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道(불도)를
修行(수행)할 수 있는
素質(소질)이 있을까
佛道(불도)를
닦을 수 없는
사람은 아닐까
이참에
깨달음의 差異(차이)를
견주어 볼까
어쭈,
아는 것 하나 없이
敢(감)히!
-法擧量(법거량) / 두리조아
선암사에 갔습니다.
구례를 지나 산동을 지나 조계산 선암사 가는 길가엔
봄날의 햇살을 터뜨리면 저러할까
노오란 산수유꽃빛 처연해 보입니다.
문득 가까이 혹은 멀리 여기저기 산자락에
희고 연붉은 매화꽃, 사태처럼 피어나서
차창을 열지 않아도 파르릉 거리며
매화 향내 날아든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는 꽃빛에 따라서
들고 일어나는 마음이
변덕을 부리는 것을 보며
씁쓸한 자조가 파문져왔습니다.
산문에 들었습니다.
봄날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는 산빛 쇠락한 풍경,
언제 가보아도 눈에 띄게 화려하지도
웅장하여 주눅이 들게 하지도 않는 선암사는
한폭 담담한 수묵화 같아서
그때마다 가만히 고개 숙여집니다.
고답스런 산사 그 한편을 스르릉 열고
지허 스님이 차를 우려내시며 건네는 말씀,
어려운 시를 쓰느냐고 시는 참 어렵더라고,
스님들 중에도 더러 시를 쓰는 이들을 보았는데
선방에 들어 참선을 하시다가도 불쑥 불쑥 일어나
시상이 떠올랐다며 지대방으로 나가시는 걸 보았다고
한 이십년 참선을 하며 기다렸다가
시를 써보면 어쩔까 하시는 말씀,
그 말씀 나를 일러 가리킨 것은 아니었을지라도
참 부끄럽고 부끄러운 그야말로 할! 이었습니다.
언제 다시 선암사에 가서 스님의 그 말씀
몸서리쳐질 때까지 살아볼 일입니다.
-선암사에서 시 쓰기 / 박남준
https://youtu.be/GvIadlYHxGI
첫댓글 선암사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그곳에서 겪은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시인이 스님과 나눈 대화, 참선하는 이들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부끄러움과 깨달음을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인이 스님께 들은 "시는 어려운 것이다"라는 말과,
수행자들이 번뇌를 떨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시 쓰기뿐만 아니라 삶의 자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줍니다.
두루 생각하는 능력이 있으니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