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 | |
오랫동안의 학업과정을 마치고 청운의 꿈을 품은 여러분의 힘찬 출발을 축하한다. 또 자녀들 뒷바라지에 고생하신 부모님들에게도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러나 우리사회가 소위 말하는 일류 직장을 젊은이들에게 풍족하게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학업을 마친 젊은이나 그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편치 않아 보인다. 안타까운 실정이지만 몇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우리사회에는 특이하게도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있다. 회사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고 젊은이들은 일할 직장이 없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모순이다. 그런데 양쪽의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해가 된다. 학생들은 급여수준이나 근무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회사의 입장은 다르다. 당장 일할 수 있는 역량이 없어 장기간 회사에서 교육을 시킨 후 역량이 검증되면 만족할 만한 급여를 제공할 수 있고 또 본인이 회사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도 학생들이 너무 성급하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것처럼 보이고 급여도 높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이해는 한다. 그러나 여기서 잠깐 기업의 수명을 보았으면 한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관련 ‘포춘‘이라는 잡지의 조사에 따르면 30년 전 미국에서 1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 중 62%가 현재 탈락된 상태라고 한다. 미국에서 100대 기업에 포함된다고 하면 엄청난 규모의 대기업이다. 또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에 조사한 비슷한 통계를 보면 상장기업 700여개의 평균수명이 33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유는 파괴적 기술 혁신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의 한 전문기관은 2030년 정도에 인간의 수명은 100살 정도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니 현재 대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여러분의 인생과 함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직장을 선택해야 할까? 작은 회사이지만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미래지향적인 회사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런 회사는 여러분들이 충분히 알 수 있고, 또 면접을 통해서 그 회사 임직원들의 열정과 패기를 보면 같이 일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싶은 회사인지를 파악 할 수 있다. 지금 사회에서 성공한 기성세대들도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성공했다. 여러분들을 위해 높은 자리를 만들어 놓고 기다리는 회사는 없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자리가 만들어 지는 것이니 땀 흘리는 젊은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구직하는 젊은이들에게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제시하면 구인난의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필자를 포함한 기성세대가 자신들이 성장한 젊은 시절을 잊어버리고 자녀들에게 안정성 있는 직장만을 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해 본다. 앞에서 언급한 통계를 보면 전적으로 안정성이 있는 회사는 없는데도 말이다. 만약 모두가 그렇게만 권유한다면 이는 국가적인 위기임에 틀림없다.
사회적 성공의 열쇠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한 연구에 의하면 성공 요인은 우리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지능이나 재능이 아니다. 꿈을 향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끈기와 기백이다. 또 지능이나 재능은 끈기와 관련이 없다. 그러면 기백과 끈기를 길러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 불행하게도 끈기를 향상시키는 방안에 대한 학문적 연구 결과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하나를 소개해 보겠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코렐 드웩’박사는 인간의 뇌가 외부환경에 반응을 계속 할수록 지속적으로 변화해 간다는 사실을 학습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현실적 문제 해결을 위해 훨씬 더 강하고 집요한 노력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가 있다. 즉, 끈기있게 노력하는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지능만 있고 끈기가 없는 학생 보다는 훨씬 높다는 것이며, 여러분의 성공이 직장의 선택과도 관련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여러분의 끈질기고 열정적인 노력과 훨씬 더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꿈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서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직장을 선택하기 바란다. 대기업과 안정성에만 여러분의 전부를 걸지 않기를 바란다. 미래는 여러분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고, 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주인공이지 않는가? 여러분의 행운을 기원한다.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