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10년, 아이나르 미켈센 대위가 이끄는 덴마크 원정대는 그린란드에서 악전고투를 벌인다. 임무는 두 가지. 3년 전 먼저 탐험을 떠났다 실종된 1차 원정대원 세 사람의 유해를 찾는 것과 상황이 허락하면 그들이 하기로 했던 임무를 하는 것이다. 1차 원정대의 임무는 그린란드 북동쪽에 위치한 피어리랜드가 그린란드와 육지로 이어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NASA의 케이프 모리스(Cape Morris)를 포함한 북부 피어리 랜드(Peary Land)의 위성 이미지.
당시 미국은 피어리랜드(Peary Land)가 그린란드(Greenland)와 바다인 피어리 해협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으니 그곳이 미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북극점을 최초로 밟았다고 알려진 미국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Robert Peary, 1856-1920)가 1892년 그린란드 북동쪽을 탐험한 후, 그곳이 그린란드와 다른 섬이라고 주장하는 지도를 그렸던 것이다. 당시는 서양 기준으로 알려지지 않은 곳을 맨 먼저 발견해 지도를 그려 공표하면 그 나라 땅이 되는 게 국제관례였던 시절이라 피어리랜드가 그린란드와 바다로 떨어져 있다면 미국 땅이었다. 덴마크는 그렇지 않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원정대를 보냈는데 실종되고 말았던 것이다.
✺[Full] 세계테마기행 - 극한의 땅, 그린란드에 서다 1~4부
https://youtu.be/GC2I_p6tq8o
문제는 그린란드가 단순히 평평한 얼음 세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험난한 산과 거대한 크레바스,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 속을 헤매야 하는 곳이다. 이를 뚫고 두 달 반 넘게 가던 어느 날, 동행한 이바르 이베르센이 식량이 다 떨어졌다며 미켈센에게 묻는다.
“혹시 그런 적이 있었습니까? 패배를 받아들여야 할 시점….” “포기하고 싶나? 너무 힘들어 집이 그립나?” “아닙니다.” “지도가 있으니 반드시 찾을 거야.”
이들의 여정은 산다는 게 무언가를 향해 가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맛있는 열매는 가지 끝에 있듯 그 무언가가 가치 있을수록 얻는 건 쉽지 않다. 힘은 빠져 가는데 나타나야 할 희망의 징후가 보이지 않으면 아무리 굳은 마음이라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갈 수나 있는지, 아니 향해 가고 있는 그 무언가가 존재하는지조차 헷갈린다. 계속 가야 할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포기하는 게 현명한 건지 알 수 없다.
2년 전쯤, 덴마크 탐험대에서 낙오된 두 명의 탐험가가 생존을 위해 벌이는 865일간의 사투를 다룬 영화 피터 플린스(Peter Flinth, 1964-) 감독의 ‘얼어버린 시간 속에서(Against the Ice, 2022)’라는 영화를 보느라 인내심깨나 발휘한 적이 있었다. 실화여서였는데 인내심이 필요했던 건 배경이 오로지 눈과 얼음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볼 때는 좀 달랐다. 사람이건 물건이건 다른 상황에서 보거나, 속이야기를 알고 나면 달리 보인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무엇보다 무언가 가치 있는 걸 향해 가는 여정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 그린란드에 관심을 둔 게 무려 100년도 훨씬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는 건 이 영화가 주는 덤이다.
그들은 썰매를 이끌다 쓰러진 개를 식량 삼아 세상의 끝으로 간다. 삶일 수도 있고 죽음일 수도 있는 곳을 향해 계속 간다. 영화를 볼 이들을 위해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생사를 넘나드는 과정은 무언가를 이룬다는 게 어떤 건지, 무엇을 겪고 견뎌야 하는지 알게 해준다.
✺그린란드(Greenland) 또는 칼라흘리트 누나트(Kalaallit Nunaat)는 북극해에 위치하는 덴마크령의 섬, 또는 이 섬을 통치하는 자치정부의 이름이다. 수도 및 최대 도시는 누크(Nuuk). 인문지리적으로는 북아메리카에, 정치·역사적으로는 유럽(북유럽)에 속한다.
그린란드의 주권은 덴마크가 가지고 있지만, 현재 그린란드 주민들은 법령에 따라 독립국에 준하는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는 상태에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언제든 국민 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상태이다.
면적은 약 216만 6,086 km²로 한반도 전체의 9.68배, 그린란드 다음으로 큰 83만km²인 뉴기니 섬의 2.6배 정도로, 사우디아라비아(약 215만 ㎢)보다 조금 더 넓다. 만약 그린란드가 완전하게 독립국이 된다면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나라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섬나라가 될 것이다.
허나 이런 광활한 육지와 대조적으로 춥고 척박한 환경 때문에 인구는 56,000명 정도로 굉장히 적어서, 인구 밀도가 0.026명/km²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세계에서 이보다 인구가 적은 정식국가는 면적이 극도로 작은 9개국밖에 없을 정도다. 실제로는 누크를 비롯한 몇개 도시에 집중적으로 인구가 분포하지만, 논리적으로 따지면 남한만한 땅덩어리에 2,600명 남짓밖에 안 되며 그린란드의 10분의 1 크기인 한반도로 넓혀도 5800여명 밖에 없는 셈이다.
그린란드라는 이름은 중세 시대 이곳에 정착한 바이킹이 지은 이름이다. 첫 바이킹 이주 집단은 그린란드에서 정착 가능한 땅을 발견해 정착했었는데 이들은 '초록색의 땅'이라는 의미로 Grœnland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것이 국제적인 명칭으로 널리 퍼졌다. 그러나 그린란드는 얼음이 많아 초록색의 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왜 얼음뿐인 땅을 '초록색의 땅'이라 이름 붙였는지는 불명이지만, 바이킹 그린란드 정착 이야기를 다룬 붉은 에이리크의 사가(Eiríks saga)에서는 초기 정착자 에이리크가 다른 이주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치 풍요로운 땅인 것처럼 보이려고 이 이름을 붙였다고 하였다. 처음 바이킹이 그린란드에 도착했을 때 초원이 약간 있는 해안가를 먼저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국기의 흰 배경은 온 국토를 뒤덮은 그린란드 빙상을 상징하며, 붉은 배경은 해가 질 때 붉게 물드는 바다를 상징한다. 배경과는 배색의 순서가 반대로 되어 있는 원으로 말하자면, 윗부분의 붉은 반원은 그린란드 전역에 분포하며 그린란드인에게 있어 삶의 터전이 되는 협만들을, 아래의 흰 반원은 바다에 떠 있는 빙산들을 의미한다고 한다.
국장은 북극곰을 형상화했다. 식민지 시절 문장은 상당히 단순한 데 비해 자치령 이후에는 북극곰의 모습이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왼쪽 앞발을 들고 있는 도안으로 그려진 것은 이누이트 전승에 의하면 북극곰은 왼손잡이라는 믿음이 있어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 《동아일보 2025년 02월 12일(서광원의 自然과 삶)》, 《Daum, Naver 지식백과》/ 글 : 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yil2078@hanmail.net]
한국이 겨울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에서 사상 처음 동반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선보이며 합계 219.44점으로 세계 1위 사카모토 가오리(일본·211.90점)를 꺾었다. 남자 싱글에서도 차준환이 합계 281.69점으로 가기야마 유마(일본)에게 역전승하며 한국 남자 싱글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차준환(왼쪽)과 김채연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열린 2025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에서 동반 금메달을 수확했다. 사진은 이날 두 선수가 프리스케이팅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모습. 차준환의 금메달은 아시안게임 한국 남자 싱글 역사상 첫 메달이다. 여자 싱글에서는 2017년 삿포로 대회 최다빈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가져왔다. 하얼빈=뉴스1·뉴시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핑팡컬링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컬링 결승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7대2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따낸 대표팀 선수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핑팡컬링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전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대표팀 선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