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산동산수유 꽃 축제
안골은빛수필문학회 수필창작반 이수홍
내 고향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관광단지 일원에서는
제18회 산수유 꽃 축제가 2017년 3월 18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나는 매년 그 축제에 참석했다. 나는 산동면 원촌국민학교(지금,
초등학교) 23회 졸업생이다. 동창회를 조직하여 축제 때 동창회를 가졌기 때문에 축제에 꼭 참석할 수 있었다. 내가 살던 원촌리 앞산 청룡등에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묘가 있다. 축제 때 그곳에 가면 꼭 성묘도 한다.
2013년 축제 때는 산동산수유문학회를 결성하여 내가 회장을 맡아
『산동산수유문학』동인지를 발간했다. 동인지를 발간할 때는 산동중학교, 원촌초등학교, 중동초등학생들을 상대로 백일장을 개최하여 우수한 작품을 낸
학생에게는 구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비롯하여 원촌초등학교장, 중동초등학교장, 면장, 산수유문학회장 상장과 상금도 주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축제와 동창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35명의 동창생들
중 죽거나 몸이 아파서 동창회에 참석하지 못한 회원들이 많아 2016년 축제 때 동창회를 해체했기 때문이다. 동창회에 참석했을 때는
『산동산수유문학』동인지를 산동면 각 세대에 배부하도록 면장에게 기증도 하곤 했었다. 책을 기증하는 일은 나 다음의 문학회장을 맡은 장조카
준수(準洙)가 맡아서 하고 있다.
작년도 마지막 동창회 때는 6명이 모였었다. 35명이 모이다가
6명만 남게 되자 동창회를 해체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민주방식인 다수결로 결정하기로 했다. 회장인 나와 목포에서 참석한 최석재는 계속하자고 하고
나머지 산동면에 거주하는 총무 김해식 등 4명은 그만하자고 했다. 다수결로 동창회는 그만 하기로 했다. 매년 만날 때 마다 회비를 3만원씩 받고
그동안 저축해 놓았던 돈으로 동창회를 했는데, 3만원을 받지 않고 온천욕을 하고 먹는 것으로 회비도 다 써버렸다. 안건선 친구가 아코디언을
가지고 와서 발을 구르면서 ‘목포의 눈물’ 등을 연주하면 산수유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도굿대춤을 추면서 놀았는데 그 친구도 혈압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전에는 자동차가 있어서 운전을 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몸이 불편하여
자동차도 없애 버려서 고향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그것도 참석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갈 때는 항상 아내와 함께 다녔는데 가지
못하게 되니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축제에 참석하지 못하는 건 그렇다 치고 성묘를 드리지 못하게 되어 아쉽다.
내가 가지 않아도 구례산동산수유 꽃 축제는 영원히 열릴 것이다.
내년 19회 때나 아니면 내후년 20회 때라도 가게 되면 좋으련만 세상사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니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백세인생시대라는데 38회 축제까지 어느 때고 좋으니 꼭 참석하게 되면 좋겠다.
(2017.3.26.일.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