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는 유격수와 함께 수비의 '키스톤'이다. 그만큼 민첩해야하고 정확한 판단을 요구한다. 그렇다고 수비만 완벽해선 눈길을 끌 수 없다. 현대야구의 추세는 '타고투저', 바야흐로 공격야구다. 점점 매서운 방망이를 가진 2루수가 각광받고 있다.
스포츠조선 야구전문기자 11명이 8개구단 주전 2루수를 대상으로 평점을 매겼다. '스포츠조선 파워랭킹'에서 최고 2루수는 두산 안경현(34)이었다. 안경현은 총점 85점으로 경쟁자들을 단숨에 따돌렸다. 무려 8명에게서 1위로 평가됐다.
최고참 2루수지만 갈수록 강해지는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가 '몰표'의 이유였다. 안경현에게 지난해는 FA(자유계약선수) 대박(4년간 15억원)의 첫해였다. 거액계약 첫해에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안경현은 정반대였다. 타율 3할3푼3리-10홈런-72타점으로 생애 최고성적을 올렸다. 프로 12년차의 관록이 묻어나는 수비까지 흠잡을 데 없었다.
2위는 78점을 얻은 삼성의 박종호다. 박종호는 지난해말 FA로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타격왕(2000년)도 지냈고, 여전히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의 전형으로 인정받았다. 한방과 찬스포가 만만찮다. 3위는 기아 '터보엔진' 김종국으로 59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방망이가 다소 부진했지만 50도루가 가능한 가장 빠른 2루수다.
롯데 조성환(54점)과 SK 정경배(50점)는 나란히 4,5위를 기록했다. 조성환은 지난해 타격에 눈을 뜨며 생애 첫 주전으로 3할타율(0.307)을 달성했다. 올해는 톱타자 정수근과 함께 '득점 메이커'로 거듭날 참이다. 정경배는 공격형 2루수다. 지난해에 12홈런으로 2루수중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렸다. 올해는 상위타선 진입이 목표다.
6,7,8위는 상대적으로 포인트 격차가 컸다. 6위 임수민(한화)은 34점, 7위 이종열(LG)은 25점, 8위 김민우(현대)는 11점에 그쳤다. 임수민은 신종길 등 유망주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고, 이종열은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를 극복해야 한다. 김민우는 박종호의 공백을 메울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은 '미완의 대기' 수준이다.
< 박재호 기자 j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