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8월이라 9일이다.
1945년 8월 9일은 미국과 일본국간의 태평양전쟁이 아직도 진행 중이었다.
1941년 12월 7일 (일) 새벽에 일본군기가 하와이 진주만 미해군기지를 급습한 이후로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고,
전쟁 막바지에 몰린 일본에게 무조건 항복을 권했지만 일본은 마지막 한 명까지 옥쇄(鈺碎)하겠다고 하면서 저항한다.
1945년 3월 10일 도쿄대공습에도 끄떡 안하고 버티자, 마침내 미국은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 이어서 8월 9일 나카사키(長岐)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다.
공교롭게도 8월 9일은 참전하라는 미국의 요청에 미적거리던 소련이 마침내 8월9일 대일본선전포고를 하고 만주 일대로 진입한다.
막바지에 몰린 일본은 결국 무조건 항복선언을 하게된다. 8월 15일 12시에,
그리고 9월 2일에 항복조인식을 하고.이렇게 해서 피비린내나는 무지막지한 태평양 전쟁은 끝이나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운명은 여기서 끝이 나지 않는다.
38선 분단이란 비극이 잉태되고, 6.25 한국 동란으로 이어진다.
38선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일제의 마지막 순간들을 알아보기로 한다.
이런 정도의 영토를 확보하게 된 일본은<대영제국>을 본 따서 <대일본국>이란 이름으로 기치를 내걸고 국민총동원령을 내려
미국과의 전쟁에 전력투구한다. 사촌형님처럼 조선의 젊은이를 징병으로 끌고가고, 젊은 남자는 보국대라는 이름하에 아무개 아버지처럼 광산으로 군수공장으로, 강제 징용하고, 여자도 군수품생산 공장으로 끌려가고 심지어는 위안부라는 이름의 성노예로까지 만든다. 하마터면 정신대로 끌려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 어머니는 18세의 이른 나이에 시집을 왔고...
그뿐이랴, 전쟁에 필요한 물자 조달을 위해서 한반도에 있던 놋쇠그릇이며 우리 할머니 놋쇠 밥그릇도 내 놋수저도,심지어는 절의 동종까지도 수탈해간다.
기름이 부족하자 산에있는 소나무의 송진을 채취해가고, 군량미용 쌀 반출은 물론이고...
이렇듯 고혈(膏血)을 빨듯 사람도, 물자도 산의 소나무까지도 착취해간 그 시절 차마 잊을 수 있으랴!
그 생생한 자취가 아직도 건재하고 있건만 우리는 무심코 지나친다. 무엇인지도 모르고..
역사는 잊은 자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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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5일에 다시 찾은 노성산성 노송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서 소리치고
있었다.
일제 침탈의 아픔을 알고 있느냐고 ? "
- 2022년 3월 15일 노성산성 답사길에 만난 소나무 모습 -
알림판이라도 세워서 오가는 사람들이 알게 했으면 좋으련만 碑樹, 悲樹. 悲松 주인 잘못 만나 고생하는
저 "남산 위의 저 소나무 " 형제들.
저들은 모두 살아있는 비석 아닌 비송(碑松)들이다.
오늘도 그들은 묵묵히 자라고 있었다. 아픈 상처는 그냥 말없이 가슴에 묻고서.
- 고무나무 진액을 채취하듯 V자형으로 상처를 낸 자국들 -
"일제시대 때 일본이 송진을 채취하느라 성장하고 있는 굵은 소나무의 나무줄기에 상처를 냈고 그 숫자가 무려 10만그루에 이른다고," <우리나무 백가지> (현암사 간행)에서 이유미는 적고 있다.
이런 일제 침탈 흔적의 소나무들은 전국 각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고창 모양읍성에서도 보았고, 배롱나무꽃으로 유명한 담양 명옥헌 들어가는 연못 오른 쪽 뚝방 소나무에서도 본다.
문경 새재 옛길 가는 길에도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관계당국에서 좀더 관심을 갖고 역사적 산 사료로 관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송진채취 했던 사람드 이제는 고인이 되었을 터이고, 그렇게 해서 유야무야 잊혀지기 전에 말이다.
노송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을 때, 계룡산 갑사의 동종 또한 무사할 수가 없었다.
전쟁용 탄피 제조용으로 쓸 요량으로 남의 나라 보물이 무슨 대수랴 하고는 보물 478호 갑사 동종을 빼앗아 간다.
부산까지 간 것을 극적으로 다시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 기막힌 사연들을 어찌 우리 잊으리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 잊지 않도록 기록해 두어야 할 것이다.
그냥 종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종에 담겨 있는 이런 쓰라린 사연들을 마믐속에 새겨들어야 하리라.
38선 이야기만 나오면 이건 더운 정도가 아니라 피가 끓어 오른다.
간도 문제도 간단치가 않은데, 소련과 미국의 협정으로 38선이 그어졌다니..
나중에 이야기 하기로 한다.
(2024 .8월 9일 (금) 카페지기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