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거인 60
짱돌 던지는 아이
윤미경 글, 이선희 그림
무선⎢153X215X10mm⎢164쪽⎢초등 3~6학년
2023년 8월 23일 발행⎢값 14,000원
ISBN 978-89-11-13054-2 73810
#가족 #관계 #사랑 #신뢰 #사춘기 #우정 #꿈 #야구
답답한 섬도 싫고 자신의 어깨에 지워진 짐들이 무겁기만 하다.
그래서 석이는 애꿎은 짱돌을 사방에 던진다.
가슴속에 돌멩이를 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묵직한 위로와 응원
석이는 남해안 끝자락에 있는 섬, 는개도에 산다. 아빠가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자, 엄마는 생계를 위해 횟집에서 일한다. 아빠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슬픔도 잠시, 집안일과 동생들을 챙기는 건 모두 석이의 몫이 된다. 답답한 섬도 싫고 자신의 어깨에 지워진 짐들이 무겁기만 하다. 그래서 석이는 애꿎은 짱돌을 사방에 던진다.
섬사람들의 숙명이 애처롭게 보이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상실의 고통을 함께 껴안는 따스함이 돋보이는 동화이다. 석이가 던지는 돌멩이는 마치 가슴에 맺힌 응어리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슴에 돌멩이 하나쯤은 품고 살아간다. 그것이 원망이든 두려움이든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든, 크기와 무게가 조금 다를 뿐 모든 사람이 돌멩이처럼 단단한 응어리를 갖고 있다. 작가는 이 동화를 통해 가슴속에 돌멩이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묵직한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치유하고 한 걸음 가까워지는,
비로소 단단한 가족이 되는 과정
석이네 가족에게 불현듯 비극이 날아든다. 배를 타고 나간 아빠는 거센 풍랑을 만나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 아빠가 맞은 풍랑처럼 불현듯 석이네 가족은 각자 말 못 할 상처를 입는다. 석이 엄마는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을 나선다. 일을 찾는 과정마저 녹록지 않다. 석이는 엄마가 홀연히 떠나 버릴까 두렵고, 집 안에는 돌봐야 하는 동생들이 기다린다.
석이네 옆집에는 풍란할매가 산다. 풍란할매는 섬에 남은 사람 중 유일하게 는개풍란을 두 번이나 캤다. 는개풍란은 너무 귀해서 손에 넣으면 대신 목숨으로 갚아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 때문일까. 할매는 는개풍란을 두 번 캐고, 그때마다 남편과 아들을 잃었다. 할매는 석이의 엄마가 자기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석이네 가족을 한 식구처럼 살뜰히 보살핀다. 석이에게는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어른이다.
석이가 다니는 는개분교에 같은 학년 친구는 세 명뿐이다. 그중 한 명인 동철이는 틈만 나면 석이에게 시비를 건다. 동철이 아빠는 사고 당일 석이 아빠와 같은 배를 타고 나갔다가 가까스로 혼자만 살아 돌아왔다. 석이 아빠가 양보한 부표를 받은 탓에 동철이 아빠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어쩌면 동철이는 불편한 마음을 석이에게 시비를 거는 방식으로 푸는 걸지도 모른다.
섬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이 짊어진 숙명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들은 모두 저마다의 상실을 겪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흔들린다. 가족이 흔들리면 그 안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은 혼란스러워하며 방황한다. 그래도 가족이 흩어지지 않고 같이 치유해 나간다면 이전보다 더욱 단단한 가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 또한 약하게만 보이지만 그런 상실을 겪고 한 발 더 성장해 나가면 튼튼한 뿌리를 갖게 될 것이다.
작가 소개
글 윤미경
이야기와 동시를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2012년 황금펜 문학상에 동화 〈고슴도치, 가시를 말다〉가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무등일보 신춘문예, 푸른문학상, 한국아동문학회 우수동화상, 시와경계 신인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시간거북이의 어제안경〉으로 MBC 창작동화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서로는 동시집 《쌤통이다, 달님》, 《반짝반짝 별찌》, 동화책 《전국 2위 이제나》, 《쓸모가 없어졌다》, 청소년 소설 《얼룩말 무늬를 신은 아이》, 그림책 《공룡이 쿵쿵쿵》, 《우리는 어린이예요》 등 여러 권이 있습니다.
그림 이선희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겨레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꾸준히 어린이책과 역사책에 그림을 그렸으며, 일상과 자연을 벗 삼은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생활사박물관〉 시리즈, 《우리나라가 보여요》, 《산과 친해지는 세밀화 그림책》 등에 그림을 그렸으며, 쓰고 그린 첫 책으로 《낭만정원》이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sunny_ma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