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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CITROEN, 1919년) 자동차
1919년에 앙드레 시트로엔(André Citroën:1878~1935)이 창업한 프랑스 PSA 그룹 산하의 자동차 기업이다. 이전에는 자동차의 기어를 만드는 하청업체로 시작하다가 제작업체로 발전한 기업 중 하나다. 시트로엥의 엠블렘은 V자가 거꾸로 2개 겹쳐져 있는 모양으로 더블 셰브런(chevron: 갈매기)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당시 시트로엥에서 생산하던 기어의 톱니바퀴가 갈매기 모양이었는데, 여기서 착안하여 엠블럼을 만들었다.
사실 정확한 발음은 '시트로엔'([si.tʁɔ.ɛn])이다. Ë위에 있는 점 두개짜리 악상은 알파벳 그대로 발음하라는 것이기에 비모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문서는 자기들이 원하는 대로 불러준다는 방침에 따라 대한민국 지사에서 내세우는 명칭인 '시트로엥'으로 작성되었다.
초기 유럽제 자동차의 혁신적인 기술 도입을 많이 한 기업이다. 이는 창업차의 앙드레 시트로엔의 혁신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움직였다. 1913년 사업 구상 초기에 우연히 접한 V형 톱니기어의 우수성을 바탕으로 톱니 기어의 판권을 얻어서 납품을 하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앙드레 시트로엔은 미국 포드에 견학을 가게 되면서 대량 생산 방식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 방식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결정적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포탄을 납품하면서 포드의 대량생산 방식을 도입, 하루에 5만개를 만들면서 대량생산 방식에 대한 확신을 하고 전쟁 후 자동차 생산에 도입한다. 1919년에 창업하면서 첫 차는 400cc의 타입 A, 1921년까지 만들었으며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싼 값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보름만에 1.5만대를 팔고 한달만에 3만대의 주문을 받게 되면서 대박을 친다. 얼마나 인기를 끌었냐면 당시 프랑스에는 "아기가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은 엄마, 아빠, 그리고 시트로엥이다."라는 유머까지 돌았을 정도다. 또 최초로 A/S를 도입한 브랜드였다.
1921년에는 B2 모델을 기반으로 탱크바퀴형의 고무제 캐터필터로 개조한 B2를 타고 세계최초의 사하라 사막 횡단을 하면서 세상을 놀랍게 했다.
1934년의 11CV에서는 현재 자동차 업체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륜구동과 모노코크 방식을 만들면서 혁신을 일으키게 된다. 무게와 연비,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디자인 등을 모두 갖추게 되었다.
톡톡 튀는 디자인처럼 기이한 방법으로 광고를 시도한 회사였다. 당시에 비행기로 시트로엥 로고를 그리는 광고를 하는가 하면 코끼리를 지붕 위에 올리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광고를 하였고, 에펠탑에다가 전구 25만 개와 전선 90km를 써서 에펠탑에 '시트로엥' 이라고 쓴 커다란 네온 사인을 달아서 광고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영상으로 문제가 많아지면서 기울기 시작했는데,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르노의 책략에 넘어가게 된것이 계기가 되었다. 라이벌 르노가 최신식 공장을 완공하고 앙드레 시트로엔을 초대해서 우리 공장 조낸 부럽냐? 니들도 능력 있으면 한 번 만들어 보시지ㅋㅋㅋ 하며 대놓고 조롱했다고 한다.
이에 분개한 앙드레 시트로엔은 기존에 잘 있는 건물을 허물어 버리고 새 공장에 광택나는 타일을 이용해서 노동자들이 앙드레의 병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화려하게 석 달 안에 완공시켰다.
하지만 자동차의 막대한 연구비와 공장의 무리한 신축으로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하게 되었다. 개인의 단독 돌파가 자책골이 된 셈. 결국 앙드레 시트로엔이 물러났고, 이듬해 앙드레는 홧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에 프랑스의 유명 타이어 기업인 미쉐린에 인수되어 지속적으로 자동차를 생산, 판매한 결과 경영 실적이 좋아지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된다. 부활의 중심에는 2CV라는 차가 있었다. 2CV는 많은 인기를 얻으며 1990년까지 생산되었다.
1955년에는 트락숑 아방의 후속으로 플래그십 모델인 DS가 출시되었다. 공기역학적이고 미래적인 디자인에 파워 스티어링, 유압조절식 서스펜션 등의 최신기술이 아낌없이 들어간 명차로 평가받았다. 후대에 세계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뽑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에 뽑히기도 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행보로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았지만 석유 파동으로 인해 독일의 폭스바겐 골프 같은 현대적인 해치백들이 더 각광받게 되었고 잇따른 프랑스차 특유의 품질 문제, 실패로 끝난 마세라티 소유와 같은 방만한 경영 문제 등으로 갖은 고생을 하다가 1975년에 푸조와 합병하면서 PSA 그룹이 출범하였다. PSA 그룹은 대한민국으로 치자면 현대자동차그룹과 비슷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다. 합병 이후에는 푸조와 시트로엥 간에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시트로엥 고유의 개성이 예전에 비해 많이 약해졌고, 오히려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푸조가 디자인적으로 상당히 개성 있는 디자인을 하게 되었다. 심지어 브랜드도 1990년대부터는 사실상 저가차 브랜드처럼 유지되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판매량이 여전히 꾸준한데다가 2000년대 들어서 시트로엥 C2와 C4 쿠페처럼 개성 짙은 디자인들이 시트로엥애서도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2000년대 후반에는 C3 피카소와 C4 피카소, C4 칵투스와 같이 기본 라인업도 상당히 개성 짙은 디자인을 되찾았다, 심지어는 합병된 기업이지만, 합병한 쪽이 오히려 럭셔리 브랜드(DS 라인)로 밀어 줘서 장사도 잘 되기에 푸조그룹(PSA)의 고급/프리미엄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폭스바겐 산하로 들어와 프리미엄 라인업을 맡고 있는 아우디의 경우와도 비슷하며, 포지션상으로 근접한 예를 들자면 토요타 내에서의 렉서스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인피니티처럼 해당 그룹 내에서 기존의 브랜드들보다 한단계 더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푸조가 단정하고 무난한 디자인이 특징이라면 시트로엥은 상대적으로 톡톡 튀는 파격적이고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따라서 더블 쉐브론 마크만 안다면 시트로엥 차량은 정말 눈에 확 띈다. 자사의 로고인 '더블 쉐브론'을 아예 라디에이터의 디자인으로 써먹을 정도다. 그나마 옛날에는 더블 쉐브론 마크가 뾰족했지만, 요즘은 끄트머리가 약간 갈린 더블 쉐브론 마크로 나온다. 전후면 램프가 화려한데, 7인승 미니밴인 C4 그랜드 피카소의 경우 뒷 라이트가 가재의 집게를 닮았다. 실내 장식도 실외 못지않게 파격적이고 화려한데 고작 준중형, 중형급 차에다가 준대형, 대형급 디자인을 적용한다.
시트로엥 특유의 알루미늄 재질의 내장재는 그동안 단가가 비싸서 적용시키지 못하던 걸 최근에 출시된 차들에 적용시키고 있다. 단가를 낮추는 법을 찾았다나 뭐라나.
차량에 붙는 사치세가 큰 편인 프랑스 차량답게 준대형, 대형급 차종은 없다시피 하다. 가장 큰 차급은 푸조의 607 수준인 C6가 가장 큰 편이었다. 근데 이것도 2012년에 단종되었고, 2017년 현재 시트로엥에서는 중형차인 C5가 기함 역할을 하고 있다. 푸조처럼 현재 모든 라인업은 전륜구동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의전 차량으로 DS5가 제공됐다. 르노나 푸조가 아니라는 것에 시트로엥도 자랑스러워하는 듯. 그래서인지 대한민국 광고에서 프랑스 대통령의 차라고 광고하고 있다.(...)
의외로 모터 스포츠의 선구자
모터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하는 최초의 브랜드이다 보니 여러 모터 스포츠에도 참여하고 있다. 본인들의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주로 개척이 덜되어있는 곳들에서 경주를 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키웠다.
대표적으로 WRC나 각종 랠리 부분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한 브랜드이다. 1950년대 이후에 오프로드 모터스포츠가 시작되면서부터 주요 대회에서 1위를 거머쥐며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다카르 랠리 등에서 늘 상위권을 싹쓸이하고 WRC에서는 세바스티앙 로브가 시트로엥의 차량으로 9년 연속 챔피언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한지라...
최근에는 WRC에는 포드, 다카르 랠리 부분에는 폭스바겐의 추격을 받고 있다. 무려 9시즌을 이끈 팀의 전설 로브가 은퇴하고, 그 뒤를 이어 차세대 간판이 될 세바스티앙 오지에는 폭스바겐 팀으로 이적한 것에 힘이 빠진 탓인지 2,000cc 시절 매뉴픽쳐러 팀을 2개 운용한것과 달리 1개 팀으로 축소시키는 등 WRC 투자가 줄어들어 예전만큼 강팀으로써 입지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WRC에서는 2013년부터 폭스바겐에게 밀리고 있다. 그래도 2016년 시즌에는 2017년에 WRC 규정이 대폭 바뀌는 것에 대비해 2017년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부분 출전했는데 이 때 2번 우승하며 나름 선전했다. 2017년 시즌에는 폭스바겐이 사라지는데, 이들이 C3 WRC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대신 모터스포츠 개발 인력이 WTCC로 이적하였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저 로브. 팀은 데뷔 시즌인 2014년부터 챔피언을 먹더니, 이듬해에도 챔피언을 차지해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한민국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는 브랜드이지만, 출시한 적이 있었다. 1996년에 건설회사인 삼환기업의 계열사 삼환까뮤를 통해 수입차 시장에 진출해 고급 해치백 모델인 XM과 잔티아를 내놓았지만, 2002년까지 고작 381대의 저조한 판매 성적을 기록한 채 철수한 경험이 있다. 연간이 아니고, 6년 간 381대를 팔았다. 특징이 있다면, 당시 대한민국에서는 보기 낯설게 루프 안테나를 지붕 앞쪽 중앙에 배치했었다. 플래그십 해치백인 XM의 경우 람보르기니 슈퍼카와 에스페로를 디자인한 이탈리아의 디자인 스튜디오인 베르토네에서 디자인한 차라서, 후드부터 범퍼까지 직각이 아닌 완만한 경사로 내려가는 앞모양과 리어 글래스는 에스페로와 디자인이 비슷하다. 잔티아 역시 앞모습이 에스페로의 느낌과 비슷했다. 대신 잔티아는 XM과 달리 테라스(세미) 해치백 스타일이었고, 스테이션 왜건형도 나왔다.
이후 한국에서는 시트로엥 차를 볼 수 없었으나,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선전으로 인해 푸조의 딜러인 한불모터스를 통해 2012년 4월 19일에 런칭하며 대한민국에 복귀했다. 일단 3도어 해치백인 DS3 하나만 출시됐는데 일단 반응을 봐서 차차 차종을 늘린다는 듯하다. 이후 DS4와 DS5가 나왔고, 2014년 3월에 7인승 소형 미니밴인 C4 그랜드 피카소를 출시했으며, 2014년 11월에는 5인승 MPV인 C4 피카소를 출시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C4 칵투스가 추가되었다.
한국 사양 중 2.0리터 커먼레일 디젤 엔진에는 일반적인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지만 1.4/1.6리터 커먼레일 디젤 엔진에는 푸조의 수동기반 반자동 변속기인 MCP에 해당하는 EGS 변속기가 달려 나온다. 그런데 문제는 이 변속기가 연비효율은 좋지만 변속 충격이 굉장히 커서, 대한민국의 푸조/시트로엥 오너들은 대부분 잘 적응하지 못한다고 한다. MCP/EGS는 일명 "울컥 변속기"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래서 푸조와 시트로엥에서는 2014년부터 대한민국형 모델에 MCP/EGS 대신 DCT 자동변속기를 달기로 했다고 언급했지만 계속 MCP/EGS를 달고 나오다가, 일본 아이신에서 만든 EAT6이라는 일반적인 전륜형 6단 자동변속기로 교체했다. 그리고 울컥거리는 것도 변속될 타이밍에 엑셀레이터 페달을 살짝 떼주면 완화되므로 장시간 타면서 적응이 된 운전자들은 별 불편함을 못느끼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버드 아일랜드 공식승용차
시트로엥에서는 2016년 중반에 애니메이션 앵그리버드 더 무비의 개봉 기간을 통해 콜라보레이션+광고 일환으로 자사 승용차들과 상용차들을 홍보했었다. 시트로엥의 본고장 프랑스와 앵그리버드의 본고장 핀란드를 포함한 독일, 영국 등의 나라에서 처음 홍보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유럽권과 남미권, 러시아에서 중점적으로 홍보했으며, 그 외에는 터키를 포함한 시트로엥이 수출되는 일부 국가들에도 이런 선전이 나갔다. 일각에서는 좀 생뚱맞다는 표현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캐릭터를 은근히 잘 활용했다는 평이다. 처음 보면 앵그리버드와 안어울리는 듯 하면서도 계속 보다 보면 센스있게 어울리는 모습이 포인트. 하지만 시트로엥이 버젓이 수입되는 한국과 일본과 중국에서는 이런 홍보가 나오지 못한게 아쉬운 점이다.
물론 애니 본편에서는 새들이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남미나 열대의 섬이 모티브이기 때문에 자동차가 굳이 필요없어서인 듯. 다만 자동차를 타는 것은 시트로엥 광고에서만 등장했다.
첫댓글 자동차가 개구리처럼 생긴거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