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 해뜨기 직전 창가로 모여 일출을 기다립니다.
이 장면을 남쪽방향으로 난 창문을 통해 볼 수 있었으니
연수원 장소는 정말 기가막힌 위치에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번째 일정을 위해 도계역에 모두 집합하였습니다.
평소 한산한 도계역도 오늘만은 철도동호인들로 북적댑니다.
열차를 타러 오신 지역주민 분들도 젊은사람들이 몰려온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셨을 겁니다.
도계하면 생각나는 스위치백, 인클라인, 그리고 이후 건설된 8km의 우회선로
이제는 국내최장의 루프터널인 솔안터널이 추가되겠지요.
선로이설이 끝나면 폐지가 될 도계-통리간 스위치백 구간을 다함께 열차를 이용해 시승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열차 안에서는 다들 사진을 찍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그동안 수십번 이 구간을 지나다녔지만 열차가 이렇게 높은 고도차를 극복하고 왕래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도보로 통리-심포리-흥전-나한정 구간을 답사해보고픈 소망이 있습니다.
(이미 다녀온 분들도 몇 분 계시죠.^^)
영동선의 여객견인기관차는 이제 대부분 전기기관차로 대체된 모양입니다.
가감속 능력이 뛰어나고 효율이 좋다는 호평을 들어왔던 터라
심한경사를 올라도 그다지 힘겨워 보이지 않아 든든합니다.
증기기관차로 힘겹게 올라왔던 시절, 아니 더 이전에는 사람이 직접 걸어서
이렇게 경사가 심한 구간을 왕래했다고 하니
참으로 우리는 편리해진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통리역을 벗어나 동백산 삼각선 부근의 솔안터널 공사현장을 방문합니다.
버스를 이용하여 비탈진 도로를 따라 들어간 다소 외진 곳에 있었는데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공사현장 관계자분들께서 나오셔서 저희 일행들을 반겨주셨습니다.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프리젠테이션도 있었습니다.
스크린에 비친 현장약도를 보면 현재의 우회선로와 비교해 보았을때
루프터널의 반경이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전체 터널 구간의 길이는 16.2km에 달하며 출구간의 고도차는 387m나 된다고 합니다.
전체 구간의 평균 구배를 계산해보면 약 23.8퍼밀 정도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의 심포리를 경유한 우회선로의 최대 30퍼밀에 비하여 다소 완화된 구배이며
터널 가운데 교행역(신호장)및 대피장소를 설치하여 열차운행의 안전에 대비하였습니다.
2001년부터 동백산역, 도계역쪽의 출구에서부터 굴착공사를 시작하였으며
공기를 줄이기 위해 터널 중앙부로 통하는 사갱을 측면에서 새로이 뚫고
추가장비들을 운반하여 굴착공사를 동시에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그 결과 2006년 12월에 이미 전 구간이 개통된 상태입니다.
버스를 타고서 사갱을 통해 직접 현장으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부가 상당히 넓었습니다.
터널벽면은 숏크리트 타설로 단단하게 지지되어 있어서 견고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열차가 다닐려면 마무리공사나 환기설비가 완전히 마무리 되어야겠지요.
내후년인 2009년에는 이 터널을 통해 정동진의 동해바다를 구경하러 갈 수 있겠습니다.
국내최대터널 공사현장에서 이처럼 기념촬영시간도 가졌습니다.
간단한 점심식사 후 다음일정을 위해 추전역을 방문하였습니다.
한국철도 최장의 터널을 이미 답사했으니
한국철도 최고의 역을 함께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
지나가는 열차의 기관사님들이 행여 놀라실까
다들 조심스럽게 위치를 잡고 촬영을 합니다.
추전역의 또 하나의 명물은 제천방면 약 500m지점에서 시작되는 정암터널입니다.
한때 우리나라 최장의 터널이면서 산업철도의 상징물처럼 여겨졌지만
하나 둘씩 새로운 장대터널들이 건설되면서 그 위치를 내어 주었습니다.
높은 지대답게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노란색 보선차량과 어울립니다.
추전역에 머무는 동안 약 3개 열차가 통과하였는데
그 동안은 다들 열차를 바라보면서 소속을 떠나 다 같은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동호인들의 열정을 하나로 모아 철도문화의 한 굵은 줄기를 이루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제 마지막 일정을 접고 아쉬움을 추전역에 남겨둔채 태백역으로 돌아옵니다.
이번 행사에 다양한 성격의 철도동호단체가 함께 모였지만
전날 있었던 세미나를 통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행사기간 동안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하는데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분의 배려에 감사드리고
기관과 동호인이 서로 도움이 되는 발전적인 관계가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마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