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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으리한 궁전이었다. 궁전 앞은 잘 관리된 정원이 아주 넓게 펼쳐져 있었다. 이곳 저곳에서 나무와 꽃에게 물을 주고 있었고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돌바닥은 아주 고급스러워 보였다. 바닥에 깔려있는 풀마저도 한치의 오차없이 길이가 맞아있었다. 마치 결벽증에 가까운 사람이 관리를 한 듯 완벽한 정원이었다. 그런 정원을 빠르게 걸어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남자는 곧 정원을 통과해 궁전안으로 들어섰다. 궁전의 내부는 거대했지만 단순한 구조였다. 1층은 교회처럼 많은 의자가 들어서 있었고 거대한 석상이 있었고 석상의 목에는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그리고 그 석상 양 옆으로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다. 의자에는 신도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 기도를 하는중이었고 그 남자는 정원보다 더 조용하고 빠르게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2층을 올라온 남자는 어느 한 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끼익 탁.
방안의 중간에는 책상이 있었고 책상주변에는 엄청난 양의 책들이 있었다. 사다리를 이용해야할정도로 높은 책장에는 하나의 공간도 빠짐없이 책이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책상에는 어느 한 여자가 앉아있었다. 그 여자역시 하얗고 예쁘장한 여인이었다. 그런 여자 앞에 남자는 두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공주님”
“...어떻게 됐지요 로이드?”
“모모 공주님은 무사히 탈출 하셨습니다”
“...그렇군요 다행이네요”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 이신지요 공주님”
“......”
공주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책상 뒤에 있던 커다란 창문으로 걸어갔다.
“모모를 탈출시키는 것이 저의 단 하나의 목표였어요. 이제 어떻게 될지는 그저 받아들여야할 운명일테지요. 그리고 그 운명은 분명 고통스럽겠죠”
“...공주님”
공주는 창밖의 잘 정리되있는 정원을 보게되었다.
“남이 보기엔 평화로운 이 정원이 진실을 알아버린 내 눈에는 지옥처럼 보이는군요”
“.....”
“어떻게 생각해보면...진실이라는 것은 모른체로 살아가는 것이 더 윤택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갈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로이드는 그저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는 로이드였기 떄문이다
“하지만 그런 삶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연극에 불과하다는 것...그리고 나는 그 연극에 나오는 장난감과 같은 존재가 된다는 것....나는 싫었어요 그런 장난감이 된다는 것이...”
공주는 입에 살짝 가벼운 미소를 띄었다.
“나는 이제 그 연극을 빠져나왔군요. 이제 연극에서 더 이상 쓸모없게 되버린 나는....필요없어진 나는...사라져 버리겠지요...그래도 후회는 없어요 나는 모모를 살릴수 있었으니까요”
공주의 말을 끝으로 멀리에서 수많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발걸음은 곧 공주의 방앞에서 멈추었고 방문은 열렸다. 수많은 병사들이 로이드와 공주를 둘러쌌다. 그리고 병사들 사이로 한 장군이 걸어들어왔다. 로이드는 그 중간에서도 공주에게 고개를 숙인체 가만히 있을뿐이었다.
“모라 공주. 당신을 반역죄로 체포하겠습니다. 끌고 가라!”
병사들은 모라의 양쪽 팔을 잡으려했지만 모라는 그런 병사들에게 손을 뻗었다. 병사들은 순간 그 자리에 멈추게 되었다.
“죽고싶지 않다면 내 몸에 손 데지 말거라. 내가 알아서 걸어갈터이니”
차갑게 쳐다보는 모라의 눈빛에 병사들은 그 상태로 얼어버렸다. 그런 병사들 사이로 모라는 차분하게 걸어나갔다. 그리고 고개숙인 로이드 앞에 섰다.
“로이드. 그대는 나의 충신한 신하이며 이 모든 것은 나 독단적으로 한 행동입니다. 그대에게는 아무런 죄도 없거니와 슬퍼할 이유도 없어요”
그렇게 모라는 고개숙인 로이드를 스쳐지나갔고 로이드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공주와 장군이 나가고 모든 병사들도 따라 나갔다. 방안에는 로이드 혼자만이 남아있었고 로이드는 고개를 숙인 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방안은 다시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
로이드는 아무말 없이 고개를 들었고 로이드의 표정은 차분했다. 하지만 로이드의 눈에는 약간의 눈물이 고여 있는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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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사막도시 알데.
녹턴은 왠지 모를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고 모모의 표정은 차분했다. 모모는 자신의 옷을 만져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 모모의 모습을 보며 못마땅한 녹턴이었다.
“아니 무슨. 귀족모임이라도 가신답니까?”
“아직도 그 소리인가”
“사막 건너가는데 뭐하러 그런 고급스러운 옷을 입냐 말입니다!!”
모모는 갈색의 가죽재질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옷을 입고있었다. 신발도 역시 새것이었다. 그리고 가죽이었다.
“이것이 어딜 봐서 고급인게지? 내가 입던 옷에 비하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진 옷이거늘”
“저는 여태것 살아오면서 제 몸에 가죽이란 것을 걸쳐본적이 없습니다!!”
“어째서지?”
“비싸니까요!!!”
모모는 그런 녹턴을 보며 잠시동안 생각에 빠졌다. 녹턴의 얼굴은 이미 일그러진 상태였다. 그런 녹턴을 보며 모모는 무언가 깨달은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런것인가?”
“뭐가요”
“그대는 지금 이 옷을 나에게 사주어서 불만인 게로군?”
“아니...그게 불만인게 아니라...!! 구지 그런 고급스러운 옷을...”
모모는 녹턴의 입에 손가락을 갔다 댔다. 녹턴의 말을 끊어버리는 모모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벗은 하얗고 고급스러운 옷을 가지고 옷가게로 들어갔다. 녹턴은 가만히 서서 그런 모모를 기다리고 있을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모는 자신의 하얀옷은 사라지고 자신의 손에 작은 주머니 같은 것을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그 주머니를 녹턴에게 건넸다.
“이정도면 충분할테지”
“...이게 뭐죠?”
“그대가 화내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 아닌가?”
녹턴은 모모가 건넨 주머니를 열어보았고 주머니 안에는 꾀 많은 금화가 들어있었다. 녹턴은 금화를 보며 동공이 점점 넓어지기 시작했다.
“이 가죽옷의 가격은 잘모르겠지만 그 정도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싶군”
“.......”
녹턴은 그대로 굳은 상태로 금화를 보다가 주머니 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금화 한 개만을 꺼낸뒤에 다시 주머니를 모모에게 건넸다. 하지만 모모는 주머니를 쳐다보고 있을뿐이었다
“뭐하는 거지?”
“....그 가죽옷 금화 한냥으로도 충분히 사요 나머지 돈은 가지세요”
모모는 녹턴의 얼굴을 빤히쳐다보았다 그리고 주머니를 건네받지 않고 그대로 녹턴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
“그 돈은 그대 것이야. 나는 돈이란 것에는 무지에 가깝지. 돈관리는 그대가 하는게 좋겠군”
녹턴은 그런 모모의 뒷모습을 보고있었다. 표정관리가 되지 않는 녹턴이었다. 방금전까지 울상이었던 녹턴의 얼굴은 입이 귀에 걸릴정도로 웃는상으로 변해있었다.
“정말이죠? 나중에 딴말하기 없기에요?”
“난 누구처럼. 돈 때문에 울상지으며 불만을 얘기하진 않지”
“....칫”
그렇게 녹턴은 모모의 뒤를 따라갔고 둘은 시장을 빠르게 빠져나왔다. 사막마을 알데의 남쪽 출입구를 빠져나온 둘은 넓게 펼쳐진 사막을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어디로 가야하죠?”
“남 서쪽에 있는 크롬으로 가야한다. 그곳에 내가 만날사람이 있지”
“크롬이라...거리가 꾀 되는군요”
“어느정도나 되지?”
“걸어서 2틀정도의 거리입니다”
“그렇군...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두 사람은 사막쪽으로 걸음을 옴겼고 넓고 넓은 사막에는 두 사람의 발자국이 세겨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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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커다란 웅덩이 앞에 두 사람은 멈춰있었다. 웅덩이 안에는 오아시스가 있었다. 그 웅덩이 앞에 모모는 가만히 서있었고 녹턴은 조금더 떨어진곳에서 모래에 쭈그려 앉아 웅덩이의 모래를 손으로 만져보고 있었다.
“음...아 찾았다”
녹턴은 자리에 일어섰고 모모를 향해 손짓했다
“여기로 오세요 찾았어요”
모모는 그런 녹턴의 손짓을 보곤 녹턴에게 다가갔다.
“무엇을 한것이지?”
“진짜 오아시스를 찾는것이죠”
“진짜 오아시스?”
“이 사막에는 부비트랩이 엄청 많아요 그것도 사람을 상대로 하는 부비트랩이요. 저번에 모모님이 갔던 오아시스가 바로 부비트랩 인것이죠”
“부비트랩이라...책에서 본적이 있지. 그 거대한 지렁이가 부비트랩이라는 것이었군”
두 사람은 오아시스를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오아시스에 가까워질수록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는 둘이었다.
“부비트랩들은 커다란 웅덩이를 만들어서 신기루로 오아시스를 만든 뒤에 사람을 끌어들이죠”
“그렇군 그럼 아까는 오아시스를 찾기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것인가?”
“네. 오아시스의 구덩이는 아주 미세하지만 모래가 약간 무겁고 뭉쳐있어요. 수분이 있다는 뜻이죠. 반대로 부비트랩의 모래는 정말 건조해요 아주 부드럽죠.”
“그렇군”
둘은 오아시스에 가까이 다가갔다. 모모는 신발을 벗은뒤에 물에 발을 담갔다. 물은 아주 시원했고 맑았다. 햇빛은 뜨겁고 발은 차가우니 묘한 기분이었다.
“기분 좋은 시원함이구나”
“여기가 바로 지상낙원이지요”
녹턴은 자신의 품에있던 물통에 물을 가득 담은 뒤에 손으로 물을 약간 담은 뒤 사막쪽으로 물을 뿌린뒤에 두손을 살짝포겠다. 그리고 잠시동안 기도를 하는 듯 했다. 그러고 나서는 녹턴도 신발을 벗고 물에 발을 담갔다. 기분 좋은듯한 표정을 짓는 녹턴이었다.
“방금은 무엇을 한거지?”
“아 일종의 의식이에요. 이 오아시스를 다른 사람들도 찾을 수 있게 비는 의식이지요”
“음 그렇군”
모모는 녹턴의 말을듣고는 무엇인가 생각난 듯 했다. 모모는 자신의 손을 뻗은뒤에 약간의 빛을 모았다. 그러곤 오아시스의 중간에 그 빛을 보냈다. 그 빛은 천천히 날아가 오아시스의 위에 하얗게 떠있었다. 마치 아주작은 태양을 보는 듯 했다.
“이렇게 해 놓으면 오아시스를 더 찾기 쉬워질테지”
“우와...이런것도 가능한거에요?”
“이런 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가능하지”
“뭐가 가능한데요?”
“하나하나 보여주기엔 너무 많으니 한가지 만 더 보여주도록 하지”
모모는 다시 한번 자신의 손에 빛을 모았다 그리고 그 빛을 자신의 머리위로 떠올렸다. 그 빛은 곧 지도와 같은 모양으로 변해갔고 지도와 비슷한 문양이 그려졌다. 그리고 지도의 중간에는 초록색 점이 두 개 주변에는 빨간 점이 여러 개가 빛나고 있었다
“이건 지도인가요?”
“일반적인 지도와는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뭐가 다른데요?”
“일종의 천리안 기능이 있다고 보면 되겠군. 저 초록색 점은 우리를 나타내는것이고 누군가가 우리 주변에 가까이 있으면 이 지도에 빨간 점이 나타난다”
“호오...정말 편리한 기능인데...요...응?”
“왜 그러지?”
“그럼 지금 저 지도에 있는 빨간 점은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지”
빛으로 만들어진 지도의 빨간 점은 순간 빠르게 초록점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설마....”
녹턴은 순간몸을 웅크려 모래에 귀를 가까이 갔다댔다. 사막의 바닥은 아주 잔잔한 진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런...! 헌터에요!”
“헌터?”
녹턴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모모도 일으켜세웠다.
“얼른 신발 신으세요!! 여길 벗어나야 되요!!”
“무슨 일이지?”
“이 사막을 횡단하는 사람을 사냥하는 놈들이에요 무리로 몰려다녀서 위험한 녀석들이에요 얼른 벗어나야해요”
모모는 지도에 시선이 갔다. 지도에는 이미 초록색점으로 거의 다다른 빨간점의 모습이 보였다.
“이리로 가까이 오거라”
“네?”
“얼른 오거라! 가까이 와서 조용히 하고 있거라”
모모는 손에 하얀빛을 모은 뒤에 자신의 주변에 뿌렸고 그 빛은 모래에서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곧 웅덩이의 끝에서 헌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헌터는 다 뜯어져가는 누더기 옷을 뒤집어 쓰고 있었고 온몸은 빨갛게 달아올라있었다. 한손에는 커다랗고 녹슨 창을 들고있었고 한손에는 방패같아 보이는 커다란 나무판자를 들고있었다. 헌터들의 얼굴은 누더기 옷으로 가려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헌터들은 천천히 웅덩이 아래로 가까이 다가왔고 녹턴과 모모는 빛안에서 가만히 서 있을뿐이었다.
저벅 저벅 저벅
헌터들은 점점 더 오아시스로 다가왔고 녹턴과 모모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어느세 헌터는 녹턴과 모모의 앞에 서있었고 주변을 맴도는 헌터들이었다. 녹턴과 모모의 코앞에서 한 헌터가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고 있었다.
킁 킁 킁
모모와 녹턴의 바로 앞에서 냄새를 맡고있던 헌터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계속 주위를 맴 돌았다 그런 헌터를 바라보고 있던 모모와 녹턴이었다. 그렇게 헌터는 조금씩 녹턴과 모모에게 다가왔고 어느세 바로 눈앞까지 헌터의 얼굴이 다가왔다. 녹턴은 그런 헌터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손을 등에 있던 검으로 가져갔고 손으로 살짝 쥐었다. 하지만 그런 녹턴의 손을 쥐던 모모였고 녹턴은 모모를 쳐다보았다. 모모는 녹턴을 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킁...킁킁
몇초간이 긴장의 시간이 흘러갔고 헌터는 뒤돌아서 다시 웅덩이 위로 올라갔다. 한 헌터가 올라가니 다른 헌터들도 웅덩이 위로 올라갔고 헌터들은 어느세 사라지고 시선에서 사라졌다. 그제서야 녹턴은 긴장이 풀린 듯 자리에 주저앉았고 모모는 주변의 빛을 거두었다.
“후아......정말 십년 감수했내....대체 어떻게 한거에요?”
“빛을 굴절시켜 우리를 안보이게 했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행이네요....정말”
“저들이 그렇게 강한가?”
“강하다기 보단. 죽지 않는 존재들이에요”
“죽지 않는 존재?”
“네 사막에서 길을 잃고 죽은 시체에 연가시라는 놈이 들어가서 조종하는 거에요. 돌아다니는 시체와 똑같다고 볼수있죠”
“그렇군..죽일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것인가?”
“헌터의 몸안에서 연가시를 빼내면 되는데 연가시가 체내에 한곳에만 있는게 아니라서요. 헌터마다 각각 다른곳에 연가시가 있는데 어떤 헌터에는 발가락에 연가시가 있는 헌터도 있어요”
“참으로 까다로운 존재로군...”
“그렇죠...어쨋든 빨리 이곳을 벗어나도록 하죠”
녹턴은 자신의 짐을 다시 짊어진 뒤 웅덩이를 걸어올라갔고 모모도 그런 녹턴의 뒤를 따랐다. 헌터가 사라진 반대편으로 둘은 걸어갔고 부드러운 모래들은 둘의 발자국을 금세 사라지게 해주었다.
#2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