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역사상 단연코 최고의 승부사 마이클 조던도 이럴 때가 있었습니다.
야구로 외도를 하다 복귀한 95년, 조던의 컴백 경기는 NBA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였고, 언론 매체는 조던의 컴백 소식으로 70년만에 최고의 호황 상태를 맞습니다. 이렇게 다시 예전의 센세이션을 되찾은 조던은 형의 번호인 45번을 달고 다시 불스를 플레이오프로 이끕니다.
동부 준결승에서 샤킬 오닐- 앤퍼니 하더웨이의 동부 강호 올랜도 매직을 만납니다. 올랜도 매직 역사상 최전성기의 해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때 조던의 실력이 별로였다고 오해를 하시고 계시지만, 95년의 조던은 그때마저도 리그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단순 위대함을 떠나서 실력으로도 리그 최고였죠. 폭발적인 퍼스트스텝과 고공 더블클러치와 덩크, 정확한 풀업점퍼와 페이더웨이, 여전했습니다. 95 플레이오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던은 샬럿과의 1차전에서 거의 홀로 호네츠를 도륙내고, 올랜도와의 경기에서도 올랜도 수비를 조각조각 바숴버립니다. 스피드가 예전같지 않을 뿐, (그때의 스피드도 대단했습니다. '예전 자신의' 번개같은 스피드가 아니었을 뿐) 그의 위력은 여전했습니다. 오로지 93년도에 커리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잠적하여 그때와 오버랩 되어 다소 약해보일 뿐이지요. 95년 불스는 1차 3연패의 주역 호레이스 그랜트가 고스란히 올랜도의 전력의 중추가 되어, 골밑이라고는 룩 롱리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반면 올랜도는 2년만에 유잉을 밀어내고 동부 최강의 센터로 군림한 샤킬 오닐과 호레이스 그랜트의 더블 포스트가 있는데다가, 초절정기의 퍼스트팀 멤버 페니 하더웨이에 수비력과 삼점슛 일품인 닉 앤더슨까지 있으니 상대가 될리가요. 아무리 조던과 피펜이 분전해도 골밑에서 상대 자체가 되질 않으니 게임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리바운드는 샤킬과 호레이스가 싹 쓸어가고, 롱리는 샤킬에게 시리즈 내내 잡아먹혔습니다. 조던과 피펜이니까 그나마 6차전까지 갔죠.
여하튼 조던이 예전의 '감각' 을 찾지 못했음은 여실히 드러납니다. 6차전에서 조던의 4쿼터 막판 활약에 힘입어 불스는 1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권을 갖습니다. 공은 언제나 그렇듯이 조던의 손에 맡겨집니다. 승리는 따 놓은 당상이었습니다. 1점차로 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기고 있는데다가, 공은 마이클 조던 손에 있습니다. 올랜도 관중들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변이 생깁니다. 닉 앤더슨의 압박수비를 상대로 그를 따돌리고 하프라인을 넘어오던 조던은 갑자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뒤에서 자길 노리고 달려오는 앤더슨의 존재를 까맞게 잊어버리고 맙니다. 조던이 하프라인을 넘기가 무섭게 앤더슨은 몸을 날려 조던의 공을 쳐냈고,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검은 손 -_-;;에 놀라 조던은 볼을 키핑하려 허둥대다 그대로 앤더슨과 뒤엉켜 바닥에 넘어지고 맙니다. 매직의 Fastbreak! 질풍같이 돌진하던 앤퍼니 하더웨이는 같이 달려오던 호레이스 그랜트에게 바운드패스를 찔러넣었고 그대로 호레이스는 친정팀의 림을 부숴버릴 듯 토마호크를 찍어버립니다. 어떤 어려운 드리블을 하면서도 볼 키핑이 확실한 조던답지 않은 안일하기 짝이 없는 실수였습니다.
1점차로 순식간에 뒤지게 된 불스는 할 수 없이 타임아웃을 부르고, 조던의 마지막 클러치샷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너무도 많이 봐 온 광경이 펼쳐집니다. 마지막 한 방을 노리는 조던의 아이솔레이션........., 그런데 조던은 방금 전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기가 죽었던 것인지, 예전같으면 수비수를 체인지 오브 디렉션으로 날려버리고 솟아올라 깨끗한 풀업점퍼 위닝샷을 작렬할 그 상황에서 난데없이 박스아웃 하고 있는 피펜에게 어정쩡한 패스를 주었고, 전혀 싸인이 맞지 않은 그 어이없는 패스를 당연히 받지 못한 피펜의 허무한 표정과 함께 경기는 마무리 되어버립니다. 올랜도 매직 역사상 최고의 날이었습니다. 미칠듯이 환호하는 관중들 속에서 전 선수들과 감독이 뛰어나와 방방 뛰면서 승리를 자축했고, 샤킬 오닐은 호레이스 그랜트를 목마태우고 환호합니다.
우리가 봐오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 다른 선수였으면 '그게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멍청한 짓이냐', '농구하다가 딴 생각이라도 한 것이냐' 등등 비난의 목소리가 쇄도했겠지만 조던이니까 잠자코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실로 조던이라고는 믿기 힘든 어처구니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마이클 조던 농구인생 전체를 통틀어 두 번 연속으로 실수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두 번 연속 부진했던 경기도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만큼은 두번씩이나 엄청난 실수로 팀을 패배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이클! 뭐 하고 있는거야?! 뒤를 보란 말이야!!!
뭐, 이 일은 결국 또다시 조던의 자존심만 건드려 놓은게 되죠... -_-;
이로부터 딱 1년 후, 이 때 상처받고 밥 먹고 농구 연습만 한 조던은 예전보다 떨어진 스피드를 더더욱 정확해진 슛과 더욱더 강해진 파워로 커버하며, 불스를 역대 최고기록인 72승으로 이끌더니 또다시 동부 결승에서 올랜도 매직을 만나 '사실상의 파이널' 소리까지 듣던 그 시리즈에서 매직을 스윕으로 작살내고 우승, 네 번째 파이널 MVP에 선정되며, 그 해 정규MVP-올스타MVP-파이널MVP-득점왕의 4관왕 자리를 싹쓸이합니다.
첫댓글 역시 무서운 조던....
아 유명한 장면이군요ㅎㅎ... 피펜:'마이클도 인간이다;;'
저 이경기 고1중간고사 때,공부도 안하면서 라이브로 봤지만..마지막 공격에서 피펜과 조던의 사인이 맞지 않았죠..보시면 피펜 손까지 들면서 3점 라인 밖에서 마이볼하고..수비는 당연히 조던에게 쏠리고,피펜에게 와이드오픈 찬스가 생기자 조던은 욕심없이 3점라인밖의 피펜에게 패스..그런데 피펜은 어이없게도 가만히 서 있다가 돌연 인사이드로 파고들고..패스미스
그것보다는 피펜이 자신에게 오픈찬스가 나서 손짓을 하는데 조던이 바로 패스를 해주지 않고 슛쏠 것처럼 뛰어올랐죠. 그래서 피펜은 조던이 슛을 쏠 줄 알고 바로 리바운드를 위해 골밑으로 뛰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근데 그 순간 조던이 뒤늦게 패스를 한거죠. 결국 사인이 맞지않은 거죠.
피펜 컷인 잘했는데
마이클도 인간이다ㅋㅋ
정말 코비의 의지도 두렵지만 마이클은 ㅎㄷㄷ
저 장면은 6차전이 아니라 1차전으로 기억하고있는데요,, 45번을 달고 뛴 마지막경기,,경기후 앤더슨이 "45번의 조던은 23번의 조던만큼 두렵지(?)않다"라고 말해서 2차전부터 23번을 달고 뛰었었죠,,,AIR JORDAN11을 처음 선보인 시합이기도 하죠^^
저 화면은 원래 흑백이 아니라 컬러인 화면은 MBC에서 흑백처리한 거겠죠? 컬러였으면 더 보기 좋았을텐데..
이 경기에서 조던은 굳이 이 장면이 아니라도,그리 좋은 경기를 펼치지는 못했습니다..3쿼터까지 6점(?:좀 불확실한데 되게 못 넣었습니다)에 그쳤고(후반 내내 조던의 역대 최소득점 경기를 보여주는 차트가 계속 나올 정도였으니..),3쿼터까지는 올란도가 비교적 여유있게 앞서갔죠..하지만,조던이 4쿼터에 갑자기 날아다니기 시작하고,결국 4쿼터에만 몰아넣어서 20점 가까이 넣었죠(이 날 19득점으로 기억해요)..경기도 결국 역전시키고..하지만 마지막 1분사이에 결정적인 두개의 턴오버..조던의 몸도 유난히 무거워 보였고,아무튼 조던 개인으로서도 지지리 안 풀린 경기였고 그래서인지 표정도 경기 내내 매우 안 좋았어요..
속공에서 덩크 성공시키고 그랜트 막 흥분해서..시카고가 타임아웃 부른 후,벤치에 들어와 앉아서도 쉴새없이 뭐라고 중얼거리던 모습도 기억나고..조던이 좌절한 표정으로 타임아웃 부르는 모습이 슬로우비디오로 지나가고..앤더슨이 쳐낸공을 순식간에 잡아내서 바로 속공으로 밀고 나가는 페니의 모습은 감개무량할 정도네요..
6차전은 109대 101인가...로 앞서고 있다가 역전패 당한 경기이지 않나요?? 비제이 암스트롱이 3점 넣고...점수차 크게 벌어져서 거의 승리를 굳혀갔는데...순식간에 역전당한거..그런 느낌이 드는 경기가 마지막 경기였던거 같은데..ㅎㅎ 그저 머리속지식이라 정확하지가 않음...
PO 탈락후 마이클을 각성시켰으니.. ㅡㅡ; 마이클도 인간이다
오히려 이런 모습에서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군요 ㅡ.ㅡ;
그리고 1년후 피펜은 다시 말했다..."마이클은 인간이 아니다";
피펜, '인간인 줄 알았다.'라고 말해 파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박ㅋㅋ
'사실상의 파이널' 소리까지 듣던 그 시리즈에서 매직을 스윕으로 작살내고 우승 ==> 진짜로 이 부분 읽고 닭살이 살짝 돋았습니다..ㄷㄷㄷ
흠... 피펜이 참 착하네요... 오픈찬스에 서 있다가도 마이클이 슛모션취하자마자 리바운드 잡으러 뛰어들어오는... 그자리에 그냥 있었으면 오픈찬스 샷을 넣었을지도 ...
착하다는표현이랑은 좀 안어울리는거같은데^^;;
피펜 거짓말쟁이...마이클은 인간이 아니야!
이글 보니까 조던이 클러치타임? 3점슛 던지려다 하킴한테 블락당하고 경기끝났던게 생각나네요. 이것도 복수를 했을지..
피펜은 한입가지고 두말하는군효
마이클도 인간이다..
마이클은 이때만 인간이었다.
제목만 보고도 이 플레이가 나올줄 알았습니다. 마지막의 피펜과 사인이 안 맞은건 정말 아쉽네요. 당연히 조던이 던질거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98년 Last Shot할때 보니, 조던이 이때와 똑같이 파고들때도 삼점라인뒤에서 가만히 있더군요. 왠지 정말 아쉬웠던
이 방송이 언제 일때는 몰라도 한국방송인거 같은데 이렇게 한국에서 nba방송을 특집(?)으로 했다는게 왜 이렇게 아쉬울까요...ㅜㅜ 포스트 조던을 기대합니다~^^
저방송 mbc 에서 98년 우승 끝나고 좀지나서 해준거에요 전 테이프로 있습니다 ...
조던 11 과 조던 10.. 난 왜 이런거만 보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공감
인간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