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예은이는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집에서 밤마다 들리는 비명 소리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동네 친구 주영이을 사귀게 되고, 동네에 마녀가 산다는 무서운 비밀을 듣게 된다. 그 무렵, 예은이는 늙은 앵무새와 손가락이 여섯 개인 수상한 할머니와 마주치게 되고, 그 할머니가 마녀일 거라 생각하게 된다. 마녀에 쫓기는 소녀, 주영이는 진짜 마녀를 보았다며 마녀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흔적들을 보여 준다.
“망고처럼 부드럽고, 기가 막힌 향이 나는 아빠 수프를 먹으면 악한 기운이 사라져 마녀가 연기처럼 사라질 거야.”아이들은 주영이가 말하는 ‘아빠 수프’의 특별 레시피로 마녀를 물리칠 수 있을까? 마녀의 정체는 누구이며, 주영이는 마녀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책속에서
P. 8~10
세찬 바람이 불어와 자작나무가 흔들렸다. 검은 나무 뒤에 있는 거인이 두 팔을 벌리고 덮칠 거 같았다. 예은이는 겁이 나 후다닥 작은 숲에서 나왔다. 벌써 밤이 되었다.
푸드덕, 새 한 마리가 예은이의 머리를 휙 스치고 지나갔다.
“엄마야!”
예은이가 빽 소리를 질렀다.
“꼬마야.”
탁하고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싹 소름이 돋아 주변을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작은 숲에서 나와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저벅, 저벅’ 누가 뒤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예은이는 잔뜩 긴장해서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겨우 엘리베이터 앞에서 걸음을 멈추자 뒤따라오던 소리가 안 들렸다. 머리카락이 솟구치고 등골이 오싹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누군가 예은이의 어깨를 툭 치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예은이는 겁이 나 고개를 푹 숙였다.
“안 타니?”
날카로운 여자아이 목소리가 들렸다.
P. 21~24
산길을 반쯤 내려왔다. 예은이는 뚱뚱한 웰시코기의 목줄을 잡고 가는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하얀 긴 머리를 뒤로 넘겨 묶었고, 등에는 큰 검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주름진 얼굴은 양파처럼 동그랗고, 코는 납작했다. 버릇인지 큰 눈을 계속 끔벅거렸다.
“휙!”
할머니가 휘파람을 불었다. 앵무새가 포로로 날아 할머니의 어깨 위에 사뿐 앉았다. 할머니가 앵무새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앵무새 머리를 긁어 주는 할머니의 손가락이 여섯 개였다. 할머니는 예은이를 지나쳐 빠른 걸음으로 무덤이 있다고 소문난 곳으로 올라갔다. 우리 동네 마녀가 산다는 주영이의 말이 번뜩 떠올랐다. 털이 빠진 회색 앵무새, 뚱뚱한 웰시코기, 손가락이 여섯 개인 할머니의 퍼즐이 맞춰지며, 할머니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예은이는 겁이 나서 아파트 광장까지 허겁지겁 달려왔다. 푸른 벚나무에 기대어 숨을 헐떡거렸다.
P. 66
작은 숲에서 주영이를 만날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작은 숲에 갔는데 주영이가 없었다. 자작나무에 기대어 주영이를 기다렸다. 바람이 불자 벚나무, 느티나무, 자작나무가 푸른빛으로 춤을 추었다.
한참 만에 주영이가 핼쑥한 얼굴로 나타났다. 어딘가 아픈 것 같았다. 여름인데 긴소매 옷을 입은 비쩍 마른 몸이 더 말라 보였다.
“무슨 일 있었어?”
예은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가 상상도 못 할 많은 일이 있었지.”
주영이가 핏기 없는 얼굴로 말했다.
P. 83
“최고 맛있는 요리는 뭐였어?”
예은이가 침을 꼴깍 삼키며 물었다.
“아빠가 만들어 준 수프였지. 엄마와 내가 떠나기 전날 밤이었어. 식탁에는 노란 램프 불을 켰어. 엄마는 힘들다고 소파에 누워 있었고, 나는 아빠와 앞치마를 입고, 수프를 만드는 아빠를 도와줬어.”
주영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글보글 수프가 끓을 때, 폴폴 기가 막힌 냄새가 났어. 아빠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야자수 그림이 있는 하얀 접시에 수프를 담아 식탁에 놓았지. 엄마도 수프 냄새에 홀린 듯 식탁으로 와서 수프를 먹으며 빙그레 웃었어. 난 수프를 한입 먹고 눈을 감고 피식 웃었지. 망고보다 부드러운 달콤한 맛에 땅콩버터처럼 고소했어. 아빠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더니, 아빠가 웃으며 내 볼을 만졌어. 그날 밤 창문으로 본 밤하늘은 보석을 박아놓은 듯 별빛이 반짝였어. 아빠, 엄마와 모란꽃처럼 웃으며 가족사진도 찍었어. 그게 나의 보물 1호야.”
저자 및 역자소개
박은혜 (지은이)
『월간 문학』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샘터 문학상 동화 가작, 동서 커피 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 제9회 기독 신춘문예 시 부문 가작 당선, 제10회 기독 신춘문예 동화 부문 가작 당선을 했으며, 제1회 통일 창작 동화 공모전 특별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 『비에 갇힌 숲』, 동화로는 『하랑이의 메콩강 대모험』이 있다.
최근작 : <아빠 수프>,<신춘기독공보 동인시집 제17집 : 달의 피라미드>,<신춘기독공보 동인시집 제16집 : 혀끝에 피는 꽃> … 총 5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첫댓글 박은혜 선생님! 새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책 소개에 있는 장면들이 그림 그려지듯이 흥미로워요. 예은이와 주영이의 모험이 어떻게 끝이 날지 궁금하네요. 아이들도 저처럼 궁금해 하며 읽을 것 같아요. ^^*
은혜쌤, 새 책 출간 축하드려요! 장편반에서 만났던, 오랫동안 공들인 그 작품이로군요! 아이들에게 듬뿍 사랑받길 응원합니다!
박은혜 선생님, 새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아주 재밌는 이야기네요.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 받을거예요.~^^
윤정 선생님 새 책 소식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주엉 선생님 보고 싶네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장성자 선생님 동화의 좋은 벗이 되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박은혜 선생님 꾸준히 집필의 끈 놓지 않고 출간으로 이어내심을 축하드립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사랑받기를요
최은영 선생님 감사합니다.
희망 주시고 용기 주시고 좋은 합평 감사드려요.♡
합평때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한데 엄청 신비로운 분위기에 싸여있는 작품인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정승진 선생님 좋은 작품 쓰세요.
감사드려요 ~^^
박은혜 선생님, 새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마녀를 쫓는 아빠 스프의 레시피도 그 맛도 궁금하네요! 독자들 사랑 많이 받길 기원합니다^^
은경 선생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박은혜 선생님, 오랫만에 새 책 출간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선생님의 열정 늘 멋집니다!
전성현 선생님 감사드려요. 선생님 책이
많은 아이들에게 따스한 희망이 되길 바래요♡
박은혜 선생님! 새 책 출간을 축하축하드립니다.
임서경 선생님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신비롭고 기묘했던 첫 분위기가 떠오르네요. 선생님,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