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재해 속에 있는 우리에게 오늘의 안전을 묻다!
도시의 청소부가 주운 버려진 아이, 그리고 두 여자. 인간의 고유성을 시험하는 세계와의 사투
진영, 샤오, 민준은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 소설은 대리모가 된 두 여자의 이야기이다.
진영은 고향인 북쪽의 B시에 있는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에 비극적인 사고로 딸을 잃게 된다. 진영은 딸을 잃은 뒤 상실감을 극복하고자 대가가 없이 다른 사람의 아기를 낳아주는 이타적인 의미의 대리모가 되는데, 예기치 않은 변수로 인해 뜻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게 된다.
샤오는 진영과 달리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로 대리모가 되는 사람인데, 샤오도 문제없는 출산에 이르지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 두 사람의 삶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데 이것이 이 소설에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구성적 사건에 해당한다.
다른 한 축은 서울시 청소 용역 대행회사 직원으로 일하는 오민준의 이야기다. 그는 일을 하다가 새벽에 누군가 공원에 갖다 버린 아기를 발견한다. 그가 아기를 발견하는 순간부터 시작해 하루 동안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보충적인 사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벼려진 아이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민준은 버려진 아이를 안고 노모에게 가고 노모는 병원으로 가서 진찰 받게 한다. 민준은 아이를 신고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아무튼, 누가 아이를 버렸을까. 누가 아이들을 이 세상으로 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일까. 아이는 샤오가 버렸을 수도 있고, 진영이 버렸을 수도 있다.
“아기를 오지 못하게 막는 것은 누구인가. 희우는 그것이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 다른 사람들이, 제도가, 종교가, 국가가 막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희우는 이런 나쁜 일이 평생 힘들고 성실하게 살아온 자신에게 굳이 일어나야 했는지,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 자신의 인생에는 조금의 문제도 있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