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고봉인 에베레스트山의 공식표고는 2008년 GPS에 의해 측정된 8850미터다. 그 이전까지는 1950년대에 인도에서 측정한 8848미터가 공식표고였다. 1998년 미국 탐험대가 산꼭대기에 설치해놓은 GPS에 의하면, 에베레스트山은 매년 5㎝씩 높아지고 있다. 히말라야산맥 전체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남하 중인 유라시아판과 북상 중인 인도판이 부닥치면서 계속 융기하기 때문이다. 용암 위에 떠 있는 평균두께 약 100㎞의 지구표면은 17개의 대륙판으로 나누어져 계속 이동하고 있다. 에베레스트山은 영국인들이 붙인 이름이고, 예로부터 네팔에서는 사가르마타(하늘의 이마), 티베트에서는 초모랑마(세상의 어머니)로 불러왔다.
대륙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하여 글로 남긴 사람은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이었다. 그는 별로 정확하지도 않은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다가 우연히 아프리카 서부 해안선과 남아메리카 동부 해안선이 신기할 정도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는 그 사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생을 마감했다. 1926년 독일 지질학자 알프레드 베게너(1880~1930)가 베이컨과 같은 사실을 발견하고 대륙이동설을 주장했을 때도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두 대륙의 모양뿐만 아니라 해안을 이루는 암석도 같고 동일한 연대의 화석이 발견된다는 사실까지 근거로 제시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이 처음으로 지지를 받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였다. 해저로 전화선을 설치하기 위해 음파탐지기로 해저지형을 탐사하던 미 해군은 대서양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산맥을 발견했다. 확인 결과 그 산맥은 아이슬란드에서 대서양 한복판을 가로질러 포클랜드까지 1만㎞가 넘는 길이로 뻗어 있었다. 길고 긴 활화산의 흔적이었다. 미 해군은 이 산맥에 대서양 중앙해령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한 해령이 계속 지각을 만들고 있으며, 1억 2천만 년 전까지는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가 붙어 있다가 이 해령의 화산 폭발로 갈라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지금도 해저화산이 계속 분출하면서 두 대륙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대서양 중앙해령은 지금도 매년 5㎦에 달하는 용암을 뿜어내고 있다. 1980년 미국 워싱턴州에 있는 세인트헬렌스 화산이 뿜어낸 용암보다 20배나 많은 양이다. 즉 대서양 중앙해령은 지하 깊은 곳에 녹아 있는 용암을 꺼내서 계속 지각을 만들어내는 공장인 것이다. 태평양과 인도양에도 대서양 중앙해령과 비슷한 활화산 산맥들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가량의 해저지각이 새로 생겨나고 있다. 지각 형성으로 분출된 양만큼의 용암은 지각 충돌로 인해 맨틀로 밀려들어간 해양지각에 의해 보충된다.
지구 표면은 해양지각과 대륙지각으로 나뉘는데, 이 지각들이 움직이면서 서로 충돌하여 융기하거나 침강하는 이유는 지구 내부의 열이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하기 때문이다. 지구는 태어난 지 45억 5천만 년이나 지났지만 내부는 상굿도 불덩어리 상태로 남아 있다. 열기가 미처 빠져나가기 전에 지각이 굳으면서 숨구멍을 막아버렸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압력을 받고 있는 내부의 열이 빠져나가기 위해 지각을 떠밀기도 하고 화산으로 폭발하기도 하는 것이다. 더욱이 자체 중량으로 인해 지구핵 가까이 가라앉아 있는 우라늄‧칼륨‧토륨 등 방사성 원소가 계속 붕괴하면서 엄청난 열을 발산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 내부가 식지 않는 것이다.
대륙판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맨틀을 구성하는 용암의 순환이다. 판의 움직임은 지표 형태를 바꾸는 동시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지상이든 해저든 화산이 폭발하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에 열기를 가두는 강력한 온실가스다. 대양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으면 대기 농도가 92배가량 진해져서 지구는 이내 금성만큼 뜨거워진다. 다행히 바닷물이 이산화탄소를 녹여서 석회질을 만들고, 석회질은 바다 생명체가 생존할 수 있는 껍데기를 만들어준다. 석회질 껍데기를 가진 생명체가 죽으면 그 사체가 해저에 차곡차곡 쌓인다. 이 석회질은 지각 충돌로 인해 해양지각이 밑으로 깔릴 때 용해되어 맨틀로 흡수된다. 이처럼 지구의 주요 구성 물질은 계속 순환하고 있다.
내부 온도가 5000℃가량 되는 지구핵은 액체철로 형성된 외핵과 고체철로 형성된 내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각 충돌의 결과 맨틀로 내려간 대륙판은 용해되어 외핵 바깥쪽에 차곡차곡 쌓인다. 핵에서는 용해되어 있는 대륙판 사이를 뚫고 끊임없이 맨틀 기둥이 솟구쳐 오르고 있다. 이 맨틀 기둥이 지각의 밑부분을 계속 달구고 있다. 하와이열도의 섬들은 모두 대륙판이 맨틀 기둥에 떠밀려 올라와서 생긴 것들이다. 인류가 달을 다녀오고 외계로 탐사선을 쏘아 보내고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한다고 난리지만, 아직 지구 속을 탐사할 수 있는 기술은 개발하지 못했다.
첫댓글 나도 어릴 때,
아메리카 동부 해안선과 아프리카 서부해안선이 뭔가 닮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
원섭이! 대단한 혜안!
두 친구 모두 존경스럽네!
덕분에 많은 것 배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