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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06 장 : 미래에 대한 실상
2012년 3월 24일(토) : 오전 09시 00분 충격의 사실
낮에는 여덟 명의 연수원들에게 의심이 드는 반복된 수업이 계속 되었고, 밤에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착각과 완전 범죄라는 착각 하에 몰래 밖에 나가서 그들만의 회식을 가졌다. 그러면서 그들은 동기이자 형, 누나, 동생으로 지내며 더 가까워졌다.
그들은 제일 맏형인 채원을 중심으로 나이 순대로 자연스럽게 서열이 정해졌고 동갑끼리는 친구로 지내며 더욱 더 친해진 것 같다. 이런 생활의 반복은 이들간의 유대를 더욱 강하게 결집시키고 연수생활 또한 활기차게 했다.
한번씩 수업내용이 상식이상의 기술 나온다든지 아니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그때마다 맏형인 채원이 알게 모르게 은근슬쩍 넘어가도록 유도하는 바람에 큰 의심 없이 그냥 넘어갔다. 하지만 연수원 멤버들은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가슴 한 구석에 의문을 품고 있었다.
채원은 한달 후 진실을 알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고, 다른 멤버들의 가슴에 의문을 품고 있지만 이들 모두가 모르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이런 모든 것들이 사전에 세워진 시나리오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활기찬 생활의 반복은 시간을 더욱 더 빨리 가게 만들어서인지 어느덧 시간은 흘려 한 달이 되었다.
토요일 아침 첫 번째 수업 시간은 생물학 시간이다. 모두들 한정호 교수가 들어오길 기다리며 서로 잡담하고 있을 때 정확히 어느 팀의 단장인진 모르지만 단장으로 알고 있는 정재형 단장이 들어왔다.
정재형 단장은 열여섯 개의 눈이 자신에게로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입가에 웃음을 보이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그때 은근히 나서기 좋아하는 정훈이가 전부 들을 수 있도록 정재형 단장에게 물었다.
“지금 생물학 수업 아닌가요? 한정호 교수님은 어디 가셨나요?”
“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정호 교수님께서는 여기 계십니다. 오늘은 제가 여러분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들어왔습니다. 그 전에 오늘 부로 연수원 수업은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채원은 느낌이 왔다.
<- 벌써 한 달이 지났나? 시간 빨리 가네. ㅋㅋ 드디어 진실을 말하려고 하는군.->
“지금부터 제가하는 말은 모두 진실임을 먼저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이건 아주 중요한 말이니 잘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여러분 인생에서 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저희에게는 오늘을 위해서 지금까지 많은 고생과 시행착오를 해 온 날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오늘이 중요한 날입니다.
먼저 여러분에게 질문하나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뜬금없는 정재형 단장의 말에 모두들 멍하니 정단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채원이 정단장이 뭔 말하는가 하여 대답했다.
“정단장님의 의도가 뭔지 모르겠군요. 시간여행은 요즘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빠지지 않고 내 놓는 소제거리이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모르겠지만 저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재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한채원씨 말처럼 지금의 기술로는 불가능하지만 나중에는 가능합니다. 제가 왜 시간여행이라는 여러분 입장에서 황당한 말을 하느냐면 여기 서 있는 저는 지금으로부터 225년 후인 2237년에서 온 사람입니다. 다시 말해서 미래에서 시간여행을 해서 온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말을 들으면 순간 사고의 마비가 일어난다.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처음 연수원생 모두는 정재형 단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그래서 모두들 멍하니 정재형 단장만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뒤쪽에서 들려오는 화난 목소리에 모두들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그쪽으로 돌렸다. 그 쪽에서는 채원이 엄청 화난 표정으로 벌떡 일어서서 정재형 단장을 째려보고 있었다.
“정단장님이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고요? 지난번에 말하려는 진실이 이건가요? 이런 터무니없는 말을 우리가 믿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맞습니다. 지난번에 말하려는 진실이 맞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쉽게 믿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하지만 믿으셔야 합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채원은 한달 전의 정재형단장과의 면담을 통해서 어느 정도 진실을 말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너무 터무니 없는 말을 들으니 정단장에 대한 배신감이 들어서인지 버럭 소리를 지른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뭔가 엄청난 것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터무니 없는 말을 할 술은 몰랐습니다. 이거 지금 어느 돈 많은 사람이 아무것도 모르는 우릴 모아놓고 무슨 실험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채원이 말한 '돈 많은 사람의 실험'이란 소리를 들은 박정훈도 뒤늦게 사태파악하고 채원과 덩달아 화를 내며 정단장에게 따졌다.
“그러게 말입니다.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사람 놀려도 유분수지, 이런 식으로 사람 놀려도 되는 겁니까? 돈 많으면 답니까?”
채원과 박정훈이 화를 내는 소리를 듣고 다름 사람들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하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한 과격한 성격을 소유하고 있던 의리파 배경환도 나섰다.
“어떤 새끼야? 어떤 새끼가 우릴 가지고 놀아? 나와. 나와봐!”
정재형 단장은 이런 반응이 나올 것이란 걸 미리 알고 있다는 듯이 차분하게 얘기를 이어갔다.
“배경환씨, 배경환씨 좀 진정하십시오. 모두 진정하고 제 말을 좀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제 말을 다 듣고 나서 화를 내든 뭘 하든 하십시오.”
몹시 흥분해 있던 채원은 정재형 단장의 말에 삐딱선을 타고 있었다. 그래서 정단장이 무슨 말을 어떻게 하는지 들어보자는 심정으로 우선 주위를 진정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잠깐만! 모두 조용해 봐! 경환아, 정훈아 잠시 조용해 봐. 미래에서 오신 정재형 단장님께서 무슨 의미로 저런 터무니 없는 소릴 하시는지 끝까지 한번 들어보자.
정재형 단장님 말씀해 보시죠. 그리고 진짜 시간여행을 해서 왔다면 우리에게 제시할 증거나 타당한 이유가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말을 꺼냈을 테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자초지정을 말하기 전에 여러분께 증거를 먼저 보여드리는 것이 빠를 것 같군요. 여러분이 처음 여기 왔을 때 여러분 모두 저와 면접 봤죠?”
연수원 멤버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몇 명 정도만 띄엄띄엄 대답했다.
“네”
“네”
“네 그랬죠.”
“박정훈씨 저와 면접을 몇 일, 몇 시에 어디서 봤는지 기억합니까?”
“당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2월 17일 금요일 10시에 시작해서 12시까지 봤었죠. 장소는 403호에서 필기 치고 407호에서 단장님과 면접 봤었죠.”
그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정남철이 말했다.
“어 형, 이상한데요. 그 시간에 정단장님은 나하고 있었어요. 난 603호에서 필기 치고 607호에서 면접 봤거든요.”
“무슨 말이야, 정확하게 10시에서 12시까지 정단장님은 나하고 403호에있었어. 면접 볼 때는 이상한 장치를 머리에 쓰고 봤단 말이야.”
“남철아 아냐, 그 시간에 정단장님은 나하고 있었어.”
조인수도 이상하단 듯 말했다.
“난 1003호에서 필기보고 1007호에서면접 봤거든.”
조금 전의 흥분한 감정은 점차 누그러진 채원은 언제 앉았는지 모르지만 앉아서 어느 정도 사태파악을 하고 정재형 단장에게 물었다.
“정단장님 어떻게 된 거죠? 그 시간에 정단장님은 저와 203호에 있었지 않았습니까? 거기서 필기시험 치고, 정단장님 사무실인 307호에 가서 면접 봤지 않습니까? 그리고 필기 칠 때 저 말고도 근 20명이나 더 있었지 않았습니까?”
정재형 단장은 아직까지 서있던 채원을 시작으로 앉아 있던 멤버 모두를 천천히 둘려보고는 말했다.
“그게 제가 제시하는 첫 번째 증거입니다. 제가 어떻게 같은 시간에 여덟 장소에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시간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단장의 말에 여기 저기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정재형 단장의 말이 이어졌다.
“그리고 두 번째 증거는 제가 여러분과 면접 볼 때 여러분 머리에 장착한 기억 제어 장치 기억하십니까?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현재 기술로 기억을 제어하는 장치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제 기억으로 ‘기억 제어 장치’는 앞으로 50년 후인 2060년쯤에 나오게 됩니다. 배경환씨, 저와 면접 볼 때 이상했던 상황이 발생했었죠? 그 상황을 좀 말해 주시겠습니까?”
정재형 단장이 배경환을 지목하자 모두들 무슨 일이 있었냐 하고 배경환을 바라봤다. 배경환은 갑자기 모두들 자신을 바라보니 쑥스러웠는지 순으로 머릴 한번 끌고는 대답했다.
“네 그때 좀 이상한 상황이 있긴 있었죠.
면접 볼 때 처음에 난 소파에 앉아 있었고 정단장님은 제 맞은 편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 정재형 단장님은 어떤 장치를 주면서 쓰라고 했는데, 쓰는 순간 갑자기 정재형 단장은 없고 나는 사무실 중간에 서서 그 이상한 장치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언제 밖으로 나갔는진 모르겠지만 밖에서 정재형 단장이 들어와서 다시 그 장치를 쓰라고 했었죠. 제가 장치를 쓰고 나서 이 장치가 기억을 제어하는 장친데 중간에 내가 벗어서 조금 전 상황에 대한 기억이 다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배경환의 말을 들은 모두는 말이 없이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정재형 단장의 목소리가 들여왔다.
“그 외에도 증거는 여러분이 연수원에서 교육 받는 동안 알게 모르게 많이 제시되었습니다. 물리학 교육시간에 나온 암흑에너지에 대한 이론 등이 그 예이죠. 더 제시 해드릴까요?”
정재형 단장은 여기 사람들 반응을 보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어떤 대답을 기다리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묵묵히 말없이 있었다.
채원을 포함한 멤버들은 정재형 단장이 제시한 증거들이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다 보니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며 멀뚱히 앉아 있었다. 모두는 어느 정도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한층 진정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감성적인 사고는 현재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때 채원은 다시 일어서서 말했다.
“자 그러면 한번 정리해 보죠. 정단장님 말을 토대로 유추해 보면 CEC 단체는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 세운 단체란 말인데, 미래의 발달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과거로 와서 이런 번거로운 짓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요.”
“정확하게 말하면 저의 시간대에 CEC 단체가 있고 CEC 단체의 일부 기관이 과거로 와 있는 것입니다. 어째든 저희가 정확한 사람을 뽑은 게 맞는 것 같군요. 아니 정확하게는 운명은 정확하다고 해야겠지요.”
“네? 운명이라니 무슨 말씀이죠?”
“제가 전부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재형 단장의 미래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우리 후손들에 대한 얘기기 때문에 집중해서 잘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여러분의 시간을 기준 봤을 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한 달하고 팔일 전에 KAIS 교수로부터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이 제기되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차원을 뚫을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하지만 지금 제시된 이론은 하나의 이론 일뿐이고 언제 개발 가능할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 이유는 계산상으로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인데 지금 시간대에서는 꿈도 못 꾸는 에너지입니다.
그러다가 약170년정도 지난 2170년쯤에 고 에너지인 팜(FAM : Fusion Anti-matter Matter)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됩니다. 이 팜(FAM) 에너지는 여러분이 암흑에너지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팜(FAM) 에너지는 그 활용 분야가 아주 넓었는데, 그 중 하나가 시간여행분야 입니다.”
정재형 단장은 하던 말을 잠시 끊고 앞에 앉아 있는 모두들 천천히 훑어봤다. 정단장은 본래의 각본대로 되어간다는 생각에 입가에 웃음을 한번 지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2170년대 정부는 팜(FAM) 에너지를 안전하게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자 ‘차세대 대한민국 미래 과학 기술부(nK-FST : next Korea-Future Science Technology)’라는 비밀 단체를 개설했습니다.
이 단체의 주 임무는 팜 에너지를 응용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는데 타임머신 개발이 그 중 한 분야였습니다. 이 단체가 개설되고 한 55년 즘 뒤인 2225년에 타임머신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타임머신을 만들고 나서 처음 몇 년 동안에는 시간에 대한 여러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230년 즘부터 본격적으로 시간 탐험을 하기 시작했었습니다. 물론 탐험 목적은 미래 기술을 습득해서 우리나라를 다른 나라보다 강대국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죠.”
정재형 단장은 다시 하던 말을 끊고 앞의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 연수원 멤버들이 멍하니 자신의 말을 듣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냥 계속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시간 탐험을 하면서 시간에 대한 많은 실험도 했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이론도 세울 수 있었는데 이런 이론 중에서 ‘외길 시간선 이론(Single-Road time line)’과 ‘시간선 변경(Change the Time Line) 법칙’, ‘행위와 결과(Action & Result) 법칙’이 있습니다. 이들 이론은 좀 복잡한 내용이지만 뒤에 필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외길 시간선 이론’에 대해서 설명하기 앞서 시간선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 합니다. 이 우주 공간상에 존재하는 모든 개체에는 시간선이 존재 합니다. 이런 시간선이 진행되어 가는 방향은 그 개체가 자의에 의해서던 아니면 타의에 의해서던 선택에 의해서 진행 방향이 결정됩니다.
시간선 방향이 갈라지는 지점은 그 객체에 사건이 발생하는 지점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그 개체에 사건이 발생하는 지점에서 개체가 선택한 방향으로 시간선이 흐르게 됩니다.
시간선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거쳐온 시간선과 다른 하나는 앞으로 선택해야 할 시간선으로 구분됩니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거쳐온 시간선을 ‘실 시간선(Live Time Line)’이라 하고 앞으로 선택해야 할 시간선을 ‘후보 시간선(Candidate Time Line)’이라 합니다.
그러면 ‘외길 시간선 이론’은 ‘실 시간선’은 항상 하나의 길로 이루어져 있고 한 방향으로만 진행한다는 이론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론인 ‘시간선 변경 법칙’은 이른 ‘외길 시간선 이론’에서 시간선이 변경되는 것은 시간선에 영향을 주는 사건만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여러분의 이해를 돕도록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도 들어보신 분들은 들어 봤을 겁니다. 현재 시간대 사람들이 시간 패러독스를 설명할 때 많이 사용하는 예제입니다.
한 아버지가 있고 그 아들이 있는데 아들이 과거로 돌아가서 결혼전의 아버지를 해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 경우에 결론은 아버지는 결혼 전에 죽게 됩니다. 하지만 아버지를 죽인 아들은 과거의 아버지가 죽기 전까지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고 나서는 그 아들은 존재자체가 사라집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선 시간선 관점에서 보면 시간선은 처음 아버지가 아들을 낳아서 아들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까지 ‘외길 시간선 이론’에 의해 진행이 됩니다. 그리고 ‘시간선 변경 법칙’에 의해서 아들이 과거의 아버지를 해치는 사건은 시간선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시간선이 변경되게 됩니다. 변경된 시간선에서는 아버지가 아들을 낳을 수 없기 때문에 아버지를 해친 아들은 존재가 사라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가만히 듣고 있던 정남철이 벌떡 일어서서 정재형 단장의 말 중간에 끼어들었다.
“시간 패러독스는 저도 잘 압니다. 지금 정단장님이 설명한 내용에서 과거의 아버지가 죽었는데 어떻게 아들이 과거로 올 수 있습니까? 이것 때문에 시간 패러독스라 그러는데, 앞뒤가 말이 되지 않지 않습니까?”
정남철의 말을 들으면서 정재형 단장은 들고 온 생수 병을 열어서 물 한 모금을 한다. 그리고 나서 정남철 말이 끝나자 바로 대답했다.
“맞습니다 정남철씨. 지금 시대사람은 이 얘기의 앞뒤가 말이 안 된다고 해서 시간 패러독스란 말을 붙여서 퀘스쳔마크(?)로 남겨 두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타임머신을 만들고 오랜 시간 연구를 한 결과 해답을 찾았습니다.
여기서 앞의 이론 세가지 중에서 세 번째 법칙인 ‘행위와 결과 법칙’에 대해서 설명해야 하겠군요. ‘행위와 결과 법칙’ 내용은 아주 간단합니다. 행위가 먼저 있고 나중에 결과가 발행한다는 내용입니다.
앞의 예를 시간 순으로 보면 아들을 낳은 아버지가 존재했고, 그 아버지가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자라서 과거로 가고, 과거로 간 아들이 결혼 전의 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아들이 결혼 전의 아버지를 해치를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외길 시간선 이론’으로 보면 이 모든 것이 ‘실 시간선’상에 존재한 사건들입니다. 하지만 미래의 아들이 과거 결혼전의 아버지를 해치는 사건은 시간선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기 때문에 ‘시간선 변경 법칙’에 따라서 ‘실 시간선’이 변경된 것입니다.
그러면 시간선이 변경되는 사건을 보면 ‘행위와 결과 법칙’이 적용됩니다. 다시 말해서 미래의 아들이 과거의 아버지를 해치는 것은 행위가 되고 시간적 순서로 보면 이 행위가 먼저 일어 납니다. 그리고 나서 그 행위의 결과로 나중에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가 죽음으로써 ‘실 시간선’이 변경되는 것입니다. 변경된 시간선에는 아들의 존재가 없기 때문에 미래의 아들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정재형 단장은 정남철을 보며 이해가 되었는지를 물어보고 다시 계속해서 설명을 한다.
“정남철씨. 남철씨는 물리학도이고 시간패러독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말한 내용을 이해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맞죠?”
“네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네 그러면 이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런 복잡한 이론을 말하는 것은 다음에 말할 내용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것 때문에 여러분이 여기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앞에서 말한 미래의 정부단체인 nK-FST 단체에서는 타임머신을 사용해서 미래에 대한 탐험을 계속했었습니다. 그런데 150년 후 놀라운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정확하게 2385년 7월23일에 태양계에서 우주전쟁이 발생합니다. 우주전쟁을 일으킨 대상은 놀랍게도 외계종족이었습니다. 우주전쟁 발생하기 전의 미래에서도 외계종족은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직접적을 외계종족을 처음 봤습니다.
우주전쟁이 발생한 시간대 사람들은 그 외계종족을 ‘룩(LUC)’ 족이라 불렀습니다. 이것은 작다는 의미의 ‘Little’과 못생겼다는 의미의 ‘Ugly’, 잔인하다는 의미의 ‘Cruel’의 첫 자를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이 ‘룩(LUC)’ 족이 어디서 왔는지는 정확하게는 모릅니다. 어째든 우주전쟁은 약 2년 정도 지속되다가 우리의 승리로 끝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그래서 안심하고 크게 걱정하지 않고 그냥 관찰자 관점에서 전쟁의 전 과정을 주시했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우주전쟁에 우리 동료들이 합류해서 싸우고 있는 것을 관찰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조심해서 그 동료들과 접촉을 해서 전후 사정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동료들로부터 충격적인 내용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 동료들은 우리 시간대(2237년)로부터 약 15년 정도 후의 사람들이었는데, 그 사람 말로는 우주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기기 위한 조건이 있는데 그 조건들을 찾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켜서 우주전쟁에 참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외계인에 의해 전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요구했지만 우주전쟁에서 이기는 시간선에 영향을 주기 대문에 많은 정보를 줄 수 없다고 했으며, 우주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조건을 찾아야 한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기기 위한 조건이 앞에서 제가 설명 드린 ‘실 시간선’을 변경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시간선으로 변경할 수 있는 조건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nK-FST단체 산하에 CEC라는 단체를 구성해서 우주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조건을 찾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조건들을 찾는 데만 3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조건의 핵심 인물들을 섭외해서 교육시키고 훈련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재형 단장은 말을 마치고 탁자 위에 올려놓은 생수 병을 다시 들고 물 한 모금을 했다. 그러는 동안에 멤버들 모두는 충격적인 정단장의 말에 혼이 빠져나간 것처럼 모두들 멍하니 앞만 주시하고 있었다. 그때 전단장의 말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지금까지 미래에 대한 실상을 요약해서 말씀 드린 것입니다.”
정남철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정재형 단자에게 따지듯 물었다.
“여기 들어오기 전에 KAIST의 어떤 교수가 시공간을 뚫을 수 있다는 이론을 제기한 것은 나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건 아니죠. 너무 황당무계하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우리보고 믿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치죠.”
멤버들 모두는 멍하니 앞만 주시하고 있었지만 마음 속으로는 갈등에 갈등을 이어가고 있었다. 정재형 단장이 제시한 증거와 논리 정연하게 설명한 미래에 대한 실상은 너무 명백하고 사실적이라서 논리적인 사고로는 믿고 있었지만 현 시대에서 감당하기 힘든 내용들이라 보니 감정적으로는 내용을 부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갈등하고 있는 찰나에 정남철의 말은 모두들 마음속의 갈등을 결정짓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채원도 정남철과 함께 덩달아 나섰다.
“지금 SF 소설 씁니까? 그 말을 우리보고 믿으라는 건가요? 우리에게 무슨 의도로 이러는 것이죠?”
“의도 같은 건 없습니다. 지금까지 말한 것이 한채원씨가 듣고자 했던 그 진실이니까요. 다시 말하자면 지금까지 말은 다 진실입니다.
조금 전에 의도가 없다고 말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의도가 있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이 아까 말씀 드린 이기기 위한 조건의 핵심 인물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연수원 수업은 끝났으니 각자 방으로 가서 곰곰이 생각 좀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 다음 주에 개별 면담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채원씨는 저 좀 보고 가 주십시오.
이상입니다.”
첫댓글 글이 넘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