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 사회]
“정신질환, 낙인보다 치료…·인권 보호도 필요”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등 각종 범죄 사건의 원인으로 조현병이 지목되면서 정신질환의 일환인 조현병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이 부쩍 늘었다. 그러나 해당 질환과 환자에 대해 ‘낙인’을 찍는 이런 편견은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남역 묻지마살인’ 사건부터 ‘오패산터널’ 총격’사건까지 정신질환이 빚어낸 사건들로 한동안 사회전체가 떠들썩했다. 조현병 등에 대한 관심이 몰린 것과 동시에 조현병과 범죄를 연관 지어 생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직장인 전모씨의 경우 “조현병이 하도 뉴스에 나와서 조현병에 걸린 사람은 대부분 범죄를 저지르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현병은 범죄와 관련된 병이 아니다. ‘정신분열증’이라는 명칭으로 사용돼 왔으나, 환자에 대한 질병 낙인을 우려해 2011년 조현병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조현’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것을 뜻하며, 신경계 또는 정신의 튜닝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생긴 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발병 원인은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불균형과 관련되어 있으며, 환경적 요인과 결합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은 망상이나 환청 등 사고와 감정, 지각의 변화이며 초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면 완화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생 동안 정신질환을 겪을 확률은 27.6%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발병률에 비해 치료사례는 15.3%로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정신 질환은 곧 ‘정신이상자’로 낙인찍는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과 맞물려 치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탓이다.
강원도광역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정신질환 자체가 범죄로 연결된다는 식의 눈길로 이들을 격리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본인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노력에서 좀 더 나아가 정신장애인 인권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신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예산 확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춘천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정신건강증진사업과 자살예방사업을 큰 축으로 춘천 내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활동과 주간재활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화·수·목요일 주 3회 운영되는 주간재활 프로그램은 신체건강 프로그램과 한글서예와 같은 인지재활 프로그램, 미술심리 등의 예술치료 프로그램, 정신건강 프로그램, 직업재활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외에도 정신장애인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스트레스 완화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연 6회 가족교육 및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24시간 정신건강·자살예방 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주영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