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뚫어 질테다~!! 요즘 유행하는 말이다...
우리집에 너무나도 반듯한...고정관념을 머리속에 가득채우고...고집스럽게 완전 부동자세로 차렷하고 있는 녀석하나가 있다...
그녀석과 눈만 마주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무언가로 가리고 싶어질 만큼...집안의 분위기에 심하게 영향을 끼치는 녀석이다...
그 이름 하여...냉..장..고....도대체 저 덩치큰 녀석을 어디로 숨기지..?
글찮아도 큰 가구가 싫어서 모든 가구들을 소형으로..혹은 책장두께의 얇은 것들로 마련을 했는데...
저 냉장고라는 녀석은 어쩔 수 없이 지덩치 그대로의 몸통을 고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그 것의 비중이 주방을 완전 좌지우지 할 정도이다보니...머리를 지어짜서라도 아이디어를 낼 수 밖에 없다...
저 덩치큰 냉장고를 숨기는 아이디어...;;; 그러곤 떠오른 생각하나를 갖고 또 며칠을 고민해 보았다...
과연 현실가능성이 있는 좋은 생각일까..싶어서....
그러다가 바늘 한땀한땀의 인내심도 막바치에 이르렀고...오늘 날을 잡았다...
저 덩치큰 냉장고 녀석을 반듯한 모범생의 자세에서 삐뚫어진 일진의 자세로 바꿔주기로...ㅋ
그리고는 어느정도...뱃속이 홀가분 해짐을 느낀다...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은 듯 어깨도 가볍고 발걸음도 가볍다...
그치만...발바닥은 시종일간 쫓아다닌 탓에...무지 따금거리고....아프다...;;;
책장도 옮기기로 마음을 먹은 오늘은....
사진상으로는 이사 온 집 같다...
오늘이 우리집 이사한 날인거 같은...ㅋ
이 어질러진 집을 언제 정리한다냐...?
하구선 어찌나 쏘다녔던지...
이젠 팔이 아니라 발바닥이 내 발바닥 돌리도~~를 외치는 듯...;;
냉장고를 저렇게 삐뚫게 돌려놓고...더이상은 녀석과의 시선 맞추기를 거부해본다...
그리고...17년이란 세월속에 바랠대로 바랜 몸통의 색깔도 입혀보기로 했다...
과연 페인트가 먹할까...?도 염려하면서...
그래도 일단은 페인트붓을 갖다대어 보았다...
오~~생각보다는 제법 페인트빨이 받는다...
제법 뻐띵기지 않고 페인트를 잘 받아먹는다...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가...
고집불통 일 줄 알았는데..의외로 변화에 빠른 수긍을 해주는
이 무까끼한 냉장고 녀석.....고맙다....!!
잘 먹어준 페인트위에 이젠 빈티지한 칠판을 걸어주고...
영자신문이 프린트된 천도 붙여주었다...
그랬더니 제법 냉장고의 자테를 가릴 수 있게 되었고...
왕레몬까페에서 구입한 자작나무잎을 따 쓰지 않고 보관해 두었었는데...
요긴하게 쓰이게 되었다...
영자신문의에 자작나무 잎을 붙여주고
잡지책꽂이를 디피하니 제법 삭막한 가전제품의 냄새는
사라져 주시고 부드러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내친김에 오늘은 천을 이용한 가리개를 더 만들어주기로 한다...
이렇게 옆면이 마무리 되지 않은 쌀통에
이쁜 프린트의 천을 가리개로 달아주기로 하고...
다림질도 하지 않고 글루건으로 붙여주었다....
나중에 물을 뿌려 주름을 펴주면 끄읕~!!
책장정리도 마무리 해주고...
가벽처럼 책장을 놓고 싶었으나 혹시나 집이 어두워지고 답답해지지 않을까를
염려하여 몇날 몇일을 고민만 하다가 드뎌 오늘 가벽으로 놓아두었는데...
괜한 고민이였다...훨씬 더 아늑하고 이쁘다...;;
진작에 옮겨놓을 것을..시간만 낭비하고 에너지만 소모했다...
저렇게 앞모습은 단순한 책장이다..
그 뒷모습에 재미를 더하기로 하고...
못질 해 줄 자리를 정하기위해 살펴보고 있다...
수납하기 까다로운 범랑들을 걸어두려고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한 상태였는데...
더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그래서 저렇게 책장 뒤에다가 못을 박고...
범랑들을 걸어두었다...
그리고 짝잃은 외기러기 신세가 되어버린
컵들도 줄을 맞춰 걸어주고...
변화를 주니 더 좋다는 딸램들이 간식을 챙겨먹고 있다...ㅎㅎ
그리고 싱크대 옆면도 이렇게 스텐냄비를 걸어주고...
앞치마와 가방도 걸어두었다...
저 벽면도 얼릉 페인트로 마무리 해줘야 하는데...
한계라는 벽에 부딪힌 체력이
너 좀 쉬어라....하더니...
오래 쉬었다 싶은데도...
더 쉬어라...한다...;;;
지금은 비록 이렇게 심플한 모습이지만...
패널을 이용해 더 이야기를 보충해줄 생각이다...
이렇게 오늘 깜짝 리폼으로 마무리 된 우리집 주방의 풍경이다...
반듯한 자세로 차렷~!! 하고 있은 냉장고가 저렇게 삐뚫어지니 한결...
가볍고 경쾌한 주방이 되었다...
아....빨랑 집에 가고 싶다...ㅋ
책장 앞쪽엔 미쿡에서 건너 온 후추통들이 자릴 잡았고...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들은 나의 사랑스러운 주방에서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다....
주인장이 모두 외출을 하고 없어도...
빈 집에서 나의 소품들이 쫑알쫑알 수다를 떨며 자신들만의 시간에...
자신들만의 수다를 엮어나가길 바란다...
그렇기에 좀 더 알콩달콩한 이야기들이 많은 인테리어 이길 바란다...^^
첫댓글 멋져요... 너무
와우
와....
와우 좋아요~~~
좋네요.
굿뜨네요..ㅋ
좋으네요
예쁜소품들이 눈에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