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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꽃을 피웠다 / 김지명
삼복더위에 하얀 연꽃 송이가 우아하게 꽃을 피웠다. 최태수는 며칠 전에 봉오리를 보았는데 벌써 만개했다고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곤 했다. 태수는 승용차를 운전하여 한적한 외곽도로로 퇴근하고 있었다. 친구가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곧장 약속장소로 달려갔다. 태수는 주점에서 친구를 만나 즐거움을 나누고 있었다. 보스는 술 마시는 태수의 모습을 보고 마약 공장으로 데려가겠다고 점찍었다. 보스는 마약 공장에서 힘센 놈을 보내라는 연락받고 물색하는 중이었다. 보스는 주점에서 아가씨와 술을 마셨다. 태수가 일어날 때 보스도 자리에서 떠났다. 태수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미행하여 사는 집을 알았다.
보스는 승용차 안에서 며칠 동안 태수 집 앞 골목에서 흐름의 상태를 섬세하게 조사였다. 보스는 차량번호와 여자의 움직임을 은밀히 파악했다. 태수의 연락처를 알기 위해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태수의 차가 나타나자 밀착 미행했다. 태수는 멋모르고 한산한 도로로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뒤에서 승용차가 과속으로 달려오더니 고의로 추돌사고를 내고 멈춰 섰다. 태수가 차에서 내렸다. 엄살궂은 사내가 차에서 내리더니 태수 곁으로 다가와 미안하다고 고개 숙였다. 태수는 손으로 목덜미를 잡고 차를 둘러보았다. 덜렁거리는 범퍼를 보고 그냥 갈 수 없었다. 태수는 어느 보험회사인지 묻는다. 보스는 엠 보험회사라고 전하고 연락처를 가르쳐주고 확인해 보라고 했다. 태수는 전화벨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끄덕였다. 보스는 태수의 전화번홀를 알아내는데 성공했다고 좋아했다. 전화기도 바꾸어 버렸다.
최태수는 비단 공장을 경영하는 사업가로 새로운 패션에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보스는 태수 덩치가 좋아 값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유사한 놈을 물색하려고 부산역 대기실에 몰려있는 노숙자를 살폈다. 보스는 많은 노숙자 중에서 가장 유사한 놈을 골라 함께 목욕도 다니고 밥도 사주면서 이발도 태수와 비슷하게 시켰다. 이틀만 도와주면 많은 돈을 주겠다고 노숙자를 꾀었다. 보스는 골목에서 태수 부인의 움직임을 은밀히 조사했다. 열 시에 취미 생활로 집을 나간다는 것을 알았다. 친구인 경위에게 태수의 연락처를 가르쳐 주면서 아내의 번호를 알아 달라고 부탁했다. 경찰관은 불법으로 통화내용을 조회하여 연락처를 알았다. 보스는 훔친 차에 보험증에 있는 보험회사, 자동차 검사증에 있는 이름을 사용하여 차주 행세를 했다.
결정의 순간이 다가왔다. 노숙자를 불러 새로 훔친 차에 태우고 태수 집 앞에서 노트북을 열었다. 열 시가 되자 부인은 집을 나갔다. 보스는 노트북에서 아내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남편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곧장 집으로 와라” 아내가. 보스는 태수 아내 이름으로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다. 태수는 갑자기 무슨 일인지 놀라서 곧장 집으로 달려왔다. 태수가 집에 들어가는 순간 노숙자가 뒤따라가서 얼싸안았다. 보스도 동시에 뛰어들어 장갑에 마취제를 뿌리고 태수의 입을 막고 목을 골랐다. 하늘에서는 비가 찔찔거리고 천둥소리가 났다. 마취된 태수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 거실에 들렀다. 태수를 업고 들어와 거실에 눕혀놓고 보스와 노숙자는 방으로 들렀다. 노숙자에게 침대 밑에 보따리를 꺼내라고 했다. 노숙자가 허리 숙이는 순간 보스는 마취제가 묻은 장갑으로 입을 막고 목을 졸랐다. 노숙자가 쓰러지자 입과 코를 막아 숨을 끊었다. 노숙자의 옷을 벗겨 태수에게 태수의 옷은 노숙자에게 바꾸어 입혔다. 메스로 노숙자의 얼굴에 아주 심하게 난도질을 하고 엎어놓았다. 누구인지 아무도 알아볼 수 없었다. 주방에서 식도를 가져와 죽은 자의 옆구리에 찔렀다. 피비린내를 없애려고 창문을 열어놓았다. 보스는 태수의 주머니에서 자동차 열쇠를 꺼내 거실로 나왔다. 노숙자의 옷을 입은 태수를 업고 대문 밖으로 나왔다. 골목엔 이슬비가 내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태수를 승용차 뒷좌석에 눕히고 훔쳐온 차에서 가방을 가져왔다. 태수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봉래산 기슭 한적한 곳에 차를 세웠다. 입은 테이프로 막고 팔다리는 끈으로 묶었다. 마취에서 깨려고 움직이는 태수를 다시 마취하여 자루에 담았다. 가방에서 꺼낸 번호판을 승용차 앞에만 바꾸어 달았다. 마약 공장에 전화하여 이십이 시에 영도 남항 부두에 오라고 했다. 보스는 봉래산에서 자루에 담긴 태수를 트렁크에 옮겼다. 도착시각이 되자 남항부두에서 핸드폰으로 불을 번쩍번쩍할 때 암남공원 주차장 앞으로 오던 배에서 두 번 껌벅거렸다. 부두에서 쾌속선 선장이 보스에게 수고했다고 하고 두 사람은 자루를 배에 옮겨 실었다. 최태수는 의식이 돌아오니 육박전이 벌어졌던 순간이 생각났다. 어느 놈이 왜 납치하는지 의아했다. 팔다리가 묶인 채 포대 안에 담겨있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다.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일렁거리는 모습에서 바다 위로 이송되는 느낌이 들었다. 손발은 묶이고 입은 테이프로 봉해져 겨우 콧구멍으로 숨 쉬고 있었다. 하늘에 달이 중천을 넘었으니 멀리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이나 필리핀에 도착한 줄 알았다. 오래도록 쭈그려있었기에 다리가 마비되었다. 작은 부두에 도착한 쾌속선은 엔진 소리가 멈춰 서자 묶인 자루를 풀어주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오래도록 접힌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아 굳어가는 상태였다. 부두에 왔는데 섬인지 육지인지 어두운 밤이라 알 수가 없었다. 괴한은 입에 붙은 테이프와 다리에 끈은 풀어주었지만, 양손은 풀지 않았다. 괴한은 앞서 걸으라고 하지만, 다리가 마비되어 걷기는커녕 일어날 수도 없었다. 일어나려고 수 없어 발버둥 쳐도 꼼작도 하지 않아 괴한에게 엉덩이를 차였다. 태수는 오랜 시간에 만지고 주물러도 괴한은 먼 산에 불구경하듯 바라만 보았다. 이슬비가 내리는 밤 부두에는 안개마저 짙어 오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양팔이 묶인 채 안내자 따라 희미한 가로등 불빛 밟으며 언덕배기로 바라보며 한참을 걸었다. 희미한 가로등은 외길만 비추면서 언덕배기에 전주는 대성산업이라는 간판을 밝히고 있었다. 괴한은 소를 몰고 가듯 밧줄에 묶인 태수를 뒤에서 재촉했다. 길 따라 걷는 태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불안하여 온몸은 지진에 흔들거리는 건물처럼 떨렸다. 태수가 언덕배기에 이르자 이 층 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건물을 둘러싼 철조망이 2중으로 아주 높이 만들어져 있으므로 포로수용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태수는 정문에서 맞닥뜨린 괴한의 험악한 얼굴을 보고 공포심에 질렸다. 매우 긴장하여 개다리춤을 추듯이 다리가 떨렸다. 반소매 티를 입은 문지기의 팔목이 허벅지처럼 굵고 근육은 흉물스러울 정도로 울룩불룩하게 튀어나왔다. 안내하던 괴한이 태수를 정문 지기에게 잠시 맡겨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태수는 산에서 곰을 만난 것처럼 몹시 긴장하여 바지에 오줌을 찔끔거렸다. 괴한이 다가와 태수의 양팔에 묶인 끈을 잡고 경비실 안으로 끌고 갔다. 태수는 극심한 두려움에 바지에 오줌을 찔찔거리며 심하게 떨었다. 괴한은 태수를 상하로 째려보더니 묶인 팔을 풀어주면서 말을 붙였다.
“아저씨, 어디서 왔나?”
“부산에서 왔습니다.”
“제수 없게 왜 여기까지 왔어 여기서는 살아나가는 사람은 없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태수는 칼바람에 문풍지 떨리듯이 심장이 뛰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들판에서 홀랑 벗고 덜덜 떠는 느낌이었다. 덩치 좋은 괴한이 뭐했던 놈이야? 하고 물었다. 공장 운영했어요. 총을 가진 근무자가 말을 시키니 공포심은 더욱 심했다. 태수를 데리고 왔던 괴한이 오더니 가자고 한다. 괴한은 어디서든 열심히 노력하면 생명은 보장되지만, 탈출을 시도하다 걸리면 바로 죽는다. 건물 안으로 따라가니 생활용품을 찍어내는 사출기 공장이었다. 공장에는 야간인데도 수십 명의 근로자가 침울한 표정으로 일에만 열중하였다. 태수를 데리고 가는 괴한이 여기 근로자들은 당신처럼 죽은 자로 되어 모두 호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태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곧 죽을 수도 있다는 느낌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공장 내부로 따라가니 통로로 이어지는 땅굴은 개미집을 연상케 했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옮겨가니 아주 넓은 곳에 포대가 높이 쌓였다. 포대 속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하여도 뜯어볼 수 없었다. 고약한 냄새가 났지만, 무엇인지 도대체 알 리가 없고 물어볼 수도 없었다. 괴한은 숙소로 데리고 가서 모두에게 새로운 동료라고 인사시켰다. 여기서 행동을 같이하라고 전하고 괴한은 사라졌다. 근로자들은 태수를 안심시키려고 이젠 한 가족이 되었다며 반겨주면서도 말이 없었다. 태수는 긴장하여 밤을 지새우며 아침을 맞았다. 기상 하라는 벨이 울리자 모두가 일어났다. 잠에서 깨어나 실행하는 행동은 군대 생활을 연상케 했다. 동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면서 하루 이틀이 지나고 한두 달은 개울물처럼 흘렀다. 수개월이 지나고 또 계절이 바뀌었다. 한두 사람의 심리를 알아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시계추처럼 반복하는 일상은 변하지 않고 세월은 초침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한두 계절이 지나자 삶의 회의가 느껴진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에서 방으로 땅굴이 연결된 곳으로 포대에 담긴 물건을 운반하는 일을 계속했다. 공장에서 창고로 이어지는 터널은 개미집을 확장한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오로지 일개미처럼 열심히 노동하면서 농촌의 일소처럼 시키는 데로만 움직였다. 섬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장은 겉으로는 생필품 제조 공장으로 허가받아 영업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공장 안에 또 다른 공장에서 비밀리에 의문의 약품을 제조하고 있었다. 동료들에게 귓속말로 포대 안에 담긴 제품이 무엇인지 물었다. 동료는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은 마약인데 세계 각국으로 수출한다고 했다. 태수는 깜짝 놀라 소름이 확 끼쳤다.
끌려가는 날부터 마약을 운반하며 노예처럼 살았다. 태수는 체격이 유사한 사내와 가까이하면서 믿음 주고 신빙성을 쌓았다. 탈출을 의논하고 싶어도 처형될지 의심하여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일꾼 중에 행동이 이상하거나 반항적으로 행동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총살당한다. 태수는 공포 속에서 몇 년째 노예 생활로 이어지고 있었다. 지독한 놈은 수년 동안 은밀히 접근하더니 하나로 뭉치자고 제의했다. 태수는 그 제의를 받아들여 탈출을 시도할 다섯 명을 구성하고 계속 기회만 노려온 지가 일 년이 지났다. 화장실에도 근로자를 감시하는 녹음기와 CC-TV가 설치되어 있었다. 어디서도 두 사람의 작당은 이루어질 수 없도록 군데군데 감시카메라가 지켜보고 있었다. 도주계획을 사전에 방지하려고 설치한 곳에 걸려들면 바로 불려가 처형당했다고 동료가 알려주었다. 이곳엔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니고 로봇이 움직이는 모습으로 느껴졌다. 정 주고 싶어도 밀담으로 탈출 계획에 휘말려 죽음으로 이어지니 어떤 작당도 하지 못했다. 일전에 비바람이 휘몰아칠 때 대다수가 탈출을 시도하고 근무자의 총을 뺏고 그 총으로 다른 경비의 총을 탈취했다. 총격전이 벌어졌다. 대다수 근로자는 실탄 부족으로 총을 가졌으나 피살당했다. 총격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몇몇만 살아남았다. 일부 근로자는 총격전이 벌어진 틈을 이용하여 탈출을 시도했다. 배를 탈취하여 도주했으나 주민의 신고로 뭍에서 경찰관에게 잡혔는데 수갑을 채우고 밧줄로 묶어 다시 배에 태웠다. 배는 다시 마약 공장으로 되돌아갔다. 사출 공장에서 나오는 이익금은 대다수가 경찰서로 보냈기 때문이었다. 경찰관은 범죄단체와 결탁하여 주민에게도 신고하면 포상금을 준다는 소문을 터뜨렸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경찰관이 돈에 매수되어 주민을 죽였다. 태풍이 지나가고 인원이 모자라 육지에서 힘 좋은 사내만 무작정 잡아 왔다. 수년 동안 잡아드려 이젠 인원이 채워졌다고 했다. 수년이 흘러도 인원은 늘 모자란다. 탈출을 시도하다 사살되는 인원이 많아서다. 태수도 예외가 아닌 듯 그 속에 포함되더라도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할 것을 계획하였다. 뭍에 있는 보스는 항시 덩치 좋은 놈을 미리 물색해 놓고 소식이 전행올 때까지 기다렸다.
말복이 지나고 입추가 되던 날 태풍이 세상을 뒤집고 있다. 역대 최고 강풍인 허리케인보다 열 배로 더 무서운 강풍이 남해안으로 밀려들었다. 비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몰아치는지 나무가 뿌리째 뽑혀 날아갔다. 이곳으로 밀려오는 태풍은 강한 기세로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막사는 비바람에 창문이 날아가고 안으로 빗물이 흘러들었다. 태수는 탈출을 조직한 다섯 명에게 사인을 보냈다. 정문 경비실에는 유리창이 다 깨지고 출입문이 바람에 날려가 버렸다. 전주가 넘어져 정전까지 되어 불안한 밤은 시작되었다. 태수는 평생에 단 한 번 오는 기회가 지금이라고 따르는 네 명에게 알렸다. 네 명은 태수의 명령에 무조건 따랐다. 태수는 두 명에게 침실에서 모포를 가지고 오라고 하고 받은 의복은 속옷까지 흰색이니 모두 알몸으로 준하라고 했다. 몸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모두 벗어 던진 채 원시인처럼 목숨 건 탈출을 시도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틈을 이용하여 태수가 먼저 건물 뒤쪽으로 탈출을 시도할 때 경비원이 막사를 돌아오고 있었다. 경비가 갑자기 나타나자 태수는 응급 결에 바닥에 몸을 낮추었다. 경비원이 살그머니 오더니 총을 가슴에 대려고 하는 순간 태수의 손은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총구를 잡고 옆으로 돌렸을 때 뒤에서 지독한 놈이 삽으로 경비원의 목등뼈를 사정없이 후려쳤다. 경비가 기절하자 곁에 있던 일행이 다가와 죽임을 확인했다. 죽은 놈을 끌어 건물 뒤편에 숨겼다. 또 다른 경비는 비바람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어 보지 못하고 스쳐 간 틈을 이용하여 행동을 개시했다. 모포를 펼쳐 철조망을 덮었다. 모두 번갯불을 피하여 울타리 같은 철조망을 넘었다. 철조망을 넘어간 대원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포구 쪽으로 뛰었다. 거센 비바람에 의해 모포는 울타리 밖으로 날아갔다. 파도는 작은 산마루 높이로 치솟고 있었다. 쾌속선은 파도에 위험하지만, 쪽배는 안전하다고 했다. 부두에 묶어놓은 쪽배는 파도에 높이뛰기하고 있었다. 대원들은 밧줄을 풀어 배에 싣고 모두 배를 밀면서 양쪽에 두 명씩 붙었지만, 태수는 뒤에서 조정했다. 대원들의 물속에 몸을 가리고 헤엄치면서 배를 밀었다. 쪽배는 파도 위에서 한 잎의 낙엽 같아 바람에 잘 날려가고 있었다. 다섯 명이 한마음으로 일사불란하게 배를 밀면서 헤엄쳤다. 다섯 명의 생명을 낙엽 같은 배에 의존하면서 산마루처럼 높이 올랐다가 깊은 계곡으로 쏟아지는 느낌을 수없이 반복했다. 공장에서 지켜보던 괴한들은 태수의 대원을 번갯불에 의해 발견하자 사격을 했다. 칠흑 같은 밤이지만, 번갯불을 이용하여 위치와 거리를 확인하고 무차별 사격을 계속했다. 파도를 이용하여 배를 뒤집혀 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물높이가 엄청나게 치솟았다. 때마침 번갯불이 번쩍거리면서 위치가 발각되어 저격수로 이루어진 경비원은 자동소총으로 연발로 사격했다. 소발에 쥐 밟히듯 운 없게 한 명이 총에 맞았다. 붉은 피가 바닷물을 벌겋게 물들이고 이었다. 시신은 한순간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태수는 높은 파도 등에 올랐을 때 멀리서 쫓아오는 배를 보고 대원들에게 알렸다. 태수는 모두 배 밑으로 숨자고 했다. 모두 뒤집힌 배 밑으로 숨어들었다. 배 밑에는 절반이 물에 잠기지 않아 공기가 많아 아무런 위험이 없어 안전하게 매달려있었다. 쾌속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올 때 공포에 떨던 태수의 대원들은 이젠 죽었구나 하며 삶을 포기하였다. 쪽배 뒤에 숨어서 망보던 태수는 다시 살폈다. 그들이 탄 쾌속정이 높은 파도 등으로 올라오더니 갑자기 몰아치는 돌풍에 옆으로 넘어졌다. 배는 이내 물속으로 빨려들었다. 태수는 배 아래로 내려가 대원들에게 사실을 알렸다. 지독한 놈은 확인하려고 밖으로 나왔지만, 배가 보이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대원에게 살았다고 알렸다. 태수와 함께하는 행동 대원들은 적들이 사라졌다고 아주 좋아하면서 다시 배를 밀면서 헤엄쳤다. 지독한 놈은 수시로 대원을 점검하면서 조금만 참고 사력을 다하면 곧 육지에 닫는다고 했다. 탈출과정에서 지나친 에너지 손실로 몸이 굳어 또 한 명이 실종되었다.
뭍에서 감시하는 요원으로 보이는 승용차가 급커브 언덕길로 지나가다 바람에 날려 아주 높은 절벽에서 떨어졌다. 처박힌 차는 바위에 몇 번 튕기어 물가에 거꾸로 섰다. 승용차 안에 산 사람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태수는 그놈들이 죽어야 우리가 안전하게 살 수 있다고 하느님과 부처님에게 빌었다. 최태수가 배를 조정하여 난류의 흐름 따라 수십 킬로미터 떠내려갈 때 바람이 같은 방향으로 밀어주어 안전할 수 있었다. 네 시간이나 사투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세 명을 잃었다. 태수는 세 명의 실종자에게 명복을 빌었다. 내가 살기 위해 너를 구하지 못하여 미안하다고 기도했다. 비바람은 휘몰아치지만,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두 사내는 모질게 살아남았다. 태수는 지독한 놈과 양쪽 날개처럼 배를 잡고 파도에 밀려나고 있었다. 산마루 같은 높이로 치솟았을 때 쪽배가 다시 뒤집혔다. 바람에 밀리는 파도에 지쳐버린 두 사람은 힘이 빠져 배를 바로 세울 수 없었다. 생명이 끈질긴 두 사내는 뭍에 도착하기 직전에 생을 포기하려고 했다. 서로가 마주 보면서 놈들을 잡아야 하므로 반드시 살아야 한다고 했다. 지독한 놈은 마지막으로 용기를 주면서 살아남자고 앞니를 물었다. 파도는 산더미처럼 밀려오고 남은 두 명은 배를 뒤집지 못했다. 나무로만 만들어진 배라 뒤집혀도 가라앉지 않았다. 파도에 뒤집힌 배 안에 매달려서 난류의 흐름 따라 떠밀려갔다. 육지가 가까워지자 태수와 지독한 놈은 배를 버리고 헤엄쳐 뭍에 닿았다. 엄청난 활동으로 힘에 지쳐 동료 세 명은 눈에서 멀어졌지만, 지독한 놈과 태수는 십 년을 살아온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이 흐르고야 뭍에 닿을 수 있었다. 육지에 도착한 태수와 지독한 놈은 팬티도 없이 알몸으로 바위틈으로 끼어들어 바람을 피해 죽은 오징어처럼 푹 퍼졌다. 태수와 지독한 놈은 비바람을 피하여 동굴 같은 바위틈에서 눈을 감았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세상에 깔린 먹물은 안개처럼 희미하게 사라져가고 있었다. 바다에서 뭍으로 옮겨오긴 했지만, 여기가 어디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긴장 속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행동을 개시했다. 더 쉬고 싶었지만, 날이 밝아오기 전에 도망쳐야 하는 딱한 심정이었다. 오솔길 지나 비포장도로로 맨발로 달려갈 때 산모퉁이 돌아오는 자동차 불빛이 길게 누워서 멀리까지 어둠을 부수고 화살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태수와 지독한 놈은 얼른 숲속으로 깊숙이 숨어들었다. 배를 땅바닥에 깔고 엎드려 있다가 자동차가 사라진 후 비바람을 헤치며 다시 맨발로 뛰었다. 알몸으로 몇 시간을 비바람과 싸우면서 뛰다가 걷다가 통영시 산양읍 미남리 해변까지 왔다. 세상을 덮었던 먹물이 점점 가라앉자 어둠은 묽어지기 시작했다. 발바닥은 찢기어 피를 흘리며 발목은 골절되어 부어올랐다. 찍힌 발에서 피가 흘렀으나 병원이나 약국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도로 언저리에 주택을 찾아 들기로 했다. 억센 비바람이 대문이며 울타리가 모두 휩쓸고 지나쳐버려 불안한 주민은 어디로 피신했는지 인적기도 없었다. 빈집에 들러 농을 뒤져 몸에 맞는 옷을 하나씩 골라 입었다. 마을에서 구호를 요청하고 싶지만, 다 된 밥을 엎지를까 겁나서 접근하지 않았다. 주민이 노리는 것은 신고하여 보상금을 받기 위해 물들어진 사람들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장에서 노동할 때 탈출하다 주민의 신고로 잡혀 왔다는 소문을 들어서 잘 알고 있었다. 미남마을 해변의 주택가에 승용차가 눈에 띄었다. 최태수는 지독한 놈에게 운전할 수 있겠는가 하고 물었다.
"당연하지 전공이잖아."
"아하 그렇구나."
지독한 놈은 군 생활 때 수송부에 근무했다면서 자신이 넘쳤다. 제대한 후에도 지독한 놈은 잡히기 전까지 자동차 정비공장 책임자였다. 태수가 굵은 돌로 천둥과 동시에 차의 삼각 유리창을 깼다. 지독한 놈은 깨어진 틈으로 손을 넣어 자동차 뒷문을 열어 안으로 들렀다. 깨어진 유리 조각을 집어 들고 운전석에 앉아 날카로운 조각으로 전선 껍질을 벗겨 합선하더니 시동을 걸었다. 태수와 지독한 놈은 승용차를 훔쳐 부산 방면으로 급하게 달렸다. 태수와 지독한 놈은 거가대교를 지날 때는 약한 바람에도 차가 날아갈 듯 휘청거렸다. 태수와 지독한 놈이 탄 승용차가 거제대교로 달려갈 때 돌풍이 불었더라면 통영 앞바다에 물귀신이 될 뻔했다. 거가대교를 지나 명지 녹산지역을 지나 부산으로 달렸다. 최태수가 지독한 놈에게 부산광역시 지방검찰청으로 가자고 했다. 새벽이 다가오지만, 헤드라이트의 불빛은 길게 누워 전방을 살폈으나 개미 새끼 한 마리 얼렁거리지 않았다. 태수와 지독한 놈은 아픔도 잊은 채 목적지까지 논스톱으로 달렸다. 황령산 터널을 통과하여 서면을 지나 거저리 검찰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문이 잠겼다. 태수와 지독한 놈은 물에 빠진 생쥐처럼 초라한 모습으로 검찰청 문을 두들겨 경비원을 불렀다. 숙직원은 놀라서 말한다.
"무슨 일인가요?"
"신고하러 왔어요."
"무슨 신고요?"
"마약을 제조하는 공장을 알려주려고요."
"뭐! 마약 공장이라 했어요?"
"네 그래요."
경비원은 금광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놀라면서 문을 열었다. 덩치 좋은 태수와 지독한 놈은 태연하게 숙직실 안으로 들렀다. 숙직하는 검사는 야심한 밤에 덩치 좋은 두 사내가 나타나자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왜 왔는지 물었다. 태수는 지독한 놈과 신상정보를 낱낱이 알려주며 조회해 보라고 했다. 검사는 정보를 조회하더니 그 사람은 죽었다고 밟혔다. 지독한 놈은 행방불명자로 나타났다. 태수가 섬유회사 사장이라고 말하고 마약 공장에서 탈출한 전모를 털어놓았다. 검사는 조회하여 섬유회사 사장은 약 삼 년 전에 살해당해 죽었다고 했다. 태수는 죽은 그놈과 바꾸어 놓았다고 사건을 소상히 알려주었다. 그놈 대신하여 마약 공장에서 죽을 고생을 했다. 주택도 아파트도 없는 무인도 같아 보였지만, 공장 내에서는 수십 명이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수가 끌려간 그곳을 상세하게 가르쳐주면서 그놈들을 일망타진해달라고 강력하게 부탁했다. 검사가 사실을 확인하니 그곳에도 죽은 자로 기록되었다고 했다. 의심은 꼬리를 물었지만, 엄연히 살아있으니 지문으로 다시 확인하라고 했다. 검사는 지문으로 수상한 자들을 철저하게 조회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검사 앞에 말했다. 태수가 살아남기 위해 급하게 오느라고 길가에 세워둔 승용차를 주인의 허락도 없이 가져왔다고 실토했다. 그곳의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경찰은 마약 공장과 거액으로 밀거래 한다는 소문을 들어서 잘 안다. 한통속이라는 사실을 공장에서 일할 때 다른 근로자가 알려주더라고 했다. 검찰청 숙직원은 멍하니 두 사람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생사를 건 탈출이 이렇게 끝나자 긴장이 풀려 두 사람은 피로에 지쳐 소파에 쓰러져 잠에 취했다. 최태수가 정신을 차려보니 발에는 붕대를 감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다. 살아 있다는 꿈같은 사실에 다시 확인하려고 꼬집어보기도 하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검사는 태수의 말에 마약 공장의 정보를 인근 경찰서에 연락하여 알아보았다. 경찰은 그런 일이 없다고 태연하게 거짓말로 일관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검사는 다행히 그곳에 친척이 있어 상세히 물었더니 경찰도 믿지 말라며 공장은 그를 것이라며 유사한 정보를 얻었다. 마약 공장을 압수 수색하려고 부산 경찰청 기동대 간부와 의논했다. 병원 창문에 걸터앉은 어둠이 동료를 불러올 때 검찰 직원이 태수가 입원한 병실에 찾아왔다. 검찰은 태수와 지독한 놈에게 도움을 청했다. 야간에는 퇴원할 수 없으니 내일 검찰청으로 가겠다고 했다. 이튿날 검찰청에서 승용차로 태수를 데리러 왔지만, 태수와 지독한 놈은 돈이 없어 퇴원수습을 밟지 못했다. 검찰청 직원이 전화하더니 입원비를 계산하고 영수증을 받더니 가자고 한다. 검찰청에 앉아 태수는 삼 년이 가까워져 온다고 하니 지독한 놈은 칠 년이란 허송세월을 마약 공장에서 보냈다고 억울했다. 섬세하게 진술서를 작성하고 검찰청 조사실에서 밖으로 나왔다. 태수는 바로 집으로 가기가 두려웠다. 같은 방법으로 당할까 걱정되어서다. 태수는 지독한 놈과 이별의 악수로 헤어졌다.
검찰은 마약 공장 현장을 기습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끝냈다. 태수는 그곳엔 무장한 저격수들이 많으니 모두 완전무장 하라고 경찰관에게 알렸다. 지구 대장은 쉽게 생각하였다가 저격수들이 무장했다는 말을 듣고 즉시 완전군장을 명했다. 장마가 끝난 바다에는 파도마저 고요하였다. 넓은 바다 위에 솟아있는 섬은 아주 평화스러워 보인다. 해경은 두 대의 배로 섬을 돌면서 탈출을 감시하였다. 경찰특공대원 두 중대는 완전 무장하고 헬기 1대를 투입하였다. 해경은 섬의 포구를 지키며 출입을 통제하였다. 하늘에서는 경찰 헬기가 아래로 내려다보며 섬을 주시하였다. 태수가 섬에 공장은 개미집과 같으니 어느 구멍으로 나올지 모른다고 했다. 경찰 중대가 고요한 섬으로 들러서 산길 따라 한참을 걸었다. 산은 온통 녹색으로 뒤덮여 싱그러움을 자랑하는 팔월 하순이었다. 부두에서 공장으로 이어지는 길 따라 걸어갈 때 높은 곳에 초소가 보였다. 수용소 같아 보여 아주 긴장한 모습으로 접근했다. 정문 경비는 무장한 경찰력이 온다는 것을 모니터를 향에 알고 있었다. 정문 근무자는 전투태세로 사격하려고 했으나 공장장의 만류에 예의 주시하였다. 상공에서 헬리콥터가 감시하기 때문이다. 주위가 산으로 쌓여 외부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고개 넘어 공장으로 보이는 건물 앞 정문에는 대성산업이라는 간판이 걸려있었다. 정문이 가까워지자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경계가 삼엄해 보여 경찰 두 중대는 공장을 에워쌌다. 경찰 지휘자는 특공대원에게 공장에서 경비하는 자가 반항하면 모조리 사살하라고 했다. 열다섯 명의 경호원이 지휘자를 보호하며 그림자를 밟았다. 최태수가 경찰 특공대 대장에게 건물 내부를 사전에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대장을 비롯한 경찰특공대원과 태수가 정문으로 들어서니 정문 지기는 어떻게 왔는지 물었다. 대장은 사장을 불러달라고 했다. 사장에게 전화하여 경찰이 왔다고 전했다. 사장은 거래처 경찰이 돈이 아쉽나 왜 소식도 없이 왔는지 궁금하여 어서 사무실로 모시라고 했다. 사장은 경리에게 돈을 오천만 원을 가져오라고 했다. 경리는 백지 수표에 오천만 원이라고 적어서 사장에게 전했다. 경찰 대장은 무장한 특공대원을 데리고 사무실에 들렀다. 사장은 놀라지 않고 태연하게 말한다. 무슨 일인지 누구인지 물었다. 특공 대장이 당신을 잡으러 왔다고 했다. 대장은 사장을 체포하라고 대원들에 지시하니 사장의 양손에 쇠고랑을 채웠다. 비상벨 소리에 놀란 저격수들은 사장을 보호하기 위해 땅굴 속에서 나타난 괴한들이 총을 가지고 사장실로 몰려왔다. 특공대원들은 벽에 일렬로 붙어 서서 괴한들이 다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괴한이 특수요원을 보고 총을 쏘려고 거총 자세를 취할 때 먼저 사격했다. 저격수들을 모조리 사살하고 사장을 체포하여 정문 쪽으로 갔다. 사장의 손에 쇠고랑을 풀어 정문 가로등과 함께 채웠다. 아우성으로 보호자를 부르지만, 어느 놈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장실에서 총소리가 들리자 무장한 특공대원은 경비원 두 명에게 총을 뺏었다. 경비원이 발버둥 칠 때 특수요원이 개머리판으로 목등뼈를 후려쳤다. 덤벼드는 놈에게 허벅지에 총을 쏘았다. 경찰 간부가 경비요원에게 공장장을 불러달라고 했다. 잠시 후 덩치가 크고 얼굴이 흉악한 괴한이 공장장이라며 나타났다. 공장장은 가로등에 묶여있는 사장을 보고 생각을 바꾸어 깍듯이 인사하고 묻는다.
“어떻게 오셨나요?”
“여기가 무슨 공장이요?”
“생활용품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경비원이 총을 소지했네요?”
“탈출자에게 위협을 주려고요.”
“총은 불법이라 압수했어요.”
공장장은 비상벨을 누르고 땅굴에서 올라오는 저격수에게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특공대원은 땅속에서 총을 들고 올라오는 저격수에게 주시하고 총으로 조준하고 있었다. 경비원이 자꾸만 나타나 쏘려고 총구를 들어 올리려는 순간 특수요원이 먼저 경비원 여러 명을 사살했다. 특공대원이 공장장의 이마에 총구를 대고 바람구멍을 낼까 했는데 떨지도 않고 태연한 자세로 가만히 서 있었다. 공장장은 경찰 특공대원이 왔으니 종말이 왔다고 판단하고 고개 숙였다. 특공대원은 공장장의 양손에 쇠고랑을 채웠다. 경비실에서 벨을 누르자 동굴 속에서 여러 명이 총을 들고 올라왔다. 특수요원은 계속 올라오는 놈들을 사살했다. 서로 총격전이 벌어지고 일 분도 되지 않아 모두 사살했다. 경비원이 올라온 터널에 수류탄을 던졌더니 비명과 함께 입구는 무너져 내렸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도 보이지 않고 강렬하게 쏟아지는 햇빛은 위병소 앞 미루나무 우듬지를 감싸 안았다.
공장장을 체포하여 쇠고랑을 채우고 공장 안으로 함께 들렀다. 대장도 무장한 대원을 앞세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공장 근로자들은 철저하게 훈련된 인간 로봇이었다. 공장장의 말 한마디에 목숨 걸고 명령에 움직였다. 말하지 말고 숨으라는 공장장의 명에 한순간 공장 근로들은 터널 속으로 사라졌다. 근로자들이 숨은 곳으로 찾아 들었다. 수십 명이 줄지어 앉아있었다. 근로자에게 여기서 무엇을 제조하는 공장인지 물어도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총으로 위협하고 공장장에게 물어도 말이 없었다. 특수요원은 공장장의 왼팔에 총알구멍을 냈다. 공장 내부는 숨소리마저 울릴 정도로 적막에 싸였다. 태수는 경찰 대장을 데리고 공장 내부를 돌다가 특별한 곳이라고 전하고 더 안쪽으로 갔다. 공장장은 앞서가는 태수를 넘어뜨리려고 발을 걸었다. 태수는 덩치는 크지만, 몸이 가볍고 유연하여 걸음을 멈췄다. 공장장은 마약 공장을 알려주는 태수를 저지하려고 쇠고랑으로 뒤통수를 내리치려고 손을 높이 들었다. 지켜보던 특공대원은 높이든 손을 잡고 뒤로 사정없이 잡아당겼다. 대장은 오른팔에도 총알구멍을 내라고 했다. 탕! 한 발의 총탄에 팔이 덜렁거렸다. 특공대원은 공장장의 축 늘어진 양팔에서 피가 흘렀지만, 언급 처치하지 않았다. 공장장은 양팔에 총알구멍이 생겨 팔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공장 안은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태수가 여기는 마약제조 공장이라고 대장에게 알렸다. 개미집처럼 만들어진 공장 내부를 소상히 설명하면서 어느 순간에 어디서 괴한이 나타날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했다. 공장 내부를 샅샅이 뒤지다 마약을 발견하고 주위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었다. 마약 책임자는 마약제조 공장으로 들지 못하게 손짓으로 이상한 행동을 했다. 그때 어디선가 총소리가 나더니 대장 머리 곁으로 총알이 날아갔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특공대원은 반사적으로 그놈들을 사살했다. 특수요원이 헤드라이트를 밝히면서 공장장의 오른쪽 허벅지를 또 쏘았다.
태수는 이곳으로 가면 밖이 보인다고 대장에게 알렸다. 오른쪽 벽을 살펴보라고 했다. 금이 간 틈이 보인다고 하자 그곳을 밀라고 했다. 특공대원은 벽 전체를 힘주어 밀었다. 벽이 밀리면서 안팎으로 오가는 통로가 열렸다. 창고에는 마약을 외국으로 보내려고 저장해 놓은 곳이다. 태수가 경찰특공 대장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밖에는 반드시 경호원이 포구를 지키고 있다고 하자 대장은 여기도 선착장이 있는지 물었다. 마약을 운반하는 장소기 때문에 경계를 하면서 주위를 살피라고 했다. 그때 앞바다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경찰특공대원들은 엎드려 사격 자세로 취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했다. 마약범들이 섬 언저리에 바위로 은폐된 곳에 숨겨놓은 배를 타고 도주를 시도했다. 해경은 섬에서 나타나 도주하는 배를 발견하고 뒤를 쫓았다. 해경은 도주하는 선박을 잡기 위해 작은 쾌속선으로 따라붙었다. 그때 마약을 운반하는 쾌속선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괴한이 쏜 총에 맞아 해경이 쓰러지자 마약 밀항선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은폐할 곳이 없는 경찰 쾌속선은 요리조리 피하면서 마약범들이 쏜 총에 맞아 세 명이 사살되었다. 쾌속선으로 도주하는 배를 따라가 마약범 다섯 명 사살하고 세 명을 생포하였다.
“왜 사람을 죽이는가?”
“Help me! Help me!”
“어느 나라 사람이야?”
“필리핀 앤드 마카오.”
이들은 한국인이 아니다. 마약을 밀매하려고 동남아에서 날아온 필리핀 보스와 마카오 마약 판매부장이다. 총은 왜 가졌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외국인은 총이 없었지만, 안전요원들이 다른 배로 옮겨줄 때까지 무장하고 다녔다고 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끝났다. 해경은 그들이 탈출한 곳을 찾아가 보았다. 전면에서는 큰 바위가 가로막아 포구가 보이지 않았다. 바위 뒤쪽으로 들러보니 작은 동굴이 보였다. 동굴 밖에는 특공대원이 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었다. 섬의 내부는 개미집처럼 대다수가 동굴로 이루어졌다. 바위틈에는 공장에서 마약을 포구로 옮기는 통로였다. 터널 속에는 근로자들이 덜덜 떨면서 모여 있었다. 특공대 요원들이 마약 공장근로자와 플라스틱공장 근로자를 선별하였다. 특공대원은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를 모두 마약 한 포대씩 들고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특공대원은 공장 간부와 직원이라고 하는 자들을 샅샅이 선별하여 가져온 자일로 굴비 엮듯이 줄줄이 양손을 묶었다. 체포한 근로자 중 일부를 데리고 마약이 저장된 창고로 갔다. 마약을 모두 포구로 옮겨 해경경비선에 선적했다. 총기와 국제간의 마약 거래명세서 등 다수의 증거물을 압수했다. 해양경찰과 특공대원들은 섬에서 모두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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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성으로 올려주신 좋은글에 머물다감니다 감사합니다
흔적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