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호가 카톡으로 '마늘까는 법'이란 동영상을 보내왔다.
10초만에 깐다고 해서 틀어봤다.
영상속에서는 마늘 세뿌리를 손바닥으로 눌러서 쪼가리가 되도록 분리시킨다.
그리고 나선 스텐 그릇에 담아 그 위에 비슷한 스텐그릇을 엎어서 두 손으로 마구 흔들어 댄다.
한 10초정도 흔든 다음 내려놓아 보니 껍질이 벗겨져 있었다.
늦은 봄에 반여동 농산물 시장에 가서 마늘 한 푸대를 사왔다.
베란다에 내어 놓았더니 알갱이가 썩은 것도 있었다.
동영상을 보고 알갱이로 까서 냉장고에 보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스텐그릇을 찾았더니 보이지 않아 대신 양철로 된 과자상자를 꺼내
실험적으로 속에 껍질이 붙어 있는 마늘을 넣고 흔들었더니 요란한 소리만 났다.
몇번이고 흔들어 보았지만 허사였다. 아마 상자가 스텐처럼 단단하지 않아 충격력이 부족한 탓일 수도 있다.
마늘은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10대 수퍼푸드에 선정될 정도로 우리 몸에 좋은 음식재료다.
우리의 단군신화에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곰이 웅녀가 되기 위해 마늘과 쑥을 먹고 100일동안 굴속에서 치성을 드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하필이면 쑤과 마늘인가? 쑥과 마늘은 옛날부터 질병의 치료약으로서 신비성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마늘은 일해백리라 하여 과하면 해가 되지만 적당히 먹으면 몸에 100가지가 이롭다
피로회복제 아로나민도 주재료가 마늘이라 하지 않던가.
마늘은 반찬 양념으로 많이 쓰이지만
아무래도 회를 먹을 때 상추쌈 위에 가자미나 광어 아니면 이시가리 회 한 모타리 얹어 놓고
생마늘 엷게 썰인 조각 하나를 막장이나 된장에 푹 찍어 올려서
소주 한 잔 툭 털어 넣은 다음 안주로 우적우적 씹으면 입 안에서 마늘향이 쏴아 하고 퍼진다.
소주의 짜릿한 맛과 야들야들한 횟감 그리고 마늘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인간사의 온갖 시름을 잊게 해 준다.