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조선일보 2008.04.19 / 여론/독자 A29 면 기고자: 이영순 (서울대 인수공통질병연구소 소장 )
전북 김제에서 지난 4월 1일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급속히 확산되어 전남지역으로 확대되더니 이제는 충청, 경기, 전북 등으로 널뛰듯이 번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닭·오리 주(主)생산지가 초토화되는 건 시간문제다. 문제는 이번에도 초동 방역은 실패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두 차례 커다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1차는 2003년 12월부터 102일간 음성 등에서 19건이 발생하여 528만 수(392개 농장)가 도태되어, 1500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보았다. 2차로는 2006년 11월부터 104일간 익산 등에서 7건이 발생하여 280만 수(460개 농장)가 도태되어 582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본 바 있다.
이번의 발생은 15건 이상 발생이 확인되어 벌써 400만 수 이상의 도태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2000억원 가까운 손실이 추정된다.
AI는 이처럼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지만, 정말로 우려되는 것은 이것이 인수(人獸) 공통전염병이라는 점이다. 2003년부터 2008년 3월까지 48개국에서 사람에서 발병이 확인됐으며, 감염된 373명 중에서 236명이 사망할 정도로(사망률 63%)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다(세계보건기구·WHO). 지금도 동남아시아에서는 AI의 사람감염이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들의 감염이 걱정된다. 따라서 발생지역 주민과 방역요원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경제적 손실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귀중한 인명 피해는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AI 홍역이 왜 되풀이 되는지 우리의 방역 체계를 짚어봐야 한다. 개선할 점이 많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첫째는 방역기간 설정이 잘못됐다. 그동안 방역당국은 기온이 올라가면 AI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동절기 방역대책에 따라 11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를 방역기간으로 설정하여 갖가지 방역대책을 추진해왔다. 그렇지만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더운 나라에서도 AI가 연중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철새는 북에서만 날아오는 것이 아니다. 남쪽으로 갔던 철새가 다시 우리나라로 오기도 하지 않는가. 따라서 이제부터는 동절기뿐만이 아닌 연중 특별 상시 방역체계로 가야 한다.
둘째는 방역 내용에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예방에는 적은 예산을 투입했고, 발생 후속 조치에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말하자면 현재의 방역체계는 감염 발생에 따른 사후 뒷수습 위주 정책이었으며, 살처분 보상 비용 등에 과다한 예산이 집행됐다. 이것을 사전 감시 활동 강화로 돌려,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에 의한 감염원의 조기 검색 및 확산 전 초기 근절이 되도록 바꿔야 한다. 방역 전문가들 견해로는 이 방법이 오히려 현재 방역예산의 20~30%만 든다고 한다. 이 방법은 2006년 인도와 루마니아에서 이미 성공을 거두었다는 보고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동 통제의 문제다. AI가 의심되는 닭·오리 농장에서는 정밀검사에 들어가서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며칠간 농장주들이 자기네 닭과 오리를 먼 지역으로 몰래 이동시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금 AI가 여러 지역에서 미친 듯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동 통제가 전혀 되지 않은 탓도 있다. 방역당국은 강력한 이동 통제를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상비용의 현실화 등으로 이런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2003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AI의 반복적 발생 상황과 올해처럼 동절기가 지나서도 크게 발생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나라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과 같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풍토병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정책당국의 발 빠른 특단의 대책을 촉구한다.
[고찰]경성/07/차은주
거의 매년 조류독감이 문제화되어 이슈가 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조류독감이 발생되어 어마어마한 손실액을 초래하였다.
평소 닭을 좋아하고 즐겨먹는 나도 조류독감이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릴때는 찜찜해서 닭을 안사먹었는데
연중행사처럼 치뤄지는데다가 항상 문제가 터지고 나면 정치계 인사들이 나와 안전하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안심해서 먹어도 된다고 하니 이제는 '아..올해도.. 어김없이 터지는구나.. '싶을을 뿐 처음 몇년간 만큼처럼
유달리 닭을 피하지는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매년 잠깐동안 문제가 되었다가 사라져서 익숙해진 탓이 아닐까 싶다.
매년 나타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왜 매년 또 조류독감이 유행이 되는 것일까.
기사에 나와있는것처럼 아무래도 방역문제가 제일 클 것이라고 본다. 예방이 우선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차후 대비책에
많은 돈을 쏟아붓는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방역방법으로는 앞으로 절대 조류인플레엔자를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에 많은 예산이 예상되더라도 예방우선의 방역을 한다면 해가 거듭될 수록 커지는 손실액을 줄일 수 있고,
농가에도 조류독감 문제가 생길때마다 같이 늘어나는 근심을 덜어줄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광우병, 조류독감, 콜레라.. 제발 이런 단어들이 뉴스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에게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을 위해서라도 보건당국은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