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커피 때문에 잠을 못자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하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게 커피는 하나의 휴식이고, 삶의
기쁨입니다. 그런데 건강 때문에 의사가 커피를 줄이라고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저
자신이 못마땅합니다. 제가 커피 중독인가요?
똑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취기를 느끼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우리 몸에 들어온 카페인을 분해하는 능력 역시 사람마다
다릅니다. 커피를 많이 마셔도 잘 잔다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카페인을 분해하는 능력이 더 좋거나, 이미 몸에 카페인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것입니다.
카페인이 주는 각성효과에 익숙해지면, 계속해서 더 커피를 찾게
되기 때문에 점점 더 내성이 생기게 되고, 나아가 카페인의 흡수가
줄면 혈압이 떨어지고 두통을 일으키며 신경질이 나거나 견딜 수
없는 졸음을 경험하게 됩니다.
커피와 같은 중추신경흥분제는 피곤한 우리에게 활력을, 술과
같은 중추신경억제제는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에게
안정감과 해방감을 줍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이러한 물질로 우리의
기분을 조절하려고 하다 보면 어느새 그 물질에 내가 지배를
당합니다. 만약 마시는 커피의 양이 많다고 여겨지신다면 서서히
줄이시고, 사람들과 만나실 때 카페인이 없는 다른 음료를 마시면
좋겠습니다. 피곤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휴식입니다.
불안한 우리에게 하느님은“두려워하지 말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능력은 부족하고, 한계가 있지만,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하시는 하느님은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으십니다. 그 하느님의 뜻에 나의 희망을 둘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것입니다.
- 홍성민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