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55회 산행 창벽산(277m)과 매봉(357m) 2024-55
(충청남도 공주시)
2024년 11월 24일(일) 맑음, 원성연, 이현호
단아하게 풍기는 그윽한 자연미가 매혹적인 금강 변의 산!
창벽산의 이름은 한문으로 푸를 창(蒼) 자에 푸를 벽(碧) 자를 썼다. 이름 그대로 푸른 벽의 산을 말하는데 금강 남쪽에 폭 100m, 높이 25m의 기암괴석이 수직의 암벽을 이뤄 예로부터 금강의 절경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위 벼랑에 뿌리를 내린 나무와 금강과 백사장이 조화를 이뤄 빛나는 풍경을 나타내 공주 7경으로 지정됐다.
창벽산의 모산은 금남정맥의 616봉우리이다. 616봉서 금남정맥을 이탈하여 북쪽으로 뻗은 창벽 능선이 구재를 거쳐 420봉에 이르러 산줄기가 두 갈래로 나누인다. 왼쪽으로 달리는 능선은 달걀봉(320m)과 명덕산(326m) 을 빚고 금강에 맥을 다하고 오른쪽으로 뻗은 창벽 능선이 마티 고개로 잠시 숨을 죽인 다음 국사봉과 매봉을 일으키고 616봉서 약 9.2km 거리에 창벽산을 빚은 다음 남은 여맥을 금강에 가라앉힌다.
창벽산 등산로 0.9km란 푯말이 서 있는 곳부터 등산이 시작된다(8:41). 널찍한 길로 조금 올라선 무덤에서 산길은 가팔라진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급경사 길로 산에 올라간다. 산길은 점점 급해지고 나무 말뚝에 밧줄이 매인 길이 나타난다(8:54). 이어 급경사 길로 5분쯤 올라가 전망이 트이는 노을 명소에 닿는다(8:59). 이곳은 산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버리는 멋진 전망 장소다.
공주시가 세운 안내판엔 ‘금강과 맞닿아 있는 산의 북쪽 사면이 병풍과 같이 100여 길의 큰 벼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금강과 청벽대교로 보이는 노을 촬영으로 사진찍기 좋은 명소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전망을 하니 푸른 물결의 금강과 청벽대교가 잘 내려다보이고 금강 왼쪽으로 명덕산이 좋은 모습으로 뚜렷하다. 금강 오른쪽은 연미산(219m)과 무성산(614m)이 흐릿하게 조망된다.
곧이어 3분쯤 더 올라가 진날산으로 불리는 봉우리에 올라선다(9:02). 이제 산길은 유순해진다. 국가지점번호 긴급재난구조 표지판이 서 있는 곳을 지나(9:06) 창벽산 고스락(정상)에 올라선다(9:12). 전망은 나무에 둘러싸여 꽉 막힌 상태다. 숨을 고르고, 고스락을 뒤로한다(9:16).
널찍한 잘록이(안부)
창벽 능선을 타고 완만한 내리막길로 나아간다. 2분쯤 내려선 곳에서 오르막 능선을 탄다. 작은 바위가 쌓인 능선 사면을 거쳐(9:19) 4분쯤 올라간 다음 내리막 능선 길로 진행해 널찍한 잘록이에 이른다(9:26). 산림휴양관1.2km, 매봉 1.3km, 청벽 0.9km란 푯말이 서 있다. 왼쪽 길을 따르면 금강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할 수 있다.
능선 길은 오르막길로 바뀌고 점점 가팔라진다. 매봉 1.1km 푯말이 반기는 곳을 거쳐(9:34) 급경사 오르막길로 7분쯤 더 올라서니 산길은 유순해진다.
곧이어 3분쯤 더 진행해 벤치가 있는 나지막한 봉우리에 닿는다(9:44). 이곳은 소나무 숲이 울창하고 시야가 트여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계룡산이 나무 사이로 조망되고 뾰족한 성화산(380m)과 금남정맥 팔재산(364m)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어 평탄한 길로 5분쯤 진행하다가 완만한 오르막길로 계룡산 금남정맥 616봉우리를 갈 수 있는 봉우리를 거쳐 100m쯤 더 진행해 매봉에 올라선다(9:56).
매봉도 전망은 터지지 않는다. 다만 동쪽으로 무명 봉우리가 보인다. 간식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한다. 이정표 푯말엔 조류 사육장 1.1km, 산림자원연구소 3.7km, 잔디광장 3.2km라고 쓰여 있다. 동쪽 봉우리로 걷고 싶었지만 초행길이라 자신이 없어 조류 사육장 방향으로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한다(10:15).
낙엽이 두껍게 덮인 험한 산길
산길은 급경사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산객의 발자국을 찾아볼 수 없고 낙엽까지 두껍게 덮어있어 험한 길이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급경사 내리막길은 계속된다. 이 코스로 매봉에 오르면 힘깨나 들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급경사 길로 30분쯤 내려가 휴양림 도로에 이른다(10:45). 잘 조성되어 있는 휴양림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금강자연휴양림 풍경
휴양림의 경관은 좋았다. 산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산과 휴양림이 잘 조화를 이뤄 보기 좋다. 눈앞 북쪽으로는 세종의 장군산(354m)과 장군산서 동쪽으로 뻗은 산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얼마 후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11:03) 데크 길로 전망대인 창연정에 오르기 시작한다. 잰걸음으로 13분쯤 올라가 창연정에 닿는다(11:16). 창연정은 2층으로 되어 있다. 1층은 독서를 할 수 있는 책방으로 꾸며졌고 2층은 환상의 전망대다. 창연정은 푸를 창(蒼) 자에, 갈고 닦을 연(硏) 자를 썼는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공부하는 정자라는 뜻이 담긴 걸로 짐작된다.
창연정서 푸른 금강을 내려다본다.
창연정은 오늘 산행의 백미였다. 오늘 걸었던 창벽산부터 매봉까지 능선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발아래는 푸른 물결을 뽐내는 금강이 백사장을 품은 채 훤히 내려다보여 산과 강이 조화를 이뤄 한 폭 산수화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금강에 놓인 불티교도 내려다보이고 금강 북쪽 장군산이 훤히 조망된다.
2003년 2월 1일 토요일에, 답사한 적 있는 장군산은 박정희 대통령의 1977년 행정수도 계획 때 서울의 남산 역할을 하는 산이다. 또 장군산 앞 금강의 물줄기 모습은 현재 서울의 남산 아래 한강 물줄기 모습과 똑같아 신기하다. 참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에 소인의 마음이 사라지고 군자의 마음이 생긴다.
아름다운 불티교
창연정서 점심을 먹은 다음(11:47) 금강 휴양림 차도로 내려가 아름다운 불티교를 건너(12:04) 금강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여 청벽대교를 향해 걷는다. 창벽산과 가까운 백사장으로 내려가(12:16) 창벽산과 금강을 가까이서 본 다음 자전거 도로로 올라가 길을 재촉한다.
불티교 1km, 청벽대교 0.7km란 푯말이 서 있는 곳을 지나(12:26) 청벽대교 아래 차도에 이른다(12:39). 이제 청벽대교를 이용해 금강을 건너가는 일만 남았다.
청벽대교 입구에 가는 길은 쉽게 찾지 못한다. 간신히 공사하는 사람이 만든 철제 계단을 이용하여 청벽대교 입구에 올라선 다음(12:50) 청벽대교를 건너간다. 고도가 높고 차도 옆 1m쯤 되는 인도로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고속도로에 달리는 차처럼 고속으로 달리는 차 때문에 간담이 서늘하다.
창연정서 내려다 본 금강과 불티교(뒤는 장군산)
발아래는 금강이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장히 흐른다. 위험한 길이라 오늘 코스 중 가장 힘든 구간을 걷고 있다. 앞만 보며 잰걸음으로 8분쯤 진행해 어렵게 청벽대교를 통과한다. 이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차도를 따라 8분쯤 더 진행해 주차된 곳에 원점회귀 하여 산행을 마친다(13:04).
창벽산과 매봉 산행은 나지막한 산이지만 자연경관이 빼어나 만족한 산행을 했다.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공기도, 바람도, 모두 맑고 깨끗해서 좋았다. 한데 청벽대교 통과가 아주 위험해 이곳을 다시 산행한다면 금강자연휴양림에서 원점회귀 산행을 해야 할 것이다.
⦿ 산행 거리 : 10.58km, 4시간 23분 소요(휴식 시간 54분 포함), 평균 속력 : 2.9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