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잠수역사를 정리하다 보면 아주 기초적인 자료조차 정리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저마다 '정통'과 '원조'를 강조하는 바람에 매우 혼란스럽고 워낙 군소집단의 이합집산이 심해 계보의 추적이 힘들어 실체 파악이 어렵다.
영어의 "컴머셜(Commercial Diving)"은 우리말로 "산업잠수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컴머셜다이빙을 상업잠수라고 한다.
컴머셜을 상업으로 번역하든 산업으로 번역하든 간에 틀린 것은 아니지만
우리말의 상업은 오히려 레저잠수에 어울리는 용어다.
따라서 컴머셜 다이빙은 산업잠수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법률상 산업잠수사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저촉을 받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잠수사는 수산업법에 저촉 받는 사실을 참고로 알아둬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는 해양국가의 유리한 조건하에 있으면서도
해양개발에 대한 의지와 지식, 정책부재 등의 소극적 자세 때문에 질적 양적인 변화 없이 지금까지 유지해 온 반면 해양선진국들은 끊임없는 도전과 모험 속에서 잠수분야를 급속도로 성장시켜 왔다.
우리 나라의 잠수역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기록 자체가 전무할 뿐만 아니라 계보의 자료조차도 빈약한 실정이다.
더욱이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우리 나라는 46년간 일제의 식민 치하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 계보의 추적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잠수계보는 결국 일본잠수계보를 참고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주위가 바다로 둘러 쌓인 섬나라로 옛날부터 바다와 특별히 깊은 관계를 가져왔다.
일본의 잠수 역사에서 잠수사라는 직업이 정착한 것은 메이지(明治)시대다.
이때에 제조된 잠수기구만 수 천대에 달했다고 하니
잠수가 차지하는 비중과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름할 수 있다.
일본은 메이지 시대부터 이어온 수준 높은 잠수기술과 지속적인 장비개발로 인해 ‘러일전쟁’ 때 여순 항에 침몰된 배를 성공적으로 인양할 수 있었고, 오늘날 일본의 잠수어업과 수중토목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일본의 잠수기술과 개발된 장비는 짐작컨대 36년간 식민 치하에 있던 한국인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추측은 현재도 당시에 사용했던 재래식 헬멧장비로 교각건설, 수중 고르기, 피복석 거치 등 수중토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수중 토목 분야 만큼은 현대식 장비가 오히려 불편하다고 할 정도로 사용 빈도가 높아 왔다.
일제시대부터 재래식 헬멧장비를 사용한 재래식 헬멧 잠수사의 신분은 대개 하층계급의 부자 관계, 형제 관계, 친인척에 의해 사용되었거나 대물림 해 왔다.
지금은 품질이 우수한 장비의 출현과 산업구조의 급속한 변화에 밀려 기술 전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재래식 헬멧 장비는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1840년 시베가 발명한 것으로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가 약 150년에 걸쳐 잠수산업에 애용해 왔다.
재래식 헬멧장비는 산업잠수의 전형적인 상징물로서 해군에서는 MK-V로 칭하고 민간에서는 일명 머구리라고 부르는데,
머구리(潜もぐる)라는 호칭은 해방을 전후해 잘못 전해진 그릇된 호칭이다.
머구리의 정확한 어원은 옛 개구리, 즉 잠수사를 지칭한다.
우리 나라의 잠수발전사는 일본의 영향아래 성장해 왔고 1950년 6월 25일 일련의 비극을 겪으면서
1950년 이후 반세기에 걸쳐 한국 해군의 잠수관련부대들이 잠수계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해상작전을 위한 잠수관련부대들이 한 둘씩 창설됨으로서 한국에도 스쿠버라는 새로운 잠수장비가 등장하게 되었다.
스쿠버란 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합성어이다.
독립된 휴대용 잠수기구를 잠수사가 물 속으로 직접 가지고 들어가 숨쉬는 「수중자가호흡기구」를 말한다.
이 장비는 1943년 2차 세계대전 말기의 독일 점령지인 프랑스에서 프랑스 해군 대위인 자크-이브. 쿠스토(Jacque-Yves Cousteau)와 고압가스 전문가이자 공학자인 에밀 가냥(Emile Gagman)에 의해 발명된 것이다.
미 해군의 경로를 통해 한국 해군에 등장한 스쿠버는 암흑 속을 걷고 있던 한국인에게 새로운 수중세계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주도적 역할은 해군의 잠수 관련 부대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폴리텍대강릉캠퍼스www.kopo.ac.kr/gangneung는 그런 과정을 통해 탄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