遺産인 논 두 마지기 팔아 부산대학교 후문에서 구멍가게를 했던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아저씨는
"나는 술이 좋아 ! 술이 좋아!" 하며 100원 싸다고 롯데백화점
지하 할인점에서 소주를 사서 2층 옥상 벤치에서 나와 함께
마시곤 하는 이 아저씨는 " 가게 할 때 빈 소주병 한 개가 50원
이라 가게 옆에 모아두면 그것도 가져가는 갑질 하는 놈이 있었다"라고 하며 갑질도 능력있는 사람이 하면 봐줄 만한데
" 문 ㅇㅇ 처럼 덜떨어진 놈이 하는 것은~ 꼴값이란 거여 ~' 따라 해봐 꼬~오올~ 갑 ' 자신 옆에 있는 똥 덩어리는 애써 피하고 허구한 날 남 숯검댕이 만 찾아 나서는 문가의 수준은 언제쯤 나아지려나 " 라고 하며 입맛을 다신다
학교 급식 배달이 주업이었던 옛적에 새마을 지도자인 아저씨가 학생들을 솟대같이 둘러 세우고 빵을 나누어 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아침 보리밥 한 그릇 김치 국물에 말아 먹고 미끄럽고 진 논밭 길을 검정 고무신을 양손에 들고 맨발로 걸어 학교에 갔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시간이 되면 뱃가죽이 등에 붙은 것 같은 虛飢를 느낄 때 빈 도시락에
퍼주는 옥수숫가루에 사카린 넣어 멀 것게 끊인 강냉이죽 한 그릇이나 옥수수빵 한 덩어리였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 입에 넣은 옥수수죽의 꿀맛 같은 느낌이
지금 冥想을 통해서도 경험하지 못한 深淵 깊숙이 가라앉는 듯 한 三昧의 境地였으리라
그 후 옥수수빵은 밀가루빵으로 바뀌었으니 60년대 후반 때 이야기인 것 같다.
그 아저씨는 재개발 보상금으로 ㅇㅇ 억 원을 받아 앞 동네 센트럴 파그로 이사했는데 동래시장에서 감자탕을 사서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는다고 자랑한다
해외여행 경험담을 강의하는 전직 대학교수님은 자기 강의에 경청하지 않는 것이 섭섭한지 애끛은 지팡이로 강도 찌르듯이 바닥을 두드린다.
글쓰기가 취미인 전직 경찰관 성님은 연금을 많이 받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바쁘고, 글 쓴 것 가져오라는 은퇴한 국어선생님은 "長空萬里 一片閑雲" 먼 하늘의 한 조각 뜬구름이로다.
진리는 장공만리에 있지 않고 자기 눈썹 아래에 있다고 한다
시골 장터에서 할배들 쌈짓돈 빼 먹는 '야바위 전법'이
전공인 나까오리 쓴 할배는 차꼬와 수갑을 차고 산 세월을 이야기한다. 들어보니 얼렁똥땅, 대충 덮어씌우기 , 횡설수설 중구난방, 되는대로 , 천하의 저질 양아치 패거리들의 생존방식이다.
제주도에 투자하면 큰돈 번다는 사기꾼에 속아 투자한 것이 투기가 되어 그동안 사기 쳐 모은 전 재산을 말아 먹었다고 하며
"세상사, 거짓이나 교묘한 속임수로 잠시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자신은 못 속인다.
언젠가는 가슴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다. 더 잘 알 터, 나중에 후회 할 무모한 짓 하지 말고 분수에 맞게 살 거라." 라고 하니 가리 늦게 철든 모양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외제 차를 운전해 이곳에 왔다는 어릴 때
논 한가운데 쌓아 놓은 볏가리 속에 혼자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두고 혼자서 놀았다는 온천동 떡 방앗간 사장님은
"나도 어렵게 살았었고 대학도 못 나왔다. 그저 학생들이 밝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기부도 했다고 한다.
아파트 열 채를 가져봤다는 심장 수술후 워크에 의지하여 쌍룡 예가 아파트주변을 맴도는 영감님은 " 건강을 잃으니 빼빠지게
모은 재산 써보지도 못하고 가게 되었다 " 라고 하며 담배 한 개비 달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분들이 이판사판으로 죽자 살자 살아 온 이유는 한결같이 가족을 위하여였다.
이 어른들이 인생사를 이야기할 때 하나같이 남 말 하지 않았다
"털토시를 끼고 게 구멍을 쑤셔도 제 재미" 이고 " 제 뜻대로 하는 일은 남이 참견할 것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이 어르신들은 " 내가 저세상에 갔을 때에도 나를 그리워할 사람은 내 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뿐이다 " 라는 것을 일찍 감치 알아차리고 굳이 이 사람 저 사람 목적 없이 만나면서 자신의 소중한 감정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 살아왔다는 것이다.
단순한 인생의 지혜를 깨닫지 못해 겪은 얼마나 많은 좌절의 고통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며 허송세월을 보냈던가.
가당치 않은 思念에 빠져 자신의 행위를 가책하고,
남을 시기하고 미워하는 감정의 낭비는 자기가 다스리지 못하면 스스로를 가혹하게 하는 것이다.
산은 중턱도 산이고 정상도 산이듯이 지금의 내가 전부이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꽃이 피고 지듯이 아름다운 추억들을 애써 기억하려고 하지 말고 때가 되면 잊혀 가는 것이기에 아름다운 것이니 망각 속에 두어야겠다.
욕쟁이 성님이 처음 보는 젊은 할매에게 다짜고짜 십 원짜리 욕을 해대니 동료인 것 같은 옆에 있는 할매가 이를 몰래 녹음해두고 신고했다.경찰이 오는 동안 할매가 "여 보쇼 내가 ×하는 것 봤는냐" 라며 악을 쓰니 욕쟁이는 쌍욕을 하며 슬거머니 사라졌다.
심상찮은 분위기였다. 나는 욕쟁이가 욕 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
이여자들이 돈 있는 영감을 유혹하려고 했던 것일 줄 모른다.
나는 그 여자에게 "그 사람은 웬만한 사람에게 평상시에도 욕하는 사람이다"그러니 경찰이 오면 너그럽게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이후의 사정은 모르겠지만 며칠 후 욕쟁이가 나에게 고맙다 고 인사한다.
점잖은 모습의 신사가 " 덜 익어서 맛이 떨떠름한 감 씨는
동그랗게 이쁜데 달달한 홍시 감 씨는 펑퍼짐한 모양이던데
왜 그런 건가요"라고 혼잣말이다.
여든 살이 넘어 보이는 아저씨가 " 동그랗고 이쁜 감 씨도 세월이 흐르면서 녹기 때문인데 녹으면 펑퍼짐하게 퍼져요
완전히 익은 홍시는 감 씨가 아예 없어지죠 ㅎㅎ" 라고 말한다.
이 아저씨는 자기 나이쯤 되면 일주일에 한 번은 射精 해야 건강에 좋은데 마누라가 거부하면 자위라도 해야 한다고 주변에 침을 튀기며 방송한다.
듣고 있든 곱상스럽게 생긴 아줌마 " 약국에 가면 좋은 약들 많아요"라고 허물없이 충고해 준다. 나이 들면 이런 이야기해도 낯짝이 두꺼워서 낯짝 삧 하나 안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