만한 발상이기도 하다.
친일행각 이후에도 전두환 독재정권에 대한 아부와 찬양으로 일관한 서정주는 그야말로 지성인의 고뇌는 눈곱만큼도 찾을 수 없는 기회주의자적인 삶으로 일관했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해방 이후 민족반역행위에 대한 처벌의 칼날도 피해간 서정주를 용서하고 문학사적인 가치로만 평가하자고 주장한다. 이 같은 주장은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사회는 친일파 후손들이 권력을 틀어쥔 채 활개를 치며 망국의 지름길을 갈고 닦을 수 있는 밑천(?)이 아닐까 싶다. 더욱이 서정주 등 상당수 친일파 문학가들의 글이 수 십 년째 문학교과서를 수놓고 있다.
하지만 역사는 바뀌고 있다. 교과서에서는 지금 이광수나 최남선 등 친일파 대신 문학작품을 통한 항일운동을 벌였던 이육사 등의 작품이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훌륭한 시인이기에 작품으로만 평가하자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이런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문학은 삶에 대한 성찰과 깊은 사유의 결과로 나오는 것인데 그의 시는 언어적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서 ‘만일 서정주 같은 유명시인이 프랑스에서 독일에 아부하는 시를 써서 부역했다면 과연 한국에서처럼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드골 총리의 회고록에 따르면, 1944년 8월 나치에서 해방된 프랑스 정부는 과거 청산작업에 들어가 2년여에 걸쳐 약 1만 명의 부역자를 처단했다. 특히 당시 지식인을 상대로 한 숙청작업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지식인은 자신에 대해서만 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상과 전염력을 호소로 타인의 사상에도 감염을 시키기 때문에 중죄로 다스렸던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의는 과정의 정당성이 그 핵심이 된다. 다시 말해 서정주의 문학적 사고는 과정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 다른 이의 희생을 대가로 자신의 안위를 지킨 가운데 나온 미학의 추구가 ‘작가의 치열한 시(詩)정신’이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자가 정의를 주장하지는 못할망정 자기 신념에 반하는 글을 쓰도록 강요를 받았을 때 최소한 ‘침묵’이라는 저항이라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서정주의 작품을 찬양하는 건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그러나 친일 행위를 해놓고 천수 만수를 다 누렸던 자에게 명예까지 하사하는 동정만은 베풀지 말자. 글재주나 손재주가 남다르다고 해서 민족을 배반하고, 한반도를 짓밟은 일본을 찬양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해서야 되겠는가.
/김은희
출처:http://blog.ohmynews.com/yby99/324157
첫댓글 대중에게 전파 하는 위력은 언론과 지식인의 발표 이지요 대가리가 아무리 좋아도 올바른 가치관이 없으면 사회에 해악 나옵니다
추천 누름니다 ^^
6,70년대에 배웠던 수많은 문학작품, 그중에 일제에 부역하며 민족정신을
어지럽혔던 이광수,서정주,박목월, 노천명등의 시를 아름답다며 외치며
배우게 하는 이그러진 문학사속에 수많은 우리 선열들의 작품은 어디에
있는가!!
마땅히 그들의 작품은 소거되야만 한다.
박목월도 친일시인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