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에 운동을 갔는데 교사로 퇴임한 선생님이 운동을 하시고 쉬고 계셨습니다. 제가 ‘덥죠!’ 했더니 더운 정도가 아니라 뜨겁다고 하셨습니다. 이럴 정도로 요즘 날씨가 며칠 엄청났습니다. 어제 오전에 어머니 요청으로 밤나무 가지 몇 개와 감나무 주변에 자란 나무들을 벴습니다. 미니 충전 톱으로 편하게 작업을 해도 땀이 흘렀습니다. 좀 더 할 것이 있지만 제가 계획한 것은 잔디 깎기였습니다. 주문한 날을 2년 만에 교체를 해서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제가 성지순례에 간 동안 어머니가 잡초를 어느 정도 잡아 주셔서 볼만은 한데 제 경험상 너무 길게 자란 후 보다는 적당할 때 작업하는 게 좀 편합니다. 아마 제가 그동안 한 작업 중 가장 잔디가 짧을 때 한 것 같습니다. 굳이 사족을 하나 더하자면 날 바꾼 효능이 궁금도 했습니다.
날을 교체하고 시동을 걸었는데 작동이 정상적으로 됐습니다. 교체 전의 무딘 날에 비해 훨씬 부드럽게 잔디와 풀이 잘려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봐도 더 단장하게 작업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작업 시작 후 서종섭/조효희 권사님이 예배당 청소를 위해 오셨습니다. 조권사님이 누가 1년에 두 번 정도 작업하면 된다고 하셨다는데 저는 믿기 어려웠습니다. 잔디가 생각보다 빨리 자랍니다. 자주 깎아줘야 잡초가 크지 못하고 죽는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덥고 힘들고 하지만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제가 이 귀찮고 힘든 일을 할까요? 하나님을 위해서도 아닙니다. 성도들을 위해서도 아닙니다. 잔디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그냥 저를 위해서입니다. 저는 잔디를 깎으면서 단정해 지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기준을 잡기 위해 길을 내면 깎은 잔디와 깎지 않은 잔디를 볼 때 그리고 깔끔이 깎인 마당을 보는 기분이 저는 너무나 좋습니다. 저는 가끔 집사람에게 농담 삼아 제가 머리 깎은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럴 정도로 좋습니다. 그래서 교만할지 모르지만 저를 위해서 깎는다고 한 것입니다. 제가 정말 좋으면 하늘의 그 분도 좋아하시지 싶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 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