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차별이 적다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법조직에서도 남자와 여자라는 성(gender)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리고 남녀 법조인들의 성적 차이는 개업 분야, 전문화 등 직업경로(career path) 뿐만 아니라 소득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서 차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90년대부터 남녀가 거의 동등한 비율로 로스쿨에 진학하기 시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아직까지도 법조계에서 남 ․ 녀간 완전한 성의 통합(full gender ingegration)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인 예로, 로펌의 상위 관리직이라고 할 수 있는 파트너의 비율에서 여성의 비율이 90년대 중반 이후 늘어나지 않은 가운데 그대로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 법조직에서 여성 전문인력에 대한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깨는 것이 큰 과제라고 할 것이다. 그럼 남자와 여자 변호사들은 어떻게 다른 경로를 걷고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탄력적인 근무시간 선택 장점
여성들은 개업분야를 선택함에 있어 주로 정부, 법률 서비스직, 공익변호, 공익 및 비영리조직, 교육분야 법률직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법률 서비스직, 공익변호 분야 등은 근무강도가 약하면서 소득이 낮은 분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이들 분야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탄력적인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의 생활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비해 남성은 여성보다 근무강도가 세고 스트레스가 심한 대신, 보수가 높은 민간 로펌에서 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남성과 여성 변호사들의 이러한 개업분야 선택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의하면 5년차 변호사들의 전문화 정도는 남녀간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남성은 지적재산권 분야 등으로 특화 ․ 전문화해 가고 있으며, 여성은 가족법쪽으로 특화를 해 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남성 지재, 여성은 가족법 특화 경향
조사에 의하면 5년차에 들어서면서 남·녀간 소득격차가 본격화되기 시작한다. 즉, 5년차 남성 변호사들의 평균소득이 연봉이 8만달러인데 비해 여성은 이에 훨씬 못미치는 6만6000달러로 나타났다. 동일직종, 동일업무에 대한 이와 같은 소득차이는 무시할 수 없는 차이로, 단순히 개업분야의 차이라기보다는 남녀라는 상이한 성으로부터 발생하는 구조적 차이로 보인다.
특히 남·녀간 사내 네트워킹(networking)의 차이는 업무능력상의 차이를 넘어 소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이 되지 않나 생각된다. 조사에 따르면, 남성 변호사들은 사내의 정책결정자로서 승진, 보수 등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파트너들과 자주 아침이나 점심 식사를 하고 중요한 사내 의사결정 회의에도 자주 참석하며 저널에 논문도 쓰지만, 여성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네트워킹이 남·녀간 소득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판단된다.
이상과 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성과 여성 변호사들 모두 법률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변호사가 된 것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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