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알면 한자 외울 필요 없어”
●“한글만 알면 쉽게 한자공부를 할 수 있다.
한글발음과 20개의 핵심의(核心意)만 이해하면 한자가 술술 풀린다.”
한글을 안다면 한자를 외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 《갑골문자로 푼 신비한 한자》라는 책을 출간한
세계문자연구회 신유승 회장이 그 주인공.
신유승 회장이 제시하는 한자공부를 위해서는 한자에 대한 상당한 실력은커녕
우리말만 자연스럽게 쓸 줄 안다면 문제가 없다.
한글발음과 20개의 핵심의(核心意)만 이해하면 한자가 술술 풀린다는 것.
신유승 회장은 이같이 말한다.
한자의 경우 20개의 뜻만 알면 아무리 어려운 글자도 풀린다.
또한 풀이하는 과정이 우리의 정서와 잘 맞는데,
한글 발음으로 대부분의 한자를 풀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수도 획순도 필요 없다는 얘기다.
20개의 핵심의, 라는 것도 ‘많다, 적다, 크다, 작다, 있다, 없다’와 같은 매우 기본적인
의미들이기 때문에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받침이 있는 한자의 70%는 한글 발음으로 그 뜻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가 설명하는 방식을 들어보자.
‘밥통 위(胃)’자가 있다.
이 글자는 혼자 쓰일 때는 밥통의 뜻으로 쓰이지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본래의 의미로 돌아가는 몸통글자(신 회장은 9만 자가 넘는 한자 중에
700여 개의 몸통글자가 있다고 주장한다)이다.
이 글자의 갑골문자는 사람의 밥통모습을 본뜬 것인데,
밥통에 음식이 소화되고 없으면 힘이 없어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핵심의는 ‘없다’이다.
이 글자에 입 구(口)자가 붙은 ‘한숨 쉴 위( )’자는
입으로 말없이 한숨을 쉰다는 뜻에서 나왔으며,
말씀 언(言)자가 붙은 ‘이를 위(謂)’자는 숨김없이 말한다는 뜻에서 나왔다는 식이다.
이때의 몸통글자로 쓰인 胃자를 밥통의 의미로 해석하면
절대 다른 글자의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인도 모르는 갑골문자의 비밀
그런데 이 본래의 의미, 즉 핵심의라는 것은
이 글자의 시조에 해당하는 갑골문자를 모르면 알 수 없다.
갑골문자는 1899년 중국의 은허 지방에서 처음 발견된 후
지금까지 약 3000자가 발견됐으며 그 중에 절반 정도가 해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그 절반도 해독이 아니라
갑골문자에서 다음 단계인 금서문자로 이어지는 연결과정을 밝혀낸 것이지
그 뜻을 정확하게 해석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중국에서 발간된 두터운 갑골문자 사전을 펴 보이며
결국 그 뜻에 대해서는 ‘모른다’로 일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 사람들도 갑골문자의 원리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갑골문자에 대한 해독을 위해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문자연구가들이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도 별다른 소득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상명대의 김경일 교수가 갑골문자에 대해 처음으로 정리해서
박사학위를 받긴 했지만 신 회장은 그 논문에도 오류가 많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반드시 필(必)’자를 보면,
김 교수는 이 글자를 마음 심(心)과 칼 도(刀)자로 나누어 심장에 칼을 꽂으면
반드시 죽는다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신 회장은 필(必)자 자체가 몸통글자이기 때문에 이 글자를 나눌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글자의 갑골문자는,
속이 깊은 용기에 있는 술, 물, 곡식 따위를 퍼내기 위해 만든
자루가 긴 국자의 모습을 본뜬 것이며,
여기에서 ‘자루’, 또는 ‘깊숙하다’는 핵심의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빽빽할 밀(密)’자를 보면, 집(家)과 뫼(山)의 깊숙한 곳에 나무들이 빽빽하고
촘촘하게 있음을 뜻한다.
‘분비할 비(泌)’자 역시 사람이나 동물의 몸속 깊숙한 곳에서
물(水)이 나오는 것이 분비물이라는 뜻.
이런 식으로 갑골문자를 해독해 20개의 핵심의만 알게 된다면
9만자가 넘는 한자를 일일이 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이미 한자에 대해 유독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중학생 때는 중국어를 능통하게 할 수 있었다고 하니
어학 쪽에 남다른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해군중위 시절에는 상선을 타고 외국을 많이 다니면서 견문을 많이 넓혔다.
그 중에서 그의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외국인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지적호기심이 많다는 사실.
실제로 유럽에서 만난 80세가 넘은 노인이 한국어를 가르쳐달라고 한 적도 있단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노인을 아직 젊다고 말할 수 있다면,
신 회장 역시 아직 청춘이다.
그는 《갑골문자로 푼 신비한 한자》시리즈를 20권 이상 이어나갈 것이며,
그 중간에 같은 원리로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한자 책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이를 통해
“전 국민이 한자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재훈 기자(huny@ermedia.net)
◇TIP 每(매양 매)자는 ‘가득 차다’는 뜻◇
그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듣는 것만으로도 한자가 술술 이해되는 느낌을 받는다.
‘매양 매(每)’자를 예로 들어, 몸통글자와 핵심의만 알면
얼마나 많은 한자들을 동시에 알 수 있게 되는지 살펴보자.
每 :이 글자의 갑골문자는 어머니가 비녀를 꽂고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
어머니의 역할은 어느 집이나 매양 똑같다.
어머니는 아이들을 많이 낳아 자손들이 집안을 가득 채워 가문을 번성케 한다.
海 :이 글자(바다 해)는 매양 물(水)이 가득 차게(每) 있는 엄청나게 넓고 큰 바다를 뜻한다.
侮 :이 글자(업신여길 모)는 교만한 마음이 가득 차서(每) 사람(人)을 깔보며 업신여김을 뜻한다.
敏 :이 글자(민첩할 민)는 머릿속에 지혜가 가득 차서(每) 총명하고 예민하며 손에 도구를 쥐고 일하는
솜씨가 민첩함을 뜻한다.
悔 :이 글자(뉘우칠 회)는 후회하는 마음(心)으로 가득 차(每) 뉘우친다는 뜻.
첫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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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문 공부 역시 결국 돈 투자가 필요하군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말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