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믿을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서 / 지월 스님
어릴 적 “두 개의 옥玉”이라고 하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흰 옥과 검은 옥이 길가는 사람에게 부딪친다.
흰 옥에 부딪친 사람은 선인이 되고,
검은 옥에 부딪친 사람은 악인이 된다.
흰 옥에 부딪쳐 선인이 된 사람이라도 다시 검은 옥에 부딪치면
그 찰나 악인이 되어 여러 가지 나쁜 일을 한다.
그렇지만 흰 옥에 부딪치면 다시 선인이 되어 좋은 일을 한다.
그 변화가 재미있었던 탓도 있었지만,
참으로 인상에 깊이 남아 어른이 되고 나서도 잊혀 지지 않았다.
그것은 이 이야기가 인간의 심층심리에 호소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을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이해할 수가 있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고 하는 스티븐슨의 소설도
지금 또 강렬하게 인상이 남아 있다.
지킬 박사는 착실하고 연구심 왕성한 학자이지만,
그가 발명한 약을 먹으면 본능그대로 미치고 광폭한 하이드로 일변한다.
처음에는 약을 먹으면 하이드로 일변했지만
그러는 가운데 약을 먹지 않고도
밤이 되면 하이드로 변하여 나쁜 짓을 한다.
이 소설도 읽는 사람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것은
역시 인간의 심층심리에 호소하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좋은 것도 있지만 나쁜 것도 있다.
좋은 것이 나오느냐 나쁜 것이 나오는가는
밖에서의 자극과 마음에서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의한다.
친한 친구끼리라도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것으로 인하여
우정이 깨지는 일은 다반사로 많이 있다.
부자간, 형제간도 유산상속을 둘러싼
추잡한 싸움이 일어나는 일도 적지 않다.
인간의 고차원적인 욕구[佛性]만이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좋은 것을 의식으로 꺼내주는 것이다.
고차원적인 욕구란 자기실현욕(自己實現欲)이다.
자기실현욕이란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해가자고 하는 욕구이다.
인간은 다 아름다운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로 노력을 한다.
그 노력의 과정을 통하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좋은 것을 발휘시키게 된다.
직장에 있어서는 업무를 통하여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점점 실현되어 간다.
단 그 경우 창조적으로 업무를 한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창조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부하를 신뢰하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인간끼리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그것을 달성해 가려고 할 경우 팀워크가 중요하다.
이 팀워크가 잘 되는가 아닌가는
창조적으로 몰두하느냐 아닌가에 의함이 크다.
창조적으로 한다고 하는 것은 인간형성,
다시 말하면 자기실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진지하게 하려고 하는 마음가짐이 되어 타오르고
동시에 목표달성에 크게 협력하려고 하는 마음이 강해지고
그곳에 저절로 상호신뢰감이 생긴다.
때문에 실로 팀워크가 잘 되게 된다.
이렇게 서로 믿는다고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창조적으로 임하여 자기실현을 꾀하려고 할 때야말로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좋은 것이 유감없이 발휘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해 가려고 하는
노력 속에 있어 그 사람의 좋은 것이 점점 발휘됨과 동시에
또 타인의 좋은 것도 꺼내가게 되고
서로 좋은 것이 인출되게 되어 저절로 서로를 믿는다고 하는
인간관계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출처 : 염화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